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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불려석(朝不慮夕)
아침에 저녁 일을 헤아리지 못한다는 뜻으로, 당장을 걱정할 뿐 다음을 돌아볼 겨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朝 : 아침 조(月/8)
不 : 아니 불(一/3)
慮 : 생각할 려(心/11)
夕 : 저녁 석(夕/0)
(유의어)
오비삼척(吾鼻三尺)
조불모석(朝不謀夕)
출전 : 이밀(李密)의 진정표(陳情表)
이 성어는 진(晉)나라 이밀(李密)의 진정표(陳情表)에 나오는 말이다.
중국문학에서 서정문(抒情文)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제갈량(諸葛亮)의 출사표(出師表), 한유(韓愈)의 제십이랑문(祭十二郞文)과 더불어 중국 3대 명문에 속한다.
옛 부터 제갈량의 출사표(出師表)를 읽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고, 이밀의 진정표를 읽지 않으면 효자가 아니라고 하였다.
진정표를 쓴 이밀(李密)은 진(晉)나라 무양(武陽) 출신 사람으로 태어나서 6개월 만에 아버지를 잃고, 네 살 때 어머니가 개가(改嫁)하여, 조모(祖母) 유(劉)씨의 손에서 자랐다. 효심이 매우 두터웠다.
그는 촉한(蜀漢)의 관리였는데, 촉한이 멸망하자 진무제(晉武帝) 사마염(司馬炎)이 그를 태자세마(太子洗馬)로 임명하려 했다. 하지만 번번이 고사했다. 그런데도 사마염의 부름이 끊이지 않아 난처해진 이밀은 자신의 처지를 글(陳情表)로 써서 올렸다.
무제는 이밀의 효성에 감복하여 그에게 노비를 하사하고 관할 군현(郡縣)에서는 이밀의 조모에게 의식(衣食)을 제공하도록 하였다.
진정표(陳情表)의 전문을 올린다.
臣密言하나이다. 臣以險釁으로 夙遭愍凶하여 生孩六月에 慈父見背하고 行年四歲에 舅奪母志하니 祖母劉閔臣孤弱하여 躬親撫養이라. 臣少多疾病하여 九歲不行하고 零丁孤苦하여 至於成立하나이다. 旣無叔伯하고 終鮮兄弟라. 門衰祚薄하여 晩有兒息하니 外無朞功强近之親이요 內無應門五尺之童이라. 煢煢孑立하여 形影相弔어늘 而劉夙嬰疾病하여 常在狀褥하니 臣侍湯藥하여 未嘗廢離하니이다.
신 이밀은 아룁니다. 신은 운수가 사납고 죄가 많아 어린 나이에 불행에 직면하였습니다.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자애로우신 부친께서 돌아가셨고, 나이 네 살 때 외삼촌이 어머니의 수절을 막아 조모 유씨께서 신의 외롭고 약함을 불쌍히 여기시어 몸소 어루만지며 키워 주셨습니다. 신은 어려서 병이 많아 아흡 살이 되도록 걷지도 못하였고, 쓸쓸히 혼자서 고생하면서 성년에 이르렀습니다. 신에게는 숙부나 백부도 없는데다가 형제도 없었습니다. 가문이 쇠락하고 박복하여 만년에야 겨우 자식을 두게 두었으니, 밖으로는 기년복, 공복을 입거나 억지로라도 가까이할 만한 친척이 없었으며, 안으로는 문에서 맞이하는 어린 시동조차 없었습니다. 외롭게 홀로 선 채 신의 몸과 그림자만이 서로 위로할 뿐이었는데, 유씨가 일찍부터 병에 걸려 침상에 누워 계시니 신은 탕약을 받들어 일찍이 버리고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逮奉聖朝하여는 沐浴淸化하여 前太守臣逵는 察臣孝廉하고 後刺史臣榮은 擧臣秀才나 臣以供養無主로 辭不赴命이러니 詔書特下하사 拜臣郎中하시고 尋蒙國恩하여 除臣洗馬하시니 猥以微賤으로 當侍東宮이라 非臣隕首所能上報니이다.
