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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인구가 감소 또는 정체 추세를 보이고 있는 선진국들과는 달리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인구 및 산업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다양한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점들 중 하는 에너지 공급 부족 문제이다.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의 인프라에 부담이 가중되고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있는데,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남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수요는 2040년까지 매년 4.5%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재 남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대기 오염이나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 문제를 야기시키는 화석 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지속 가능한 발전과 안정적인 미래 에너지 보장을 위해서는 에너지원의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환경 오염을 막고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면서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하여 남아시아 역내 국가들은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원을 도입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데, 인도의 경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500기가와트(GW) 달성이라는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그러나 안정적이고 연속적인 공급이 불가능한 재생에너지원의 특성으로 인하여 아직까지 적극적인 전환은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국가 전력망에 통합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원의 변동성과 불연속성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첨단 전력망 인프라 구성이 필수적이다. 복원력과 유연성을 갖춘 첨단 전력망 인프라는 자연 재해나 사이버 공격과 같은 전력 공급 장애 상황 발생 시 전력망을 신속하게 복구하여 빠르게 전력 공급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며,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 수요 대응 이니셔티브, 부하 분산 등을 원활하게 통합하여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네트워크를 보장한다.
수요반응(DR, Demand Response) 프로그램은 이용 피크 시간대 소비자들이 전기 사용량을 조정하여 전력망에 가해지는 부담과 정전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게 한다. 스마트그리드는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진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사용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 2021). 또한 스마트그리드 기술은 전력 품질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하여 안정적이고 일관된 전력 공급을 보장한다. 이는 효율적인 운영과 운영 차질을 방지하기 위해 안정적인 전력 흐름이 필요한 민감한 장비 및 산업에 특히 중요하다(Electric Power Research Institute, 2020).
남아시아 국가들은 전력망 복원력과 유연성 향상을 위해 다양한 유형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s)을 연구하고 구현하고 있다.
1) 고정식 에너지 저장 시스템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s)등 고정식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이차전지를 사용하여 향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여분의 전기를 저장한다. 따라서 단속적(intermittent) 속성의 재생에너지 발전을 원활하게 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보장하기 유연한 솔루션을 제공한다(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2021).
2) 분산형 에너지 저장 시스템
분산형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V2G (Vehicle-to-Grid) 기능을 갖춘 전기자동차(EV)등 다양한 기술을 포괄한다. 이러한 EV는 전력 수요가 피크일 때, 남은 전력을 전력망으로 재송전하여 전력망의 균형 유지를 돕고 긴급 상황에 예비 전력을 제공한다(Energy Policy Institute at the University of Chicago, 2019).
3) 그리드 스케일(Grid-Scale) 에너지 저장 시스템
그리드 스케일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서로 높이가 다른 물의 잠재 에너지를 활용하여 전기를 저장 및 방출하는 양수발전(Pumped Hydro Storage)을 포함한다. 이 기술은 대규모의 비용효율적인 에너지 저장 솔루션을 제공한다.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 2021). 또한, 압축공기 에너지 저장장치(CAES, Compressed Air Energy Storage)는 지하 동굴에 저장되어 있는 압축공기를 수요가 피크인 시기에 방출, 전력을 생산하여 안정적이고 유연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U.S. Department of Energy, 2021).
