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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 안 철 수
이 편지는 강원도 춘천에 있는 102보충대에서 신병교육 훈련소를 받고 있는 아들에게 보낸 인터넷 카페에 올린 편지글입니다.
1.
다빈아, 아빠다.
널 혼자 낯선 먼 곳에 떼어두고 오자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고 기분이 무척 착잡하더라. 그러나 늠름한 대한민국의 사나이가 되어 우리 앞에 서게 될 날을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든든한 마음이 들기도 하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들기도 하겠지만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서 생활하다보면 어디에서든 쓸모 있는 모범적인 사병이 될 것이다. 군에서의 생활이 앞으로 네가 살아갈 날들의 밑거름이 되어 너를 더욱 성장시킬 것이라 믿는다.
지금까지 부모님께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듯이 군 생활도 그렇게 한다면 분명 너는 훌륭하고 멋진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군인이 될 것이라고 아빠는 믿는다.
대한민국의 장하고 멋진 군인이 될 안다빈!
입대 전 너와 많은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지만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는 말아라. 엄마와 아빠는 이 세상에 누구보다도 널 아끼고 사랑한단다. 가까운 곳보다 강원도라는 낯선 땅으로 가면서 '언제 여기 와보겠느냐, 오히려 잘되었다'고 하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나름대로 각오를 다지는 너의 모습에서 '이젠 다 컸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단다.
다빈아, 나눔의 시간에 우리가 함께 불렀던 진짜 사나이 노랫말처럼 진짜 멋진 사나이가 되어 반가운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훈련 마치는 날까지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생활 잘하고 한 달 뒤에 멋진 사나이의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로 하자.
사랑한다. 우리아들 안다빈.
너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을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리마. 힘들 땐 엄마 아빠 그리고 누나, 널 사랑하는 우리 가족을 생각하렴. 너의 뒤에는 항상 널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항상 건강에 유의하렴.
2013년 3월 27일
널 사랑하는 아빠가.
2.
다빈아,
몸 건강하지?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느라 힘들겠지. 하지만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에 입대한 우리 다빈이가 아빠는 너무도 자랑스럽다. 물론 가족과 떨어져 낯선 곳에서의 생활이 어색하고 힘들겠지만 너의 또 다른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생활해 간다면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굳건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고 생각하렴.
네가 입고 간 옷이랑 함께 보내 준 편지, 엄마랑 꼼꼼하게 의미 있게 읽었다. 특기도 네가 원하던 수송대대 운전병으로 갈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단다. 군에서 배운 기술과 지식이 제대 후 사회에서 너를 지탱하게 해주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하나하나 배우고 익히렴. 12사단 을지신병하나대대 제1중대 2소대 92번 훈련병 안다빈!
너의 1중대 이진용 중대장님은 참 자상하신 분 같더라. 입소 첫날 하루의 일정을 카페에 자세히 적어주셔서 마치 이 아빠가 너와 함께 입대한 것처럼 알 수 있었단다. 그 글을 읽고 나니 그동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젠 걱정을 내려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빈아, 하루하루가 힘들겠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 간단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생활하렴. 어디에서건 능력을 갖추게 되면 그 능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게 되고 그 능력이 대접을 받게 되어있단다. 훈련을 마치는 날까지 다치지 말고 항상 몸 건강하고 수료식날 누나랑 함께 가마. 엄마는 일정상 함께 가지는 못하지만 엄마의 마음도 함께 가지고 가마. 항상 건강에 유의하고 동기들과도 훈훈한 전우애 나누며 잘 지내렴. 5월 2일 수료식날 우리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이곳을 통해 종종 편지 적으마.
참, 방금 누나에게 연락이 왔는데 너 입대 전 삼성 공모전 낸 것 <동상> 받았다고 한다. 안다빈 축하한다. 또 쓰마. 안다빈, 아자 아자 아자! 화이팅~!!
2013년 3월 30일 토요일 오전에
널 사랑하는 아빠가 쓴다.
3.
다빈아.
