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보다 다소 풀렸다고 하나
아직도 쌀쌀한 아침이다.
탐라교육원 가는 길가 삼의악 서쪽
기슭에 일곱명이 모였다.
선달의 꼬마트럭이 온 모양이다.
꼬마트락 주위엔 언제나 친구들이
모인다.
오늘도 알이 굵은 댕유지와 밀감이
실렸다.
선달은 작년 10월 하순 이후 석달
만에 다시 오름에 나왔다.
그동안 감귤 수확과 출하로 거의 과
수원에서 사는 생활을 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래도 다른 해보다 조금 빠른 컴백
이기에 너무 좋다.
▦ 길가에서 조금 들어간 곳에서
커피를 나누어 마시고 산행을 시작
했다.
그러나 무언가 찝찝하다.
아, 몸 풀기 운동을 빠뜨렸구나.
은하수가 없다고 안 할 수는 없다.
임 교관이 있지 아니한가.
일단 시작하니 은하수 뺨치겠다.
운공이 구령도우미까지 더해지니
계곡이 쩌렁쩌렁 울린다.
참 멋진 부부다.
운동이 끝나고 운공은 엉치가 아파
불편해하는 햇살의 배낭까지 대신
메고 삼의악을 오르는 배려심을 발
휘했다.
▦ 서쪽으로 오르는 삼의악 산책코
스에는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길들
이 있다.
수국길을 벗어나면 이름도 요상한
칼다리내가 우리를 맞는다.
고운 모래와 물살에 잘 닦여진 바위
들이 지나가는 발길을 잡는 곳이다.
돌 위에 줄지어 앉아 사진을 찍는
모양이 소풍나온 소년소녀들 같다.
따뜻한 겨울 햇볕이 얼굴에 비치니
세월의 주름살도 간 곳이 없다.
밤나무길과 말을 방목하는 목장을
지나 오름 초입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는 경사가 다소 급한 편
이다.
그러나 동쪽 산책로하고는 비교가
안된다.
소나무 숲과 편백나무 숲을 지나는
동안 두 세 번쯤 쉬고 정상에 올랐
다.
정상에 서면 '와~'하고 탄성이 절
로 난다.
제주시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망원경이 있었으면 남천탕 굴뚝까
지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이 삼의악 열 한번째이지만
안 보이는 날은 거의 없었다.
가지고 간 막걸리와 삶은 달걀로
정상 세레머니를 하고 오름을 내렸
다.
윷놀이도 하며 좀 놀고 싶었지만
바쁜 친구들이 있어서 점심시간에
맞추어 내렸다.
점심은 송년산행 때부터 벼르던
운공네가 아주 비싸고 몸에 좋은
만궁(장어집)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덕분에 오랫만에 포식을 하고 영양
보충을 했다.
언제나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운공
네지만 금년에는 하시는 일 다 잘되
고 가족 모두 건강했으면 한다.
올해 두 번째 산행, 쌀쌀한 날씨지
만 선달네가 오랫만에 참석하고 운공
덕에 맛있는 점심을 먹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2017.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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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E 게시판
산행보고
쌀쌀하지만 상쾌한 하루, 삼의악에 올라 제주시를 한 눈에 내려다 보다
햇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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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1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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