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남자는 글을 참 잘쓰고 지식도 많은데 표현을 정말 리얼하게 했다
나도 나름 리얼한 표현이라 자타가 생각하는데 그남자 앞에선 명함도 못내밀었다
그렇게 글을 쓰면 호불호가 엄청 갈린다
나도 처음엔 호기심을 가졌지만 그 글 리얼함에 너무 질려서 어느날부터 그 남자가 은근히 싫어지더라
그 리얼함이란 예를들어 그남자의 엄마를 목욕시키고 기저귀 갈아주는 장면을 마치 눈으로 직접 보는 양
너무 세밀하게 묘사를 했었다
내글에 아주 정답게 댓글을 달아줘도 나는 억수로 냉냉하게 대했었다
그러기 전에 그 남자와 나는 (저거 엄마와 우리 엄마) 때문에 카톡을 많이 주고 받았더랬다
그때 저거 엄마는 지가 모시고 살았고 우리 엄마는 연이어 두번한 허리시술 때문에 기력을 잃으시고
섬망증세와 요실금 변실금으로 일반병원에 장기입원 하시다가 요양병원 간병실에 계셨더랬다
나는 엄마가 그만큼만 하시는데도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다...
그 남자는 나랑 동갑내기이다 부산 본토박이이고 대신동 등지에서 살았다고 했다
대구 y대학 조경학과 졸업후 부산시공무원으로 재직하다가 도시개발공사로 가서 초대 노조위원장도 하는 둥
활발하게 움직이다가 조기퇴직후 조경사업을 했다 사업이 잘되어 그 옛날에 외제차를 몰고 다니면서
골프광이기도 했단다 그러던중 사업은 살짝 기울었는데 어느날 엄마가 치매+암이 발병되었다
병원에서는 길어도 한 1년 산다고 했다 와이프랑도 트러블이 생기고..
그래서 광안리 아파트 등등 모든 것 주고 이혼하고 엄마의 고향인 밀양의 작은 아파트로 왔다
엄마가 돌아가시는 날까지 엄마고향에서 내가 모시자..그남자는 독자다
모든 엄마들이 다 그렇지만 이 남자의 엄마는 혼자서 외아들을 키운고로 정말 아낌없이 아들에게 자신을 다 던졌다고 한다
그 엄마는 올해 93세인데 아들도 몰라보고 거동도 안 되는 중증 치매환자인데 암은 안 움직여서인지 치료도 안 받는다
그 엄마가 올해 밀양에서 4년째 살고 계신다
치아가 없으니 모든 음식을 믹스에 갈아서 먹여드리고 생선을 너무 좋아하시는고로
이 남자가 주기적으로 부산 자갈치까지 열차를 타고와서 사가지고 가서는 손질해서는 먹여드린다
간병인이 오지만 목욕을 비롯해서 모든걸 이 남자가 해결한다
너무 변비가 심하시니 손가락을 넣어서 변을 파낸다고도 했다 그 엄마는 이 남자가 자기 남편인줄 알고 있다고 한다
지난 여름에는 엄마 생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하면서 1톤 트럭에다 태우고 서울 친척집을 비롯해서 동해안을
한바퀴 돌고 오기도 했다
강원도 어느 호텔에서는 이 모자를 보고 감동하여 특별히 그 가격으로 스위트룸을 주기도 했단다
나는 그때 엄마를 집에다 모실 엄두는 못내고 우리집 옆 시설좋고 간병질좋은 요양원으로 모셨음 너무 좋겠는데
그늠의 치매등급이 없는고로 그러지도 못하고 요양병원 간병실에다 모셔두고는 너무 끔찍하고 마음이 아파서