거룩하신 조정을 받들기에 이르러서는 맑은 교화를 온몸에 흠뻑 입고 있습니다. 앞서 태수인 규가 신을 효렴과에 발탁해 주더니, 후에는 자사인 영이 수재로 천거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신은 공양을 맡아 할 사람이 없어서 사양하고 명령에 따르지 않았더니 조서를 특별히 내리셔서 신을 낭중에 임명하시고, 또 얼마 후에 나라의 은혜를 입게 되어 신에게 세마의 벼슬을 제수하셨습니다. 외람되게도 미천한 몸으로 태자를 모시게 되었는지라, 신이 죽어서도 보답하지 못할 일이었습니다.
臣具以表聞하여 辭不就職이러니 詔書切峻하여 責臣浦慢하시고 郡縣逼迫하여 崔臣上道하며 州司臨門하여 急於星火라. 奉詔奔馳인댄 則劉病日篤이요 欲苟順私情인댄 則告訴不許하니 臣之進退는 實爲狼狽로소이다.
그런데 신이 사정을 표문에 갖추어 써서 아뢰고는 사퇴하고 관직에 나아가지를 않았더니, 조서는 절실하고 준엄하게 신의 회피적이고 오만한 태도를 책망하셨고, 군과 현의 장관들이 다그쳐서 신이 길을 떠나도록 재촉하였으며, 주의 관리들도 집에 찾아와 급하게 서두르며 성화를 부렸습니다. 신이 조명을 받들어 빨리 달려가고 싶지만 유씨의 병이 날로 심하고, 잠시 사사로운 정을 따르고자 해도 하소연을 허락하지 아니하시니, 벼슬길에 나아가야 할지 물러나야 할지 참으로 어찌할지를 모르겠습니다.
伏惟聖朝가 以孝治天下하사 凡在故老에도 猶蒙矜育하니 況臣孤苦가 特爲尤甚이리니까? 且臣少事僞朝하여 歷職郎署나 本圖宦達이요 不矜名節이며 今臣은 亡國賤俘로 至微至陋어늘 過蒙拔擢하여 寵命優渥이라. 豈敢盤桓하여 有所希冀리이까.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지금의 조정은 효도로 천하를 다스리시어 모든 노인들까지 가엾이 여겨 돌봐 주는 은혜를 받고 있는데, 하물며 신은 홀로 고생하는 것이 특히 심하니 더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또한 신은 젊어서 조정(촉한)를 섬겨 상서대에서 두루 관직을 거쳤습니다만, 본래 출세하기만을 꾀하였을 뿐 명예나 절조 따위는 숭상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지금 신은 망국의 천한 포로로서 지극히 미천하고 지극히 비루한데도 과분하게 발탁되어 사랑으로 내리신 은혜가 두터우니, 어찌 감히 주저하여 더 바라는 것이 있겠습니까?
但以劉日薄西山하여 氣息이 奄奄하니 人命이 危淺하여 朝不慮夕이라. 臣無祖母면 無以至今日이요 祖母無臣이면 無以終餘年이니 母孫二人이 更相爲命이라. 是以區區하여 不能廢遠이로소이다. 臣密은 今年이 四十有四요 祖母劉는 今年이 九十有六이니 是臣盡節於陛下之日은 長하고 報劉之日은 短也라. 烏鳥私情으로 願乞終養하나이다.
다만 조모 유씨가 해가 서산에 지는 듯 숨이 가냘프니 목숨이 위급해서 아침에 저녁을 생각할 수 없는 형편이옵니다. 신에게 조모가 계시지 않았더라면 오늘에 이를 수가 없었을 것이요. 또 조모께서는 신이 없으면 여생을 마칠 수 없습니다. 조모와 손자 두 사람이 번갈아 서로 목숨이 되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보잘 것 없는 정으로 인하여 버려두고 멀리 갈 수가 없습니다. 신 이밀은 지금 나이가 마흔넷이요, 조모 유씨는 지금 아흔 여섯입니다. 이는 신이 폐하께 충절을 다할 날은 길고, 조모 유씨께 보은할 날은 짧다는 것입니다. 까마귀가 어미 새에게 보답하려는 사사로운 마음으로 조모가 돌아가시는 날까지 봉양할 수 있기를 원하옵니다.
