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 2명 중 1명은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우리의 생활에서 자동차와 교통 문제는 뗄 수 없는 유기적인 관계가 되어 버렸다. 2022년 우리의 도로 환경과 자동차 그리고 운전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본다. 네비게이션이 보편화되고 자동변속기가 주를 이루면서 자동차 문화와 인식은 상당히 많이 바뀌어 버렸다. 불과 30년전만 해도 자동차 관련된 문제가 현재 수준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만큼 자동차 보급률이 낮은 단계였고 주차 문제도 지금처럼 치열하지는 않았으며 주말 정체도 현재 수준은 분명히 아니었다. 20살 이후에 자동차 운전, 면허 취득 단계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도로의 표지판에 대한 공부를 해 보았을 것이다. 공부라기보다는 최소한 저 표지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외우기라도 했을 것이다. 이론과 실전이 다르듯 막상 도로 위에 나와 운전을 시작했다면 우리의 교통 문화와 현실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집에서 도로로 나오기 위해 좌측 방향 지시등을 켜는 순간부터 당신의 모험은 시작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출퇴근으로 이동하는 그 짧은 시간에도 도로 위에서 수많은 사건사고를 직접 목격하고 있을 것이다. 평소보다 정체 구간이 길어졌다면 십중팔구 앞에는 경미한 추돌 사고부터 대형 사고가 발생하여 정리하는 중일 것이다. 유독 치열한 도로 위의 전쟁, 해결 방법은 없는가? 한국 사람들의 대표적인 단어, "빨리빨리". 도로 위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좁은 골목길, 시내 도로, 국도, 자동차 전용도로, 고속도로 모든 도로 위에서는 마치 레이싱 경주 중인 선수들마냥 모두가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단 한치의 양보도 용납되지 않는다. 내가 양보하는만큼 도착 시간이 늘어나고, 내가 양보하지 않아도 그 사람은 나를 추월해서 지나갈 것이다. 도로 위의 정체 구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길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주변 도시의 진출입 구간에 인접할수록 이런 현상은 두드러진다. 여기서 특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늘 다니는 도로 위의 정체 패턴에 익숙한 운전자 중 일부는 과감하게 위법 행위를 저지르기 시작하는 것이다.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가까워지면 갓길, 우측 차로를 달려 본 차선에 합류한다거나 1, 2차로에서 무리하게 끝차선으로 끼어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운이 좋아 끼어들면 이 행위는 더욱 정교하게 반복될 것이다. 방향 지시등을 켜는 순간 후속 차량이 서행 중인 차간거리를 좁힐까봐 더욱 과감하게 앞부분을 밀어넣으며 신경전을 펼친다. 대부분은 짙은 썬팅에 방향지시등은 켜지 않는 상태에서 말이다. 얌체 운전자보다 상습적으로 이런 일들을 반복하는 운전자들이 더 문제를 키울 수 있다. 차간거리를 유지하고 양보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정체 구간은 더욱 길어진다. 순간적으로 앞차와 간격이 벌어지면 어디선가 차 한대가 날아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매일 매일 그 일들은 반복된다. 도로가 정체되면 사람들은 평범한 운전자에서 성난 전사로 돌변하기도 한다. 일부 운전자들은 휴게소를 관통해 본 차선으로 합류하는가하면 진출로로 달리다가 좌측 본차선으로 합류를 시도한다. 영동 고속도로 용인 IC에서는 이런 얌체 운전자의 위법 행위를 단속하기 시작했고 끝부분에서 하루에도 수십명의 운전자들이 단속된다. 차라리 속이 시원할 정도로 누군가 단속하는 사람이 없으면 끝나지 않는 문제로 보여진다. 퇴근 시간은 물론이고 경부 고속도로를 비롯한 주말, 짙은 썬팅으로 무장한 카니발, 스타리아 기타 차종들이 줄지어 버스 전용차로를 달린다. 분명히 다인 승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이런 운전자들은 극성을 부린다. 단속의 의지만 있다면 뿌리를 뽑을 수 있겠지만 한시적으로 시행되다가 포기하는 듯 보인다. 문제는 꽉 막힌 2차로로 들어가고 나가는 구간에서 아찔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문제를 지적해본다면 승용차의 입장에서 대형 차량으로 인한 불안감과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4차선인 고속도로 구간에서 1차로는 물론이고 1, 2, 3, 4차로까지 대형 버스에서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들이 나란히 다니는 장면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대가 나란히 달린다면 추월하는 순간이겠지라며 넘길 수 있지만 하위 차선이 막히거나 속도가 늦추어지면 어김없이 1, 2차로를 점령해버린다는 점이다. 속도 제한이 있는지 없는지 과속으로 라이트를 켜며 달려오는 대형 버스와 대형 트럭은 뉴스에서 보는 충격적인 사고 장면들을 연상케 만들고 있다. 물론 승합차, 승용차 할 것 없이 모든 자동차들이 제대로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결과는 상상에 맡기고 싶다. 사고는 한 순간이며 찰나이다. 스마트폰을 보거나 한 눈을 팔고, 졸음운전을 하는 그 순간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끔찍한 일이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문제는 도로의 관리가 너무도 주먹구구식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도로의 중앙 분리대에서 나무가 자라는가하면 매일 같은 구간을 다니면서 만나게 되는 돌멩이와 사고의 흔적들 외에도 장마철이면 도로인지 공사구간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도로 위의 파손 흔적들은 운전자의 몫이 되어 버린 듯하다. 