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4월4일(수) / 출발 첫날(D-day)
나의 바이크를 가지고 일본으로 간다는 설레임으로 아침에 평소보다 일찍 눈이 떠졌다. 집사람 이슬이의 눈치를 힐끗보니 나혼자 자기 좋다고 바이크로 훌쩍 일본으로 간다는게 못내 아쉽다는 표정이었다. 물론 잘 다녀오라고 했고 나 혼자 갈수 밖에 없는 사정이라 혼자 보내기는 하지만 이슬이의 마음은 말 하지 않아도 나는 다 안다. 그래 잘 갔다 올께, 미안 해!
서울역에 도착하니 9시15분. 여기저기 서서 기다리는 할리 복장의 몇 명이 눈에 띄었지만 나 혼자 3층 KTX 매표소로 가서 미리 예약 해 놓은 표를 받아서 10시 출발, 13시 부산 도착의 시간표를 확인 하고 아침식사로 햄버그라도 먹을 참으로 롯데리아를 들어 가니 평소에 잘 알고 있는 채철 고문님께서 “어이, 이사장!! 잘 잤는가? 아침 식사 하고 같이 커피나 한잔 하시게나” 하시면서 기분 좋은 웃음을 건네신다.
햄버그 큰놈으로 하나 게눈 감추듯 해 치우고 커피도 한잔 하고 시간만 계속 체크를 하면서 건성으로 채철 고문님과 얘기를 한다. 드디어 10시15분 전이다. 자~ 이제 들어 가야지. KTX 특실로 자리를 찾아가서 앉았다. 이제 가는구나 기다리던 일본 렐리를…..
기차 안은 조금 더웠다.
일본 가서 바이크 타면 덥지나 않을까? 그곳에는 벗꽃이 만개 했다던데, 비는 오지 않으려나?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골똘히 하다가 잠깐 졸았다. 어제 밤의 설레임으로 잠이 부족했던가 보다. 깨어보니 대전인데 다시 객실로 우루루 손님들이 몇 명 들어 와서 자리를 잡는다. 그 중에는 할리 복장의 손님도 몇 분 눈에 띄었다. 잘 모르는 분들이라 가벼운 눈인사로만 대신하고 다시 눈을 지긋이 감고 상상의 나래를 펴 보기로 했다. 가끔씩 떠 보는 실눈 사이로 봄의 풍경이 차창 넘어로 참 이쁘게 보인다고 몇 번이나 생각 하면서 꿈을 실은 기차는 부산으로 부산으로 향했다.
13시, 부산 도착을 알리는 여객전무의 차내 방송이 있고 사람들이 분주하게 내릴 준비를 마치고 기차에서 내려 선다. 날씨가 너무 좋다. 역시 부산은 서울 보다 따뜻하다. 개찰구를 나와서 할리 복장의 라이더들이 몇명씩 모여서 점심 식사 할 곳을 찾아서 자유롭게 이동 하고 있었다. 시간이 넉넉하니 천천히들 식사 하고 각 팀별로 부산항 출국장으로 모이라는 김종인 호그 코리아 회장님의 지시도 있었는데 나는 로지텀 형님과 같이 회장단 및 미국인 토니 부부와 같이 10명정도가 한팀이 되어 부산역 앞의 아리랑 호텔 2층 한식당으로 들어 가서 맛있게 점심을 했다. 불고기 정식, 참치구이 정식 등을 식성대로 주문해서 먹고 커피도 마시고 담배들도 열심히 피고 내려와서 부산역 앞에서 택시를 나누어 타고 부산항 출국 수속을 밟는 곳으로 이동했다. 5분 정도의 짧은 거리였지만 택시로 이동하여 출국장에 도착하니 장원기 집행위원장이 어제 트럭으로 운송되어 온 바이크 및 호남지회 등에서 직접 타고 온 바이크등 총 31대를 잘 정열 해 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출국하는 호그회원 수는 48명(텐덤 및 같이 가는 가족들 포함)과 여행사 가이드 3명 등 총 51명이 모여서 바이크의 해외 반출 통관 절차를 끝내고 각자 라이더들이 직접 바이크를 타고 배안 화물실로 들어 가서 배가 롤링 해도 움직이지 않게 밧줄로 꽁꽁 잘 묶어서 안전하게 세워 놓고(작년 제주도 갈 때 경험 했던 것과 같음) 개인개인의 세관 출국 통관 심사를 마치고, 6시경 면세점을 통과하면서 몇 가지 필요한 것들을 구입 할 사람들은 구입을 하고 오후 6시20분 우리를 싣고 일본으로 갈 큰배로 승선을 시작했다. 얏~호!!! 드디어 우린 배로 올라 갔다.
