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뇌는 멀티태스킹을 잘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사람들이 멀티태스킹을 수행할 때 실제로는 단지 한가지 일에서 다른 일로 매우 빨리 전환할 뿐이다. 그리고 그들이 매번 멀티태스킹을 할 때마다 ‘인식의 비용’이 든다” - MIT 뇌신경학자 얼 밀러(Earl Miller)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의대 신경과학과, 뉴로스케이프, 신경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미디어 멀티태스킹이 청소년들의 주의집중력과 기억력 저하의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0월 29일자에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앤서니 와그너 스탠퍼드대 교수(인지심리학)는 “기억은 주의력이 전제돼야 하며, 집중한다는 것은 기억을 위한 필수 준비과정”이라며 “멀티태스킹은 본인도 인식하지 못하는 수준에서 이 과정을 ‘해킹’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와그너 교수는 “멀티태스킹은 기억을 위한 신경신호를 감소시킨다”며 “심할 경우 기억이 왜곡되거나 치매와 비슷한 상태에 이르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을 때 우리의 뇌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것은 뇌 스스로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보상 호르몬’이다. 멀티태스킹 과정에서 작은 일을 완료할 때마다 도파민이 나오면, 도파민이 주는 만족감 때문에 우리는 작은 만족감을 주는 작은 업무들 사이를 빠르게 전환하도록 권장 받게 된다. 뇌는 우리가 ‘멀티태스킹이 우리를 생산적으로 만들어준다’라는 착각에 빠지게 만들고, 이러한 지속적인 멀티태스킹은 안좋은 뇌의 습관을 강화한다.
“멀티태스킹은 없다.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스위치 태스킹 또는 백그라운드 태스킹이라 불러야 한다” - 데이비드 크랜쇼(David Crenshaw)
스위치 태스킹(switch-tasking)은 두 가지의 일을 번갈아가며 처리하는 방식이고, 백그라운드 태스킹(background-tasking)은 무의식적이고 반복적인 일을 하면서 다른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다. 설거지를 하면서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거나 걸으면서 주변을 둘러보는 식이다. 크랜쇼는 그러므로 CPU 수준의 진정한 멀티태스킹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사람의 뇌는 한꺼번에 몇 가지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 최신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번에 두 가지 작업’이 한계다.
멀티태스킹이 일상화되면 뇌의 중요한 두 부분이 손상을 입는다고 한다. 하나는 전두엽피질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곳은 계획이나 분석, 일의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과 같은 이성적인 작업을 담당하는 부분이다. 다른 하나는 해마(hippocampus)라고 불리는 곳으로 기억이나 공간 학습에 깊이 관여한다. 안타깝게도 이 두 부분이 손상을 입으면 집중력이 저하되고 뇌에 손상을 가져온다.
캘리포니아-어바인 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Irvine)의 글로리아 마크(Gloria Mark) 교수는 멀티태스킹이 정신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점에 대해서 강조했다. 어떤 일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이 방해를 받는다면, 다시 그 일에 돌아와 집중하는 데에만 23분 15초가 걸린다. 이 경험이 반복되면 될 수록 우리의 뇌는 지속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지속되다보면 우리의 뇌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영국 서섹스 대학(University of Sussex)의 연구진들은 멀티태스커들의 뇌와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의 뇌를 각각 MRI로 스캔하여 뇌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멀티태스커들의 뇌의 전대상 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 – 감정, 공감능력과 같은 사고에 관련된 부분을 담당하는 부분)의 밀도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낮으며, 이 손상은 영원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밤에 잠을 자지 않거나 마리화나를 피우는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수준과 유사한 IQ 저하를 확인했다.
첫댓글 진짜 멀티 잘하는 사람 대단하다 이랬는데 치매 원인이 된다니... 미친...
ㅁㅈㅁㅈ 나 멀티태스킹 졸라 하는데 그럴때마다 뇌 소모되는거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