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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The Guardian 2015-10-9 (번역) 크메르의 세계 분석 : 부패 혐의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여권 내 고립 가능성 Najib Razak at risk of isolation amid Malaysian corruption scandal 기사작성 : Praba Ganesan (사진: Olivia Harris / Reuters) 7억 달러 뇌물수수 혐의로 위기에 처한 말레이시아 총리 나집 라작. (쿠알라룸푸르) ---- 말레이시아는 혼란에 빠진 국가이다. 현 총리인 나집 라작(Najib Razak: 1953년생)은 7억 달러의 돈을 자신의 개 계좌에 예치하여 백주대낮에 강도짓을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나집의 정치 인생에서 최악의 위기가 전개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홍콩 경찰은 그와 관련된 수사를 시작했다. 스위스 당국은 1MDB(원엠디비: 1Malaysia Development Berhad, 말레이시아 개발기업) 관련 은행 계좌들에 예치된 수백만 달러의 예금을 동결시켰다. 말레이시아의 국영 투자 기금인 1MDB는 이번 부정부패 스캔들의 중심에 서 있는 개발기금이다. 게다가 말레이시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왕족들인] 술탄들조차 그 동안의 침묵과 비정치적 입장을 견지하던 관행을 깨고 1MDB에 대한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나집 라작은 자신이 돈을 착복했다는 것을 부인하면서, 비판자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공세에 나서고 있다. 자신을 공공연하게 의심했던 내각 각료들은 해임시켰고, 언론을 탄압하면서, 비판 목소리 큰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처벌하고 있다. 지난 8월, 수도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가 나집 라작 정권을 반대하는 의미로 채택한 색깔인 노란 색깔의 셔츠를 입은 시위대로 가득 차자,(참조☞ 옐로셔츠 시위) 부총리인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Ahmad Zahid Hamidi: 1953년생)는 노란색을 금지시켰다. 이 반정부 시위를 주최한 시민사회 연합체인 '베르시'(Bersih) 운동의 이름인 '베르시'라는 말 역시 금지됐다. 말레이어 '베르시'는 '클린'(clean: 깨끗함)을 의미하는데, 베르시 운동은 자유 공정 선거를 수호하기 위해 2007년에 결성됐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 나집 라작은 만신창이가 됐지만 아직 KO당하지는 않은 것처럼 보인다. 나집이 한숨 돌릴 수 있었던 것은 [12개 정당의 연립] 집권 세력인 국민전선(Barisan Nasional, National Front: BN) 내에서 반대가 크지 않고, 가장 주된 야당 연합체인 인민동맹(Pakatan Rakyat, People's Pact: PR)이 우연찮게 해체된 행운 때문이다. 그렇지만 말레이시아의 여타 부분들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말레이시아는 현재 역내 경제 블록인 '아세안'(ASEAN)의 2015년도 순회 의장국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2015년 대부분의 기간을 현 정부 및 자국 통화인 링깃(ringgit)의 가치 방어에 시간을 허비했다. 말레이시아 링깃은 아시아 최악의 환율 상황을 보이고 있다. 나집의 실각 위협은 절대적으로 집권당인 통일 말레이 국민기구(UMNO) 내부에 있다. UMNO에는 부총리직에서 해임당한 [당 부총재] 무히딘 야신(Muhyiddin Yassin: 1947년생)이 잠복 중이다. 또한 과거의 동지에서 현재의 적으로 변한 마하티르 모하마드(Mahathir Mohamad: 1925년생) 전 총리도 잠재적인 인과응보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마하티르는 나집 라작의 사임 요구를 선봉에서 이끌고 있다. 나집은 이들을 두려워하여 직접적인 충돌은 피하고 있다. 그는 무히딘 전 부총리를 단 한번 만난 적이 있고, 마하티르 전 총리 대신 그의 동맹세력인 전직 장관 링 리옹 식(Ling Liong Sik, 林良实: 1943년생)에게 자신에 대한 비방과 관련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무히딘이 비록 여당 및 '국민전선' 연립정권에 대한 애정을 계속해서 표명하긴 했지만, 야당들은 무히딘 및 여타 [여당 내] 반대 세력을 나집 라작에 대항하기 위한 핵심적인 파트너들로 보고 있다. 나집 라작 총리에겐 여러 위험들이 잠복해 있다. 하지만 그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별로 없는 상태이다. 화요일(10.6), 말레이시아 '연방 법원'(=최고법원)은 '선동죄 처벌법'에 대한 합헌 결정을 내려, 정부가 앞으로도 이 법률을 계속해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선동죄 처벌법'은 영국 식민지 시절에 제정된 법률로서, 현재까지 나집에 반대하는 정치인 및 활동가 약 30명에게 적용돼 있다. 이러한 커다란 공격 수단은 나집의 반대 진영을 흔들어놓을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도리어 보다 큰 불안정으로 이어질 경우 역풍이 불 수도 있고, 그 경우 나집은 고립무원의 처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필자소개 : 프라바 가네산(Praba Ganesan)은 KUASA 사무총장이다. KUASA는 자원봉사자들로 운영되는 NGO로서, 말레이시아의 정치적 참여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이다. * 관련 게시물 - 말레이시아 : 인종정치 선동하는 여권, 보스정치 구태 못벗는 야권 (이유경 2015-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