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화장 즐기는 자녀화장·성형·피어싱으로 예뻐지는 10대, 마음은 어떨까? 새미는 일요일 오후 친구와 약속이 있다며 집을 나섰다. 새미의 얼굴을 본 엄마에겐 유난히 붉게 칠해진 양 볼이 눈에 띄었다. “새미야, 볼 화장이 너무 진하니 좀 지워라.” 애써 진정하며 말하는 엄마에게 새미는 “나보다 더 진하게 화장하는 애도 많아요”하며 천연덕스럽게 대꾸한다. 사실 새미는 초등학생 때부터 엄마가 챙겨주는 기초화장품을 사용해 왔다. 그런데 중2가 되면서부터 화장은 점점 색조화장으로 변해갔다. 엄마는 아이가 화장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아 제지하고 야단도 쳐보지만 새미는 듣지 않는다.
유혹에 쉽게 물드는 미성년 자녀 대화로 학생 기본 태도 일깨워야 부처님 “방치한 부모는 어리석다”
우리나라 10대들의 화장, 피어싱, 성형과 같은 외모 가꾸기는 이미 10년 전부터 유행되기 시작하였다. 매장에는 값싸고 다양한 뷰티 제품이 넘쳐나고 부모 도움 없이도 언제든 쉽게 화장품을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다. 화장은 10대들에게 이젠 거역할 수 없는 새로운 문화로 정착하는 것 같다. 따라서 어느 정도는 10대들의 화장을 수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현장의 교사들은 요즘 청소년들의 화장이 점점 더 두꺼워지면서 교칙 준수와 학생들의 욕구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탈선행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부모에게 딸은 예쁘고 멋지게 보일수록 좋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아직 어린 딸이 색조화장과 성형까지 하며 예뻐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부모는 딸에게 성형을 시키고 색조화장을 권하며 치마를 더 짧게 만들어주는 등 외모 가꾸기를 삶의 우선순위에 두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소수의 부모와 아이들이 대체로 다른 10대들의 모방심리를 자극하고 유행을 이끌며 세인의 조명을 받는 매력적 우상이 되기도 한다.
발달심리학적으로 10대는 미성년자이다. 미성년은 충동적인 면이 강해 쉽게 유혹에 물들지만 책임지기에는 능력의 한계가 있어 가정에서 부모의 보호와 돌봄을 받으며 인격적인 성숙을 이뤄가는 시기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가 잘못된 길을 가면 바르게 인도하고 가르쳐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 다시 말해서 10대 자녀가 학생으로서의 신분에 맞지 않는 지나친 행동을 보이면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이유를 들어보고 대화로 해결점을 찾아 같이 노력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상이 다 그러는데 어쩔 수 없잖아요’라는 체념의 말이나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부모역할과 책임을 회피한 현명하지 못한 태도이다.
이와 관련하여 부처님께서 말씀한 내용이 있다. “앙굿따라니까야”를 보면, 부처님은 어리석은 자의 세 가지 특징을 들고 있다.
“수행승들이여, 세 가지 특징을 갖추면 어리석은 자임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잘못을 잘못이라고 보지 못하는 것, 잘못을 잘못이라고 보고나서 여법하게 참회하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이 잘못을 지적해도 여법하게 수용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이 말씀에서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잘못이라고 알지 못하거나,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알면서도 방치하거나 또한 부모의 잘못됨을 알고도 고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어리석다는 것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10대의 피부는 건강하고 맑다. 그 맑고 여린 피부에 방부제가 포함된 강한 화장품을 바르는 것은 이로움보다 해로움이 더 많다. 부모는 이런 사실을 들어 지나친 화장이 왜 피부에 좋지 않으며 학생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태도는 무엇인지 등을 자녀와 터놓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물론 결정은 자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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