臣之辛苦는 非獨蜀之人士와 及二州牧伯의 所見明知라. 皇天後土가 實所共鑑이시니 願陛下는 矜憫愚誠하사 聽臣微志하소서. 庶劉僥倖하여 保卒餘年이면 臣生當隕首하고 死當結草리이다. 臣不勝犬馬怖懼之情하여 謹拜表以聞하나이다.
저의 고생과 괴로움은 촉의 인사들과 양주, 익주의 장관들이 보아 휜히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천지신명도 실로 모두 살펴보고 계신 바입니다. 원하옵건대 폐하께서 어리석은 저의 정성을 가엾이 여기셔서 저의 하잘 것 없는 뜻을 들어주소서. 바라건대 조모 유씨가 다행히도 여생을 보전하여 마치게 된다면 신은 살아서 목숨을 바칠 것이요. 죽어서 결초보은할 것입니다. 신은 견마의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겠기에 삼가 절하며 이렇게 표문을 올려 아룁니다.
▶️ 朝(아침 조, 고을 이름 주)는 ❶회의문자로 晁(조, 주)는 고자(古字)이다. 달 월(月; 초승달)部와 𠦝(조)의 합자(合字)이다. 달(月)이 지며 날이 밝아 온다는 뜻이 합(合)하여 아침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朝자는 '아침'이나 '왕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朝자는 艹(풀 초)자와 日(해 일)자, 月(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朝자의 갑골문을 보면 초목 사이로 떠오르는 해와 아직 채 가시지 않은 달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태양과 달이 함께 있다는 것은 이른 아침이라는 뜻이다. 참고로 소전에서는 月자 대신 舟(배 주)자가 잘못 그려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시 月자로 표기되었다. 그래서 朝(조, 주)는 한 계통(系統)의 왕이나 한 사람의 왕이 그 나라를 다스리는 동안의 뜻으로 ①아침 ②조정(朝廷) ③왕조(王朝) ④임금의 재위(在位) 기간(期間) ⑤정사(政事) ⑥하루 ⑦임금을 뵈다, 배알(拜謁)하다 ⑧문안(問安)하다 ⑨만나보다 ⑩부르다, 소견(召見)하다(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불러서 만나 보다) ⑪모이다, 회동(會同)하다 ⑫조하(朝賀)를 받다 ⑬정사를 펴다, 집행(執行)하다 ⑭흘러들다, 그리고 ⓐ고을의 이름(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침 단(旦),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저녁 석(夕), 저물 모(暮), 들 야(野)이다. 용례로는 아침과 저녁을 조석(朝夕), 나라의 정치를 의논이나 집행하던 곳을 조정(朝廷), 손님을 초대하여 함께 하는 아침 식사를 조찬(朝餐), 백관이 임금을 뵙기 위해 모이던 일 또는 학교나 관청 등에서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모여서 나누는 아침 인사를 조회(朝會), 학교 등에서 직원과 학생이 집합하여 시업전에 행하는 아침의 인사를 조례(朝禮), 아침에 마시는 술을 조주(朝酒), 아침 밥을 조반(朝飯), 아침 밥을 조식(朝食), 아침 때와 저녁 때를 조모(朝暮), 아침 해를 조일(朝日), 이른 아침에 올리는 제사 또는 조정에서 하는 일을 조사(朝事), 조정과 민간을 조야(朝野), 해를 보면 곧 스러지는 아침 이슬 또는 인생의 덧없음을 아침 이슬에 비유하는 말을 조로(朝露), 아침의 햇빛을 조휘(朝暉), 아침에 내리는 비를 조우(朝雨), 오늘 아침을 금조(今朝), 내일 아침을 명조(明朝), 다음날 아침을 익조(翌朝), 다음날 아침을 힐조(詰朝), 매일 아침을 매조(每朝), 이른 아침을 조조(早朝), 어제 아침을 작조(昨朝), 하루 아침이 마칠 동안을 종조(終朝), 자기 나라의 조정을 국조(國朝), 여러 대 임금의 시대를 열조(列朝), 조정을 임시 폐함을 