잠도 설치고 위장장애에 시달려서 내가 죽을 판이었다
그냥 우리동네로 와서 그 요양원에다 모시고 당신은 좀 편해지고 금전적으로도 궁핍하다니 경제활동도 쫌해라
당신 엄마가 자기 때문에 당신이 혼자서 그렇게 사는거 보면 좋아하시겠나? 그건 절대루 아닌 것 같다
하면서 충고? 오지랍을 떨었다
그 남자는 웃으면서 (우리 엄마는 밥도 천천히 먹고 생선없이는 못드시고 까다로워서 안 됩니다 내가 고생이 돼도
모시고 살랍니다) 단호하게 그랬다
나는 참 징글징글한 남자다 니 쪼대로 사세요..속으로 그랬다
그리고 우연잖은 기회로 여러 사람들과 그 남자를 밀양에서 두번 보았다
정말로 배삼룡과 너무 닮아서 사람들이 아들이나 동생으로 착각한다면서 자기 스스로 (배삼팔)이라고 소개해서
우리는 많이 웃었다
남자든 여자든 사람 생긴꼴이 밥먹여주는거 아니다 두번의 만남에서 나는 그 남자의 인간미와 배려,진실 그리고 짙은 고독을
보았다 사람이 참 좋아지더라 그후 지난 가을에 한번 보았고 또 한번 간다간다하면서도 못갔다
그 남자인들 왜 저무는 지 인생에 미련과 애착과 회한이 없겠는가
간병인이 오는 시간에 밀양강변 파크골프장에서 운동도 하고 사람들과 소통도 하면서 숨통 튀우면서 사나보더라
반깁스를 한고로 면회를 못갔다가 아레께 부랴부랴 음식과 과일을 싸들고 와이프랑 엄마면회를 갔었다
워크를 밀고 엘리베이트에서 내리시는데 한쪽 눈이 완전 충혈되어 계신다
놀래서 물어보니 며칠전에 그래서 안과 외래갔다가 지금은 회복중이니 너무 걱정마라면서 내 다리를 걱정하신다
우리 엄마는 그후 제일 낮은 치매등급을 받으셨다 그래서 내가 원했던 요양원에 입원하셨는데 현재 치매는 전혀 아니시다
요실금 변실금도 없어서 기저귀떼고 워크밀고 손수 화장실도 다니고 너무 상태가 좋으시다
내가 일주일에 1~2번 면회가고 수시로 전화통화도 하고 그렇게 살고있다
근데 한번씩 엄마를 생각하면 나는 눈물나고 너무너무 미안하다
왜 나는 그정도 상태인 엄마를 한집에서 모시고 살지 못할까 싶어서..
사람들은 그런다( 가정을 지켜라 그렇게 사는게 제일 현명하게 잘사는거다 나이들어서 너거 엄마도 포기할건 해야 한다)
고종사촌 누나는 저번에 그러더라..너무 괴로워마라 나는 우리 엄마 요양병원에도 한번 못모시고 집골방에서 돌아가시게 했다
그때는 막 요양병원이란게 생기기 시작했는데 정부지원이 요즘 만큼 안 되니 돈이 없어서 감히 입원도 못시켰다
저번에 다른 카페에서 어떤 남자가 그랬다..자식들 다 나가고 집도 넓고 충분히 부모 모시고 살아도 되는데
저거 편하자고 부모를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다 버리고 저거들은 놀러다닌다고..그곳의 밤은 낮하고는 달리 엄청 학대를 하는데
알고도 애써 외면하는 죄받을 인생들이라고 열을 뿜고 말했었다
내가 그랬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한 단면이 전체인 양 함부로 호도하지 마시오
당신 글을 읽고 얼마나 수많은 사람들이 가슴 아파하고 죄의식에 떨것이며 그곳으로 꼭 모셔야 할 형편의 사람들이
결심을 못하겠느냐고..)