널 군에 보내고 첫 번째 맞이하는 일요일이다. 어제 광주에서 누나가 집에 왔단다. 우리 가족은 요즘 온통 네 소식과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봄인데도 바람이 차가운 휴일 아침이다. 네가 있는 그곳은 아마 더 춥겠지? 오늘은 일요일이라 너도 달콤한 휴식 시간을 갖겠지만 마음까지 여유롭지는 않을 것이야.아직은 사회인과 군인의 경계에서 모든 것이 어색하고 자유롭지 못함이 널 힘들게 할 것이다. 어제는 네가 5주간의 기본 훈련을 마치고 가게 될 야수대 카페를 방문하여 그곳에 올려진 영상을 보며 네가 받을 교육과 훈련 등 그곳에서의 일정과 환경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단다.다빈아. 인간은 누구나 적응하기 전까지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살아간단다. 그러나 새로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자기 것으로 만들어 익숙해지게 되면 그것이 자신의 능력이 되는 것이란다. 혹시 편지 쓸 기회 있으면 5월 2일 수료식 때 챙겨 갈 것이니까 먹고싶은 것 필요한 것 적어 보내렴. 엄마가 함께 가지 못하니까 아빠가 챙겨가마.다빈아. 새로운 환경을 두려워하지말고 즐겨보아라.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이 있잖니. 어차피 겪어야 할 일 즐거운 마음으로 하게되면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기는 거야. 알았지? 아빠가 편지 쓸때마다 딱딱한 내용만 쓰는 것 같아 미안하긴 하다만, 아빠는 군에서의 네 생활이 분명 널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고 있다.다빈아. 주일에는 성당에 가서 미사를 꼭 보도록 해라. 그리고 훈련 중 아프거나 다치면 어려워하지말고 소대장님에게 말씀드려 치료를 받거라. 참고 견딜 수 있으면 견뎌보고 도무지 참기 힘들면 꼭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훈련을 받으렴. 밥은 잘 먹니? 군대 밥과 반찬이 네 입에 맞지 않을 수 있겠지만 본격적으로 훈련을 받게되면 아마 밥맛이 꿀맛이 될거다.소대원들이 거의 네 또래더라. 4월생들도 많고.... 훈련중에 동기들이랑 간단하게 생일 파티라도 했음 좋겠다. 이렇게나마 아빠가 하고싶은 이야기 너에게 할 수 있어 좋다. 또 기회있음 쓰도록 하마. 건강해라. 92번 훈련병 안다빈! 추웅서엉!!2013년 3월 마지막날널 사랑하는 아빠가 쓴다.
4.
다빈아, 잘 지내지?
일정상 오늘부터는 군인으로서의 기본 동작을 몸에 익히는 제식훈련을 하는 날이구나. 요즘은 학교에서도 교련 과목이 없어 제식훈련에 대하여 낯설고 힘들 줄 안다. 하지만 군인이 갖추어야 할 기본 동작이고 자세이니 힘들어도 참고 하나하나 몸에 익혀서 마음보다 몸이 먼저 알아서 동작을 취하는 군인의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을 갖도록 하렴.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감기에 걸리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 아빠는 내내 걸리지 않던 감기에 며칠 전 걸려 요즘 힘들게 생활하고 있단다. 어제는 누나가 운전 연습을 한다고 해서 사랑이까지 우리 가족 모두가 와온으로 갔다가 다시 별랑 화포까지 운전 연습겸 바람도 쐬고 쑥을 캐왔단다. 오늘 누나랑 엄마가 편지를 써서 우체국에 가서 우표 사서 동봉하여 보낸다고 하더라. 시간 날 때 엄마에게 편지도 하고 그러렴. 너희 자상하신 이진용 중대장님이 날마다 올려주시는 하루 일과를 엄마랑 누라랑 함께 보며 우리 가족들은 요즈음 너와 함께 병영 생활을 하고 있는 느낌으로 하루하루 생활하고 있단다. 아빠는 시간 날 때마다 너에게 이렇게 편지를 쓸 수 있는 것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다빈아,
이제 시작이다. 늘 말했듯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배우고 익히렴. 오늘은 4월 1일 만우절 날이다. 군에서는 만우절이 별 의미 없는 날이겠지?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만우절 이벤트 행사로 오늘 하루 떠들석 하겠구나. 어제 성당에 가지 않았니? 을지성당에서 올려놓은 사진 중에 새내기 훈련병 사진이 올라왔기에 혹시나 하고 너를 찾아봤는데 안타깝게도 너는 없더구나. 왜 성당에 가지 않았는지 엄마가 궁금해 하고 걱정하더라. 아무쪼록 훈련 마칠 때까지 항상 건강에 유의하고 특히 감기 조심하렴. 시간 날 때 또 편지 하마.