철조(輟朝), 잘 다스려진 시대를 희조(熙朝), 사신이 본국으로 돌아옴을 귀조(歸朝), 벼슬에 오름을 입조(立朝), 전대의 왕조를 선조(先朝), 외국 사람이 우리나라를 찾아 옴을 내조(來朝),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라는 뜻으로 당장 눈앞에 나타나는 차별만을 알고 그 결과가 같음을 모름의 비유 또는 간사한 꾀를 써서 남을 속임을 이르는 말을 조삼모사(朝三暮四), 아침에 명령을 내리고서 저녁에 다시 바꾼다는 뜻으로 법령의 개정이 너무 빈번하여 믿을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조령모개(朝令暮改), 조정에서 명예를 저자에서 이익을 다투다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든 알맞은 곳에서 하라는 말을 조명시리(朝名市利), 아침, 저녁으로 뜯어 고친다는 뜻으로 계획이나 결정 따위를 자주 바꾸는 것을 이르는 말을 조변석개(朝變夕改), 아침에 고치고 저녁에 또 바꾼다는 뜻으로 일정한 방침이 없이 항상 변하여 정하여지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조개모변(朝改暮變), 형세가 절박하여 아침에 저녁 일을 헤아리지 못함 곧 당장을 걱정할 뿐이고 앞일을 돌아볼 겨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조불모석(朝不謀夕), 아침에는 구름 저녁에는 비라는 뜻으로 남녀의 언약이 굳은 것 또는 남녀의 정교를 이르는 말을 조운모우(朝雲暮雨), 생명이나 지위가 아주 불확실하여 쉽사리 꺼져 버리는 상태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조로지위(朝露之危), 아침에는 파리 저녁에는 모기가 떼를 이룬다는 뜻으로 소인배가 발호함을 이르는 말을 조승모문(朝蠅暮蚊), 매일 아침과 매일 저녁이라는 뜻으로 아침 저녁으로 언제나 변함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조조모모(朝朝暮暮),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 뜻으로 숨이 곧 끊어질 지경에 이름이나 거의 죽게 됨을 이르는 말을 명재조석(命在朝夕), 아침 이슬은 해가 뜨면 곧 사라지듯이 위기가 임박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위여조로(危如朝露),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慮(생각할 려/여, 사실할 록/녹)는 ❶형성문자로 虑(려, 록)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빙빙 돈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盧(로)의 생략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慮자는 '생각하다'나 '걱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慮자는 虎(범 호)자와 思(생각할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思자는 사람의 정수리와 심장을 함께 그린 것으로 '생각'이나 '심정'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전에는 산길로 다닐 때 무엇이 가장 걱정됐었을까? 아마도 산짐승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 가장 걱정이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호랑이를 만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었다. 