나는 234호실을 배정 받고 4명이서 한방을 쓰게 되었다. 호그 팀들은 대부분 1등실 2층 침대로 되어 있는 방에 4명씩 한방을 썼다.(뒤에 알고 보니 나 외의 3명은 모두 ”라이더스 칸”의 클럽 회원들이었다, 김복수, 김경희, 강창문 님) 이들과 일본투어 내내 같이 어울리고 로지텀 형님도 함께 했다.
승선 후에 방을 배정 받고 간단히 씻은 다음 8시에 3층 대식당에서 저녁 선상 만찬(?)이 있었다. 만찬의 내용은 생각 했던 것 보다 많이 못했지만 같이 가게 된 호그 멤버들과의 친교를 가지는 시간이라 노래도 부르고 얘기도 하고 서로 소개 및 인사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가운데 우리를 실은 배는 부산항 영도 다리 앞을 지나 현해탄의 뱃길에 올랐다. 그렇게 큰배 인데도 오늘의 날씨가 파도를 불러 배가 조금씩 롤링을 하기 시작하자 뱃멀미에 약한 분들은 멀미약을 받아서 먹기도 하고 나름대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괜찮은 분들은 모두 내일부터의 일본 렐리를 기대 하면서 하나 둘씩 각자의 방으로 돌아 가서 11시경에는 모두 방으로 들어 가서 잠을 청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해외 출장이 많아서 밤에 아무데서나 자도 잠을 잘 잘 수 있는 습관이 있는데도 일본 렐리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 그리고 배가 좀 많이 흔들리는 것에 신경이 쓰여서 인지 다음날 아침까지 거의 눈을 뜨고 있었던 것 같은 선잠을 계속 잤다. 윗층 침대에서 자면서 코를 골던 분의 코고는 소리도 잠을 설치는데 일조를 했으리라….
현해탄의 밤은 깊어 가고 한국측의 휴대폰 전파도 끊어지고 우리는 동쪽으로 시모노세키 항을 향해 조금씩 움직여 가고 있었다.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를 짓고 있었다.
10:00 서울역 KTX 출발 ---> 13:00 부산역 도착 ---> 13:30 중식 ---> 15:00 세관통관
17:30 바이크 출국 신고 및 승선 ---> 18:00 개인 출국 신고 및 면세점 --->18:20 승선
20:00 선상만찬 및 친교의 시간 ---> 23:00 각자 방으로 가서 취침 준비 |
첫댓글 캬~~! 엄청 설레셨던것 같습니다. 제가 가보는것 같습니다... 자세하게 많이 올려주세요... 담편이 더 궁금 합니다...
다음편이 기다려지는 설레이는 투어후기입니다`그런데 콜감사님이 글씨가 작아 안 보이실텐데
글씨를 좀 키워보고 변경을 시도 해 보고 있는 중입니다
현해탄은 알고있나 제1탄***소설같은 줄거리 시나리오같은 구성***글솜씨를 보니 작가해도되겠다 캬~~~죽인다 2탄 기대하시라~~~
음..눈에 힘주구 봤씀다 생생 뉴우습니다..시모노세끼 ... 손수건 흔들며 잘 댕겨오라구 헌게 61년전이라는 아버님 말씀 (올초 식구 식사때.. 아버님이 80 이신데 중,고를 일본에서 댕기시다가 해방되서 잠깐 나오실때 일본여친이 ...시모노세끼 )
제가 배위에 올라있는것처럼 사무실이 흔들리네요..ㅎㅎ 설레는 기분이 저한테도 느껴지는거 같습니다. 계속 올려주세요^^*
투어전에는 다들 잠을 못주무시는구나~~~ㅎㅎㅎ. 잘 보았습니다.
행님 잘다녀오셨다는 말씀에 지는 강화도 보문사 배타고들가 행님의노고를 생각하는시간을 잠시 가져봤슴다......단결!!!!!!!!
아직까진 전초전인듯 싶음니다. 담편이 더기대됨니다.
두근 반 세근 반 가슴 쿵쾅거림 할리 소리 맞먹을 듯 얼마나 설레었을까요
아시잖아요? 처음 망상렐리에 참가 하던 그때의 그 설레임..... 비슷 한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