그 남자는 형식적으로 사과아닌 사과를 했었다
얼마전에도 인간극장에 64세의 한 남자가 홀로 치매엄마를 모시고 사는 사연이 소개됐었다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이빨이 왕창 다 빠져버렸지만 엄마의 입맛을 맞추려고 요리를 하다보니 현재는 약 600가지의
요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오늘 새벽에 눈떠서 처음으로 어느 까페의 한남자 글을 읽었다..다 읽고나니 약20년전에 썼던 글을 소개했더라
부부가 중증치매어머니 모신다고 고생 많이 하셨고
그걸 옆에서 지켜봤던 아들에게는 그야말로 산교과서가 되신 훌륭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한편으론 나는 부끄럽고 잠시 찐한 죄의식에 싸였었다
(엄마~~ 눈은 쫌 괜찮아요? 우리 동네 일본늠이 하는 빵집에서 엄마 좋아하는 젠자이하고 찹쌀모찌 사들고 면회갈까?)
물어보려고 전화하니 목욕중인지 프로그램중인지 전화를 안 받으신다 만약 받았더래면 아마도 그러셨을 것이다
(아이고~~ 말라꼬? 며칠전에 왔다갔는데 날도 춥고 다리도 션찮은데 다 낳으면 온나
엄마는 잘있다 엄마 걱정 너무 하지말고 너거 부부 맛있는거 사먹고 어데 좋은데 놀러나 가거라)
엄마를 생각하면 그냥 나는 늘 가슴이 먹먹하다 나중에 너무너무 후회하고 죽어서도 좋은데 못가고 지옥에나 갈 것이다
그럼 죽어서는 이 카페분들하고는 못보겠다 그죠? 다들 천사표시니 ㅋㅋㅋㅋㅋ
첫댓글 그 64세 아저씨 인간극장 나왔어요?
저는 세상에 이런일이 에서 봤어요.
잘하고 계신겁니다
어머니 생신에 전화도 안하는 아들도 있어요
ㅎ~
오지랖 오타내셨어요.
그분 책도 냈어요 유명인사던데요? 저도 오지랍 쫌 넓어봤음 좋겠어요 ㅋㅋㅋㅋ
조인성 정우성나오는 (더 킹) 영화보고 콩나물국밥 한그릇 하고 왔어요
전복숙회랑 젠자이 사가지고 엄마 면회가려해요 2:20분경에
편안한 하루되셔요 ^^
찹쌀떡은 안 가져가시는 걸로~
치아부실한 노인분들께 찹쌀떡
의외의 사고를 불러오기도 한다는 말
들었습니다
부모님이 하늘아래 계신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럽습니다
어떻게 모시든 그건 형편에따라
정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양병원엔 붙여 뒀더라구요 떡은 반입금지라고 요양원은 그런거 없어요
불교재단이라서 떡을 간식으로 자주 주기도 한데요 우리 엄마는 워낙 참쌀모찌를 좋아하셔서 ^^
불효자는 웁니다,,,ㅠㅠㅠ~
있을때잘해라,,,,노래가사처럼,,,,
안나님은 그냥 막연한 느낌상으로 별로 (효녀 스타일)은 아니듯 해요 아님말고 ^^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ㅋㅋㅋㅋ그럼알아서들하세요,,,,,
그게요 그 밀양효자한테 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성원이 쏟아졌었더래요
그중엔 부모한테 잘한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그 옛날 살기 힘들었든지 시근이 없었든지 해서 부모에게 못한 분들이
더 후회되고 마음 아파서 그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그냥 제 마음가는대로 엄마 대합니다
자주 미안하고 먹먹하지요 ^^ 건강하시죠?
글을 읽고서 멍멍 합니다.
바로 댓글을 달 수 없을 정도로...
저두 맏이인데
어머니랑 따로 삽니다.
참으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부모가 원하는건 자주 연락하고 얼굴보여드리는거라고 생각해요
편하게 거동하시고 소화 잘 하실때 맛난거 많이 사드리세요
불효자가 주접 떨어서 미안해요 ^^
@나동선 넵!
이번주말에 어무이 뵈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