慮자는 그러한 의미가 반영된 글자로 '생각하다'라는 뜻을 가진 思자에 虎자를 더해 '우려되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그래서 慮(려, 록)는 마음으로 두루 생각한다는 뜻으로 ①생각하다 ②이리저리 헤아려 보다 ③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④걱정하다 ⑤어지럽게 하다 ⑥맺다, 연결하다 ⑦꾀하다 ⑧흩뜨리다(흩어지게 하다) ⑨생각 ⑩계획(計劃) ⑪걱정, 근심, 염려(念慮) ⑫의심(疑心), 의혹(疑惑) ⑬대강(大綱), 대개(大槪: 대부분), 대략(大略) ⑭꾀 ⑮기(척후가 들고 다니는 기) 그리고 ⓐ사실하다(寫實: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다)(록) ⓑ조사하다(調査)(록)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생각할 륜/윤(侖), 생각할 유(惟), 생각할 억(憶), 생각 념/염(念), 생각 사(思), 생각할 임(恁), 생각 상(想), 생각할 고(考)이다. 용례로는 뜻밖이나 의외로를 여외(慮外), 우러러 염려함을 여앙(慮仰), 폐단을 염려함을 여폐(慮弊), 어떤 일을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을 우려(憂慮), 깊이 생각하여 헤아림을 고려(考慮), 보살펴 주려고 이리저리 마음을 써 줌을 배려(配慮), 여러 가지로 헤아려 걱정하는 것을 염려(念慮), 여러 가지 일에 관한 깊은 생각과 근심을 사려(思慮), 앞으로 올 일을 헤아리는 깊은 생각을 원려(遠慮), 신중하게 사려함을 신려(愼慮), 깊이 생각함 또는 그러한 생각을 현려(玄慮), 마음속으로 걱정함 또는 그러한 걱정을 심려(心慮), 많은 사람의 생각을 중려(衆慮), 현명한 분별을 지려(知慮), 걱정이 되어 마음이 편하지 못함을 가려(可慮), 천 번을 생각하면 한 번 얻는 것이 있다는 뜻으로 많이 생각할수록 좋은 것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천려일득(千慮一得), 천 가지 생각 가운데 한 가지 실책이란 뜻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하나쯤은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을 천려일실(千慮一失), 형세가 절박하여 아침에 저녁 일을 헤아리지 못함 곧 당장을 걱정할 뿐이고 앞일을 돌아볼 겨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조불려석(朝不慮夕), 깊은 꾀와 먼 장래를 내다보는 생각을 일컫는 말을 심모원려(深謀遠慮), 마음을 태우며 괴롭게 염려함을 일컫는 말을 초심고려(焦心苦慮), 가까운 곳에서는 근심하고 먼 곳에서는 염려함을 일컫는 말을 근우원려(近憂遠慮),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이 아주 확실함을 일컫는 말을 보무타려(保無他慮), 여러 가지로 생각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천사만려(千思萬慮), 여러 가지 방책을 깊이 생각함을 일컫는 말을 백술천려(百術千慮), 깊이 잘 생각함을 일컫는 말을 심사숙려(深思熟慮), 충분히 생각한 끝에 과감하게 실행함을 일컫는 말을 숙려단행(熟慮斷行), 세상일을 잊어버리고 자연 속에서 한가하게 즐김을 일컫는 말을 산려소요(散慮逍遙), 아무런 생각이나 걱정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사무려(無思無慮), 경솔하고 얕은 생각을 일컫는 말을 경려천모(輕慮淺謀), 조금이라도 다른 근심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단무타려(斷無他慮), 걱정이 적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성비세려(誠非細慮), 어리석은 자의 많은 생각을 일컫는 말을 우자천려(愚者千慮), 모든 일에 생각이 미치지 않은 데가 없이 아주 자세하게 함을 여무소부도(慮無所不到) 등에 쓰인다.
