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10세기 이스라엘 솔로몬 왕이 시바왕국의 여왕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대의 나라는 왜 태양을 숭배하는가. 앞으론 여호와를 믿도록 하라."
시바의 여왕은 진기한 보석들을 보내 솔로몬을 달래려 했으나 솔로몬은 오히려 크게 노해 군대를 보내 혼내겠다고 했다.
여왕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 하도 물산이 풍부한 나라이다 보니 갖가지 선물을 싣고 첫 번째 낙타가 출발한 뒤
마지막 낙타가 떠나는 데 사흘이 걸렸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 이야기는 오랫동안 전설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고고학자들이 아라비아반도 남쪽 사막 밑에서 3000년 전 고도로 발달했던
문명의 자취를 발굴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지금의 예멘 지역이다.
시바왕국은 홍해를 거쳐 지중해 연안으로 통하는 아라비아반도 교역 요충이었다.
주로 인도의 향료를 사고파는 무역로여서 실크로드와 구별해 '스파이시(spicy·향료) 로드'라 불렀다.
왕국은 자기네 땅을 지나는 카라반(대상·隊商)들에게 상품값의 10%를 통행료로 걷어 부(富)를 불렸다.
▶지금 예멘 사람들에게 이런 영화(榮華)는 흘러간 꿈일 뿐이다. 근대 들어 포르투갈이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인도·중국으로 통하는 해상 항로를 개척함으로써 예멘은 아랍권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으로 떨어졌다.
현재 1인당 국민소득 720달러로 최빈국(最貧國)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