열심히 생활하렴. 92번 훈련병 안다빈 파이팅~!
2013년 4월 1일 월요일 아침에
널 사랑하는 아빠가 쓴다.
P.S 102보충대에서 엄마랑 찍은 사진 첨부 파일로 보낸다.
5.
다빈아,
오늘은 날이 좀 풀린 것 같다. 어제는 분대별로 찍은 단체 사진에서 너의 밝고 건강한 모습을 보게 되어 참으로 반가웠단다. 군복을 입고 베레모를 쓴 너의 모습이 멋지고 기특해 보이기도 했다. 유난히 잠이 많은 우리 다빈이가 제일 힘든 것은 아침 기상 시간일 것 같구나.
6시에 기상하여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네가 안쓰러워서인지 아빠도 오늘 아침에는 4시 30분경에 눈이 떠지더구나. 힘들다고 생각하지 말고 적응해 가다보면 일찍 일어나는 하루가 얼마나 알찬지 알게 될 것이다.
어제 제식훈련 받느라 힘들었지? 차렷, 열중 쉬엇. 우향우, 좌향좌 등등 평소 해보지 않은 것이라 용어 자체도 힘들고 몸이 따로 놀고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헤깔릴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며칠 뒤면 몸이 먼저 알아서 스스로 동작을 취하고 자세를 잡게 될 것이다.
하루하루 일정을 잘 소화해서 몸에 익히고 정신훈화 시간에는 너의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니 하나하나 귀담아 듣고 머리에 간직하도록 해라. 아빠가 하는 말이 잔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어른들이 하는 말들은 다 너를 위한 조바심과 염려 때문에 하는 말이다. 행여 누군가가 너의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할지라도 금방 불쾌감을 표현하려 하지 말고 받아들여 마음으로 삭히려는 태도가 단체 생활을 하면서 꼭 필요하단다.
다빈아,
여기 순천은 벚꽃이 만발하여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계절이라 훈련 받는데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다. 어느새 일주일이 흘러가지 않았느냐. 2년 금방이다. 너의 2년 동안의 군복무 기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항상 생각하고 너의 삶에 보탬이 되는 준비 기간으로 생각하렴. 아빠는 날마다 너에게 편지를 쓰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어서 나름대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집에는 별일 없으니 걱정하지 말고 항상 몸조심하고 건강에 유의하도록 해라.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지 않느냐.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한 법이다. 아빠는 우리 다빈이를 믿는다.
너는 무슨 일이든 훌륭히 해낼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단다. 너의 가능성을 믿고 하루하루를 생활하다보면 달라진 너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너의 안부를 묻더라. 김종배 선생님과 류근석 선생님이 12사단에서 근무를 했다고 하시더라.
다빈아, 오늘 하루도 힘들었을 테니 편안한 마음으로 단잠을 자도록 해라. 힘내자 안다빈, 충성!
2013년 4월 2일
2013 순천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순천에서
널 사랑하는 아빠가 보낸다.
6.
다빈아,
어젯밤에는 편안히 잘 잤니? 감기는 걸리지 않았어? 아빠는 아직도 감기를 몸에 담고 있다. 그 녀석을 떼버려야 하는데 엄청 끈질기구나.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여 참 좋다. 어제 거기는 비가 내렸다는데 춥지는 않았니? 아빠는 아침에 출근하여 맨 먼저 하는 일이 을지신병하나부대 카페에 들어와 너에게 편지를 쓰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고 있단다. 어제는 3키로 구보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무척 힘들었지? 그동안 사용하지 않던 근육이 깜짝 놀라서 며칠 동안 다리 근육이 뭉쳐 온몸이 뻑적지근 할 것이지만 곧 풀릴 것이니 걱정하지 말아라.