▶️ 夕(저녁 석, 한 움큼 사)은 ❶상형문자로 夕(석)은 달의 모양을 본떴다. 아주 옛날엔 月(월; 달)과夕(석)의 구별은 없었다. 나중에 달 자체는 月(월), 달이 뜨는 밤의 뜻으로는 夕(석)이 쓰였다. 다시 나중에 해질녘은 夕(석), 밤은 夜(야)로 구별해서 쓰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夕자는 ‘저녁’이나 ‘밤’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夕자는 달을 본떠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 나온 夕자를 보면 초승달이 그려져 있다. 그러다보니 ‘달’을 뜻하는 月(달 월)자와는 매우 비슷하지만 夕자는 가운데 점이 없는 모습으로 구별되었다. 夕자는 달빛이 구름에 가려진 모습이라 하여 ‘저녁’을 뜻하게 된 것이라 풀이하기도 한다. 그래서 夕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저녁’이나 ‘밤’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그래서 夕(석, 사)은 ①저녁 ②밤 ③밤일 ④끝, 연말(年末), 월말(月末), 주기(週期)의 끝 ⑤서(西)쪽 ⑥쏠리다, 기울다, 비스듬하다 ⑦(날이)저물다 ⑧저녁에 뵙다, 그리고 ⓐ한 움큼(손으로 한 줌 움켜쥘 만한 분량을 세는 단위)(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저물 모(暮),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침 단(旦), 아침 조(朝)이다. 용례로는 저녁 나절의 해를 석양(夕陽), 저녁에 발행된 신문을 석간(夕刊), 저녁 때의 경치를 석경(夕景), 해질 무렵의 안개를 석하(夕霞), 해가 질 무렵을 석각(夕刻), 저녁에 끼니로 먹는 밥을 석반(夕飯), 밥을 짓는 저녁 연기를 석연(夕煙), 저녁 때 뜨는 달을 석월(夕月), 해 진 뒤 어스레할 무렵 또는 흐린 저녁 때를 석음(夕陰), 저녁 밥을 먹고 난 뒤를 석후(夕後), 저녁놀이 타듯이 고운 모양을 석려(夕麗), 저녁에 끼는 안개를 석무(夕霧), 저녁 때 넘어가는 불그레한 햇빛을 석조(夕照), 해가 진 뒤에 어스레하게 남는 빛을 석훈(夕曛), 우리나라 명절의 하나로 음력 8월 15일 한가위를 추석(秋夕), 섣달그믐날 밤으로 음력 12월 말일을 제석(除夕), 아침과 저녁을 조석(朝夕), 아침과 저녁 또는 위급한 시기나 상태가 절박한 모양을 단석(旦夕), 달 밝은 밤을 월석(月夕), 밤을 새움을 통석(通夕), 오늘 저녁을 금석(今夕), 매일 저녁을 매석(每夕), 내일 저녁을 명석(明夕), 어제 저녁을 작석(昨夕), 승려가 저녁밥을 먹을 때라는 뜻으로 이른 저녁 때를 일컫는 말을 승석(僧夕), 혼례를 올린 첫날밤을 길석(吉夕), 탄생한 날의 저녁을 탄석(誕夕), 하루 저녁 또는 얼마 안 되는 동안을 숙석(宿夕), 해가 질 무렵부터 밤이 되기까지의 사이를 일석(日夕), 하룻밤 동안 밤새도록을 경석(竟夕), 아침에 베풀었다가 저녁에 폐하여 버린다는 말을 조설석패(朝設夕敗), 아침이 아니면 저녁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매우 임박함을 이르는 말을 비조즉석(非朝則夕),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 뜻으로 숨이 곧 끊어질 지경에 이름을 이르는 말을 명재조석(命在朝夕), 형세가 절박하여 아침에 저녁 일을 헤아리지 못한다는 뜻으로 당장을 걱정할 뿐이고 앞일을 돌아볼 겨를이 없다는 말을 조불모석(朝不謀夕), 아침 저녁으로 뜯어 고친다는 뜻으로 계획이나 결정 따위를 자주 바꾸는 것을 이르는 말을 조변석개(朝變夕改), 꽃이 핀 아침과 달 밝은 저녁이란 뜻으로 경치가 가장 좋은 때를 이르는 말을 화조월석(花朝月夕), 하루 아침 하루 저녁이란 뜻으로 대단히 짧은 시간을 이르는 말을 일조일석(一朝一夕), 하루 저녁에 천 가지 생각을 한다는 뜻으로 잠시 동안 아주 많은 것을 생각함을 이르는 말을 일석천념(一夕千念), 아침에는 밥 저녁에는 죽이라는 뜻으로 가까스로 살아 가는 가난한 삶을 이르는 말을 조반석죽(朝飯夕粥)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