법원, '1년 넘게 미활용' 등 이유 시 청구액 456억중 60%만 인정
시의회 행정조사특위 "배임" 지적 "벤처업무시설 즉각 추진해야"
1년 반 넘게 활용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공간 대부분이 비어 있는 백석 업무빌딩. 최근 요진과의 기부채납 지연 손해배상 청구 1심 결과 재판부가 배상액 감액의 주요 사유로 '업무빌딩 미활용' 문제를 지적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고양신문] 최근 백석동 요진 업무빌딩 기부채납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소송 1심 판결에서 고양시가 요진에 청구한 손해비용 456억원 중 고작 262억원만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판결문에 따르면 이동환 시장의 백석 시청이전 추진으로 인한 ‘업무빌딩 미활용’ 문제가 배상액 감액의 주요 사유 중 하나로 언급돼 이에 대한 책임 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13일 고양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작년 11월 29일 ‘백석 업무빌딩 기부채납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재판부는 피고인 요진 측이 고양시에 손해배상액 262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는 당초 청구된 배상액의 60%에 불과한 것으로, 고양시 입장에서는 요진으로부터 받아야 할 손해비용 중 200억원가량을 인정받지 못한 셈이다.
해당 소송은 과거 요진개발이 유통업무시설 부지를 현 백석 와이시티 주상복합단지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고양시에 제공해야 할 기부채납 의무(업무빌딩)를 이행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지연한 데 따른 손해배상 청구다. 고양시 입장에서는 진작 받았어야 할 공공재산 기부채납이 수년간 늦어지면서 막대한 손해가 발생한 만큼 요진 측에 반드시 적합한 배상책임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이번 1심 결과는 사실상 고양시의 패소가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재판부가 청구된 배상액을 감액시킨 주요 사유는 크게 3가지다. 첫 번째, 손해배상 산정 기준이 되는 업무빌딩 규모에 대한 양측의 판단이 다르다는 점(고양시 약 8만5000㎡, 요진 약 6만5800㎡), 두 번째, 이와 관련해 고양시가 과거 협의서에 규모를 정확히 명시하지 않았고 기부채납 당시 정확한 규모 산정을 위한 감정평가인을 추천하지 않는 등 귀책 사유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문제는 세 번째 사유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고양시)는 이 사건 업무빌딩의 소유권을 이전받고 1년이 넘도록 정책적 이유로 실제 해당 건물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라며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본다면 피고(요진)에게 청구된 배상액을 그대로 책임지게 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적시했다. 즉 고양시가 2023년 6월 기부채납 이후 1년이 넘도록 백석 업무빌딩의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대부분 비워둔 탓에 결국 요진과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불리한 결과를 받아든 것이다. 시 도시균형개발과 측은 “기부채납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인데 건물 활용여부를 문제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 입장을 밝혔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1일 열린 ‘시청사 이전사업 및 부서이전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거론됐다. 김해련 시의원은 “백석 업무빌딩을 당초 계획대로 벤처집적시설로 활용하지 않고 비워두는 바람에 고양시가 요진으로부터 받아야 할 배상액의 40%를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며 “이동환 시장의 무책임한 시청 이전 고집 때문에 이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홍열 위원장 또한 “백석 업무빌딩을 원래 계획대로 운영하지 않았던 탓에 고양시에 막심한 손해가 발생했다. 시장뿐만 아니라 담당 공무원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민수 시 재산관리과장은 “작년 7월 시장님께 시 재산인 백석 업무빌딩을 계속 비워둘 수 없는 만큼 시청 이전계획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담당자 입장에서 업무빌딩을 놀리지 않기 위해 차선책으로 부서이전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임 위원장은 “백석 업무빌딩은 도시계획상 벤처시설 용도로 정해져 있는데 그 의무를 이행 안 하면 배임이 되는 것”이라며 “지금 이 시간에도 백석 업무빌딩 공실로 인한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만큼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동진 기자 xelloss115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