남아시아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마트그리드 기술과 다양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도입하여 전력망의 복원력과 유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러한 솔루션에 투자함으로써 남아시아 지역은 환경 영향을 완화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미래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2. 남아시아에서 스마트그리드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필요성
남아시아지역에서 나타나는 몇가지 특수성은 이 지역에 스마트그리드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 도입이 그 어느 지역보다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먼저 남아시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구증가율을 기록하며 급속도로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필연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전례 없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에, 급증하는 수요를 관리하고 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남아시아지역은 아직까지 석탄·석유 등 전통적인 화석연료에 에너지원의 상당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이는 역내/ 역외 양 방향으로 위협이 되고 있는데, 화석 연료의 높은 해외 의존도로 인한 에너지 안보 위기는 역내적 위협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및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산유국과 주변지역의 위기 상황은 화석연료 가격의 변동성을 확대하며, 이는 대부분 빈곤한 국가들로 구성되어 있는 남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안보에 그 어떤 지역보다 큰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 등은 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위협이 되고 있기에, 남아시아 국가들도 하루빨리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재생에너지원을 도입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이론이 없다. 이렇듯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자체의 비용이 없고 현지에서 조달이 가능한 에너지원의 도입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며, 에너지원의 특성상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스마트그리드 및 저장기술의 도입이 이 지역에서 특히 시급한 이유이다. 셋째로 이미 세계 많은 지역에서 재생에너지원과 및 전력망 현대화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 반면 남아시아지역은 이제 막 도입을 시작한 상황이며, 정부 지원과 민간의 참여로 적극적인 기술도입과 투자가 기대되고 있다.
보다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미래를 위해 남아시아는 재생에너지원을 점진적으로 전력망에 통합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남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원을 이용한 발전은 단속적인 속성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가 어렵다. 따라서 재생에너지를 기존 전력망에 효과적으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그리드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스마트그리드는 에너지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어 가변적인 재생에너지원을 원활하게 통합할 수 있다(EIA, 2021). 뿐만 아니라 배터리 저장과 양수저장수력 등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발전량이 많은 기간 동안 유휴 에너지를 저장해 두었다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때 방출하여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IRENA, 2021).
3. 한국 투자자들을 위한 정책 및 규제 프레임워크
남아시아 각국 정부는 스마트그리드 도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이니셔티브와 인센티브를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 정부는 인도 전역의 스마트그리드 개발을 목표로 2013년 ‘스마트그리드 비전 및 로드맵(Smart Grid Vision and Roadmap)’을 발표했다(인도 전력부, 2013). 이 로드맵은 스마트그리드 기술 배포를 위한 재정지원과 기술지원을 제공하여 전력 기업들이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전력망 효율성을 개선하도록 지원한다. 또한 방글라데시는 2018년 스마트그리드 기술 도입을 통해 국가 배전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목표로‘방글라데시 전력 시스템 안정성 및 효율성 개선 프로젝트(Bangladesh Power System Reliability and Efficiency Improvement Project)’를 도입했다(ADB, 2017). 이러한 정부 주도 이니셔티브는 전력 기업들이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에 투자하도록 장려할 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의 참여를 촉진하여 남아시아지역에 보다 광범위한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도입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남아시아 지역이 한국 투자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높은 성장 잠재력: 남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환경은 에너지 수요의 급증과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남아시아 스마트그리드 시장은 연평균 18.6% 성장하며 2026년까지 약 31억 달러(한화 약 413조 3,91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므로(Research and Markets, 2021), 한국 투자자들은 엄청난 잠재력을 보유하고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또한 남아시아 내 재생에너지원 발전량이 증가하고 있어, 생산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 및 분배할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남아시아 각국 정부가 다양한 이니셔티브와 인센티브를 통해 스마트그리드 도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만큼, 한국 투자자들은 에너지 저장 시스템 도입을 장려하는 우호적인 규제 환경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2) 민관 협력(PPP): 남아시아 투자 기회의 또 다른 측면으로 민관협력(PPP, Public-private Partnership)이 있다. 지방정부 및 전력 기업과 협력할 경우 한국 투자자는 독점적 프로젝트에 접근할 수 있고 스마트그리드 및 에너지 저장 벤처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그리드 기술과 에너지 저장 혁신에 중점을 둔 연구개발(R&D) 이니셔티브에 대한 투자는 남아시아 지역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술 중심 국가라는 명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혁신 기술을 활용하여 남아시아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획기적인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아시아의 지속적인 에너지 수요 증가와 안정적이고 탄력적이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 모색 과정에서 한국 투자자들은 남아시아 에너지 지형 구축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 인센티브: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전력망에 통합하려면 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규제 프레임워크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이에 남아시아 각국 정부는 규제 장벽을 해소하고 에너지 저장 솔루션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스리랑카 공익사업위원회(PUCSL, Public Utilities Commission of Sri Lanka)는 지난 2019년 재생에너지 기반 분산형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전력망에 쉽게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했다(PUCSL, 2019). 동 규정은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 통합을 위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민간 투자를 장려한다. 또한, 파키스탄은 전력요금 상계제도를 도입하여 소비자가 분산형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유휴 에너지를 다시 전력망에 공급하고 그 대가로 공제를 받을 수 있게 했다(Alternate Energy Development Board, Pakistan, n.d.) 해당 정책은 소비자가 저장 기술을 설치, 활용할 수 있도록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에너지 저장에 대한 투자를 촉진한다.
