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방에 들려봤다.
'생사의 갈림길'이란 이야기가 있다.
어린 시절 달리는 차 앞에서
가로지르며 달려가는 놀이를 했다 한다.
참 짓궂은 장난이 아니던가.
그래서 용케도 살아나
이젠 이국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게 덤 인생이라 했다.
사노라면 이런저런 생사의 고비를 많이도 넘긴다.
그러고 보면 누구나 덤 인생을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다.
나도 그런 거지만
별 탈 없이 살아왔을 어느 노 시인으로부터
시집 한 권 받아 들고 읽어보는데
그도 덤을 이야기하고 있다.
석양의 창가에서
멀리 부산의 운경(芸卿) 이양자 시인으로부터
시집 '석양의 창가에서'를 받아 든다.
망구의 나이를 넘어 미수의 언덕을 바라보면서
일기 쓰듯 시를 썼다고 한다.
이제 남은 시간 이쁘게 곱게
잘 살다 가면 된다고도 했다.
햇살은 덤
이양자
어려움에 처해도
의로움을 잃지 않고
늘 지혜를 얻고 마음을 수양하리
긍정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며
나이 듦의 미학을 위해
그리움의 정서를 다스리자
삶을 긍정하고
사람을 사랑함은
작은 기쁨이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인생이며
해맑은 햇살은 덤이다.
석양(夕陽)은 아쉬움이다.
뉘우침이요 마지막 장식이다.
그런데 시인은 석양에서 햇살을 덤으로 줍는다.
참 아름답고 여유로운 시적 변용이 아닌가..
시인은
義와 智를 지향하되 메마를 정서를 함양하고
사랑의 기쁨을 노래한다.
그러다가 석양빛이 덤이라 노래한다.
망구를 넘기고 미수를 바라보는 이 노야는
운경 시백을 바라보며 뒤따라가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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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휴게실
덤 인생
석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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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4 07:39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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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릴적 강가에 놀러가서
빠져죽을 뻔 했는데
같이 간 동네형이 구해줘서..
저도 덤의 삶을 살고 있네요~ㅎ
세월을 덤으로
줍습니다!
그것도 덤이네요.^^
석양에서 햇살을 덤으로 줍는다는
그 표현이 어찌 그리도 아름다운지요.
저도 요즘의 하루 하루가 마치 덤 같이서 고맙기만 합니다..
그게 아마도 디오게네스의 일화에서 영향 받은 것 같기도 하고요..
겨울 배추김장 다녀 오는 길
여주휴게소 에 나려
일부러 햇볕을 오래 쬐었습니다
이런 날 시간 여유가 또 언제
있을까 싶어서요
오늘 햇살이 참 따스했지요..
노시인은 햇살은 덤이라고 기가막힌 표현을 하시네요
저도 석양을 참 좋아합니다
섬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배안에서 따라 오는 석양과 해무리는
저를 감탄하게 만듭니다
석양과 해무리라
갈매기도 가악대고~
멋진 풍경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