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곽 지역 가격 하락세 뚜렷…3년 전 호황과 대조적
꾸준히 오르는 강남 3구 아파트…“초양극화 현상 계속”
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4.2.13/뉴스1서울 강남, 마포 중심으로 신고가 아파트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노원, 도봉, 강북 등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 가격은 4년 전 최고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하락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뿐만 아닌 서울 내에서도 부동산 양극화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1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서초구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12.44% 올랐지만 도봉구(1.09%), 노원구(2.21%) 등 서울 외곽 지역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수준이었다.
올해 서울 외곽지역의 집값 하락세도 뚜렷하다. 한국 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2월 셋째 주까지 노원(-0.16%), 도봉(-0.17%), 강북(-0.13%) 지역 모두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다.
해당 지역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갭투자’가 가능해 자금이 여유롭지 않은 수요층의 투자가 꾸준했다. 3~4년 전에는 서울 전역에 나타난 부동산 상승기류와 함께 덩달아 상승세를 탔다.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부동산 시장이 고금리, 대출규제로 인해 얼어붙었고, 이에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접어들면서 가격이 꾸준히 하락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대출규제와 고금리 기조를 이겨내지 못하고 소유주들도 최근 매도에 나서고 있다. 매물은 쌓이고 수요는 줄어드니 가격은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10단지’ 전용 41.3㎡는 최근 4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3년 전 비슷한 조건의 매물이 6억 원대 거래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서울 도봉구 창동 ‘동아청솔’ 아파트 전용 84.97㎡ 매물도 지난달 20일 신고가 대비 2억 원 정도 낮은 8억 9000만 원에 손바뀜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강남 지역에서는 연달아 신고가 거래가 터져 나오는 등 시장 분위기가 뜨겁다. 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강남구(0.08%→0.27%) 송파구(0.14%→0.36%) 서초구 (0.11%→0.18%) 등 강남 3구의 매매가격은 일제히 상승했다.
자금력이 풍부한 수요자들이 ‘똘똘한 한 채’ 구매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잠실동,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된 것도 가격 상승 기대감을 자극했다.
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 매물이 13일 40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거래 허가가 풀린 ‘잠실 리센츠’ 전용 84㎡도 최근 31억 원에 거래됐다. 평당 매매가 1억 원에 육박한 셈이다.
이들 지역에 대한 선호가 여전하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해있어 당분간 서울 부동산 양극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권대중 서강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불경기에도 자금력을 갖춘 고소득자들은 상급지에 투자할 여력이 있지만, 나머지 수요자들은 그렇지 않다”며 “최근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소득 양극화가 주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쯤에나 서울 지역 입주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강북 지역도 가격이 어느 정도는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