4. 도전과제 및 향후 전망
남아시아의 스마트그리드 및 에너지 저장 솔루션에 대한 투자에는 재정적, 기술적 어려움이 수반된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는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높은 초기 비용은 에너지 저장 시스템 확산에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자본조달 선택의 폭이 좁고 투자 자본이 제한적이기에 대규모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의 실행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러한 금융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간 투자를 유치하고 역내 스마트그리드 기술 및 에너지 저장 솔루션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한 녹색 채권 및 민관합작투자 등의 혁신적인 금융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남아시아는 당면한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스마트그리드와 에너지 저장 장치 보급을 확대할 수 있는 상당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남아시아 지역 내 에너지 수요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스마트그리드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 통합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ADB의 연구에 따르면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투자된 1달러 당 에너지 비용 절감, 전력망 안전성 개선, 에너지 접근 향상 등으로 3.4~7달러 가치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한다(ADB, 2017). 이러한 원가 절감 및 운영 효율성에 대한 잠재력은 아태지역 내 추가 투자 확대를 위한 강력한 인센티브로 작용한다. 또한, 남아시아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목표 설정을 통해 에너지 전환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왔다. 그 일례로 인도는 2022년까지 175기가와트(GW)의 재생에너지 용량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에너지 저장 기술 통합에 집중해 온 바 있다(Ministry of New and Renewable Energy, Government of India, 2021).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원 발전에 유리한 남아시아 지역의 기후 환경 또한 에너지 저장 솔루션이 전력 변동성을 완화하고 전력망 복원력을 강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더욱 높인다. 지속적인 기술 발전은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며, 각 국 정부가 우호적인 정책을 기반으로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도입을 적극 지원하고 있어 남아시아의 스마트그리드 및 에너지 저장 솔루션 확장에 대한 향후 전망은 밝은 것으로 보인다.
5. 결론
앞서 거듭 강조한 바와 같이, 남아시아 지역에서 스마트그리드 및 에너지 저장 솔루션은 매우 중요하다. 에너지 수요 급증에 직면한 남아시아 국가들이 지속 가능한 관행을 수용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스마트그리드와 에너지 저장 솔루션 기술은 탄력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인프라의 필수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실시간 모니터링 및 제어, 재생에너지원의 원활한 통합, 수요관리(DSM, Demand-side Management)를 통해 전력망의 현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에너지 저장 솔루션은 저장된 유휴 에너지를 에너지 수요가 높은 시기에 방출하여 전력 공급을 안정화하고 재생 가능 자원의 활용을 최적화하여 스마트그리드를 보완한다. 스마트그리드와 에너지 저장 솔루션은 비용 절감 촉진, 탄소 배출 절감, 전력망 복원력 강화를 통해 남아시아의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미래를 열어 에너지 접근성을 확보하고 기후변화 영향을 완화한다. 남아시아 지역은 정부, 전력 기업, 민간 투자자 및 연구기관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러한 기술의 채택을 가속할 수 있다. 이는 현재의 에너지 환경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할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더욱 탄력적이고 친환경적인 남아시아를 만드는 데에 일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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