운전자간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는 아무리 방어 운전을 해도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도로 관리상의 문제는 없는지 짚어 볼 필요는 있다. 일반 국도, 시내 도로의 단차가 30mm 이상이면 보수를 해야 하고 자동차 전용도로, 고속도로의 경우라면 20mm의 단차가 보수 규정이다. 도로의 과속 방지턱은 물론이고 모든 도로는 꾸준하게 관리되어야 정상적인 운행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 운전자의 과실을 떠나 모든 도로는 안전하게 유지, 관리 되어야 한다. 고유가 시대에 비싼 도로 통행료를 받으면서 도로 관리는 그들만의 규칙에 따라 제각각 이루어지고 있으며 하청 업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국도보다 느리고, 관리 되지 않는 고속도로는 부지기수이며 위험 천만한 수준으로 방치되기 일쑤이다. 야간에 혹은 악천후에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은 운전자에게 떠넘기기 일쑤이다. 그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성과급 논란에 휩싸이고, 하이패스를 비롯한 다양한 문제들도 고지서 한장으로 최장 요금을 물리며 운전자에게 책임을 넘기려 하고 있다. 도로 교통에 관한 사항은 시기별로 약간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다. 우회전 방법은 물론이고 도로 위의 속도 규정도 바뀐다. 왕복 8차선, 10차선에 나타난 속도 제한 규정은 물론이고 도로 위의 잘못된 표시, 표지판, 도로 설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늘 그래왔으므로 앞으로도 그렇게 그려질 것이다. 좌회전 차선이 1차로인지 1, 2차로인지 구분되지 않고 우회전 차선이 가장 하위 차선인지 직진 금지인지 바로 앞까지 가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물론 늘 다니던 곳이라면 어느 정도 차선과 교통 상황을 파악하겠지만 낯선 도로에서 차선을 벗어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일 뿐더러 사고의 위험성이 높다. 이런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지금이라도 잘못된 도로 표지판과 차선은 변경되어야 한다. 알면서 안 지키는 것은 더 나쁘다? 점선은 통과할 수 있고 실선은 넘어서는 안된다는 간단한 규칙을 모르는 운전자는 없을 것이다. 최근 만들어진 일부 터널에는 터널 끝부분에 일정 구간을 차선 변경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정체가 시작되면 이런 부분을 악용하는 운전자가 적지 않다. 강남 순환로를 비롯해 끝 차로는 서 있는 차들과 끼어들기를 시전하는 차들로 위험 천만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얼마 전 폭우로 인해 지하 터널이 잠기며 15분이면 통과할 도로를 4시간 30분 이상 걸린 뉴스를 전하기도 했었다. 도로 상의 문제는 1분 1초를 다투는 경우가 많고 2차 사고로 연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사고가 난 현장에 렉카차는 보여도 관리, 통제, 수습을 위한 차량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도로 위의 규칙은 모든 운전자가 지켜야 모두가 안전할 수 있다. 간단한 명제이다. 1차선은 추월 차선이라고 한다. 추월차선은 추월이 끝나면 2차로의 주행차로로 이동해야 하지만 현실은 1차로로 진행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제한 속도 이하로 정속 주행하는 운전자와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내가 곧 법인 'my way'를 가는 운전자는 2, 3차로가 안전할 것이다. 도로 위의 사건사고는 너무도 많은 변수들과 결합되어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방향 지시등만 제대로 활용해도 사고의 반 이상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직진을 할지 좌회전을 할지, 우회전을 할지 진행 방향을 알려주고 위험을 막을 수 있는 데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가는 운전자는 아직 많다. 도로 위의 불법 주정차도 사고에 한 몫하고 있으며 곡예 운전을 하는 오토바이 운전자와 배달의 민족도 예외는 아니다. 누구나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고, 실수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도로 위에서 주행 중 발생하는 사고는 전적으로 운전자의 책임일 것이다. 날아온 돌멩이, 화물, 적재함의 판스프링 등 수많은 이슈가 발생하는 곳 역시 도로이다. 모든 운전자가 90% 이상 잘 지키고 있는데 안 지키는 10%가 있다면 단속이나 과태료, 신고가 답일 수도 있다. 하지만 50: 50이라면 어느 순간에는 가해자가 되고 어느 순간에는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나의 부주의로 인해 잘못된 순간의 판단 때문에 무수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운전은 게임이 아니다. 다시 동전을 넣는다고 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2022년 현재 도로 위를 다니는 대부분의 운전자는 차의 성능과 자신의 운전 실력을 과하게 믿고 있다. 초보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간다면 사고는 현저히 줄어들지 모른다. 대한민국의 운전 습관, 현행대로의 관행, 관리, 운용 모든 것에 리셋 버튼이 있다면 누르고 싶다. 더 깊은 골이 생기기 전에 제대로된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주행 전 자동차를 한 바퀴 돌아보는 사소한 습관 하나가 안전을 만들어나갈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