밥은 잘 먹니? 군대 밥이 네 입맛에 맞지 않을지 몰라도 힘든 훈련을 받고나서 먹는 밥은 아마 꿀맛일 것이다. 아빠가 듣기로 12사단 훈련소 밥맛이 제일 좋다는 소문도 있더라. 식사시간에는 절대 거르지 말고 충분히 먹고 열심히 훈련을 받아야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다빈아,
벌써 일주일이 지났구나. 지난 주 화요일 너를 춘천 102보충대에 데려다 주고 온 날. 너무 먼 곳이라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다행히도 이렇게 카페를 통해 너에게 편지를 할 수 있어 조금은 위안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군대의 패턴에 빨리 적응하는 일이다. 낯선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이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적응하려고 노력을 하면 자연스레 적응이 될 것이다. 오늘은 엄마가 경배 전화번호를 찾아서 전화를 해서 너를 아는 선배나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라고 해본다더라. 딱딱한 아빠 편지보다는 너와 함께 지내던 친구들 편지를 받는다면 더 즐거운 마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오늘 하루도 다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배우고 익히렴. 항상 밝은 표정 잊지 말고 그곳에서 나누는 전우애가 평생 네 기억속에 남게 된단다. 나와 너, 우리. 단체 생활에서의 '우리'라는 공동체가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오늘도 힘들고 지치겠지만 의미있는 하루를 만들어 보렴. 우리아들 안다빈, 힘내자! 화이팅~!
2013년 4월 3일 수요일 아침시간에
순천에서 아빠가 쓴다.
7.
다빈아, 아빠다.
오늘은 누나가 먼저 카페에 편지를 썼구나. 어제 엄마는 광주에 올라가서 집에 사랑이랑 둘이만 있었다. 사랑이 혼자 집에 떼어두고 오느라 오늘 아침에 조금 늦게 출근했다. 사랑이 보고 싶지? 누나가 사랑이 사진 올려두었더라. 다빈아, 이젠 서서히 적응이 되고 있지? 익숙해지면 별 것 아닌 것인데 처음엔 늘 어색하고 힘든 거란다. 이기는 사람은 과정을 위해 살고 지는 사람은 결과를 위해 산다는 말처럼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말고 살아야 한다. 내일이면 3중대 훈련병들이 너희 신교대로 오는 날이구나.
이제 이곳의 벚꽃은 활짝 피었다가 하나 둘 꽃눈처럼 흩날리며 떨어지고 있다. 어제는 다빈이 네 카톡 프로필을 보니 빙그레 웃고 있는 네 사진과 "잘다녀올게요 2013.03.26-2014.12.25"라고 쓴 글이 있어 한참을 들여다 보고 있었단다.
아빠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그날이 무척 기다려진다. 그날이 금방 오겠지? 열심히 살면 지루하지 않고 의미 있는 하루하루로 채워질거야. 참, 경배에게 문자 보냈다. 여기 카페 주소 알려주고 시간 날 때 너에게 인터넷 편지 하라고 했으니 기다려 보렴. 다빈아, 건강해야 멋진 군인이 될 수 있으니 아프지 말고 오늘도 최선을 다해 지내보자. 안다빈! 파이팅~!
2013년 4월 4일 목요일 아침에 아빠가 쓴다.
8.
다빈아,
오늘은 무슨 일을 했니? 아마 일정상 수료식 준비 기간이니까 수료식 준비를 했을까? 엄마는 어젯밤에 터미널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하여 오늘 해외로 떠났단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러 낼모레면 수료식 날이구나. 아마 네 마음도 아빠나 누나처럼 그날이 엄청 기다려지는 날일 것이다. 누나는 내일 학원 마치면 노트북 챙겨서 내려오기로 했다. 누나가 오면 가져갈 물건들 하나하나 챙겨 떠날 준비를 해야겠다.
다빈아,
몸은 괜찮니? 며칠 후면 널 보게 된다고 생각하니 아빠는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건강하게 그때까지 잘 지내렴. 힘들고 어려운 훈련과정을 무사히 마친 우리 다빈이가 아빠는 엄청 자랑스럽게 생각된다. 이번 훈련소 기간처럼 군 생활에 하나 둘 적응해 가다보면 어느새 후임들이 들어오고 그러다보면 제대할 날이 다가올 것이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간단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전우들과 함께 견디다 보면 모든 일들이 술술 풀리게 됨을 잊지말거라. 이철환 님의 '반성문'이란 글이 캘리그라피로 써져 있어서 그 속에 네 사진을 첨부하여 보낸다. 너도 박수 받는 사람보다 박수 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렴.
안녕. 낼 또 쓰마.
2013년 4월 마지막 날
순천에서 아빠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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