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으로 배우는 영어 한 구절 (30)
(2008년 11-12월호)
기묘자(奇妙者), 모사(謀士)
나균용 목사
이사야서 9:6은 장차 태어나실 예수님에 대한 예언으로 중요한 구절이다.
개역성경은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라고 하였다. 이는 흠정역성경을 따른 것이라 생각된다.
“For unto us a child is born, unto us a son is given: and the government shall be upon his shoulder: and his name shall be called Wonderful, Counsellor, The mighty God, The everlasting Father, The Prince of Peace.”(KJV)
그러니까 영어의 ‘wonderful’을 ‘기묘자(奇妙者)’라고 하고, ‘counselor’를 ‘모사(謀士)’라고 분리시켜서 번역한 것이다. 이런 번역을 따른 것들도 여럿이 있다. 그런데 RSV나 NASB를 비롯한 여러 중요한 성경들은 이 두 단어를 연결하여 ‘Wonderful Counselor’라고 번역하였다.
NIV를 보자. “For to us a child is born, to us a son is given, and the government will be on his shoulders. And he will be called Wonderful Counselor, Mighty God, Everlasting Father, Prince of Peace.” 우리말 공동번역도 “우리를 위하여 태어날 한 아기, 우리에게 주시는 아드님, 그 어깨에는 주권이 메어지겠고 그 이름은 탁월한 경륜가, 용사이신 하나님, 영원한 아버지, 평화의 왕이라 불릴 것입니다.”라고 하여 ‘wonderful’이 ‘counselor’를 수식하는 형용사로 보았다. 한편 ‘현대인의 성경’은 ‘위대한 스승’이라고 번역하였다.
wonderful이라는 단어는 명사가 아니다. 문법적으로 보아도 뒤에 나오는 counselor를 수식하는 형용사라고 생각해야 옳다. 또한 예수님을 설명해 주는 다른 말들도 모두 ‘전능하신 하나님’ ‘영존하시는 아버지’ ‘평강의 왕’ 등으로 수식하는 말을 동반하여 두 단어로 되어 있음을 보아도 이 말은 “기묘자요, 모사요”라고 할 것이 아니라, “기묘한 모사요”라고 해야 더 옳을 것이다.
이 ‘wonderful’이라는 단어는 마노아에게 나타나서 그가 아들(삼손)을 낳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는 하나님의 사자의 이름으로도 나타난다. 사사기 13:17-18이다.
(개역) 마노아가 또 여호와의 사자에게 말씀하되 “당신의 이름이 무엇이니이까? 당신의 말씀이 이룰 때에 우리가 당신을 존숭하리이다.” 여호와의 사자가 그에게 이르시되 “어찌하여 이를 묻느냐? 내 이름은 기묘(奇妙)니라.”
이 구절을 흠정역은 “And the angel of the LORD said unto him, Why askest thou thus after my name, seeing it [is] secret?”이라 하여, “내 이름은 비밀(secret)이니 너에게 가르쳐줄 수 없다.”라고 거절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러나 다른 번역들은 “seeing it is wonderful”(NKJV, ASV, NASB, RSV 등), 또는 “It is beyond understanding”(NIV), 또는 “It is too wonderful.”(NKJV)라고 하였다. 우리 개역
성경은 하나님의 사자가 자기 이름을 ‘기묘’ 또는 ‘기묘자’라고 가르쳐준 것처럼 생각되지만, 흠정역 이외의 다른 영어성경들을 보면 하나님의 사자의 이름이 '기묘’가 아니라, ‘그 이름의 성격이 기묘하다,’ 또는 ‘하나님의 사자가 기묘한 분이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고 할 것이 아니다. 그는 ‘기묘한 모사’이시다. ‘놀라운 카운슬러’이시다.
요한복음에서는 성령을 ‘보혜사’라고 하였다. 이 단어를 영어성경으로 보면 Comforter(KJV, ASV, YLT), Helper(NKJV, NASB, BBE), Advocate(NRSV) 등으로 되어 있는데, NIV, RSV, NLT, WEB 등은 ‘Counselor’라고 번역하였다. ‘counselor’를 우리말로는 보통 ‘상담자(相談者)’라고 하는데, 성령께서 우리의 모든 문제들에 대해 우리와 상담하시기를 기뻐하시고, 상담을 통해 우리를 도와주신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번역한 것 같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분께 항상 기도를 통해 상담을 요청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 상담자와 성령은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 곧 인간 상담자는 우리의 문제에 대해 항상 정확한 해결 반안을 제시해 주지도 못하고, 혹 어떤 좋은 해결 방안을 제시해 줄 수는 있어도 그것을 해결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성령은 그 문제를 해결할 지혜와 능력을 주실 뿐 아니라, 실제로 그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 그런데 성령의 이러한 사역을 예수님의 사역으로 설명하고 있는 말이 곧 ‘Wonderful Counselor’이다.
그러므로 이 말은 ‘wonderful’과 ‘counselor’를 분리할 것이 아니라, 함께 붙여서 사용해야 하며, 이 놀라운 모사, 놀라운 상담자, 놀라운 해결자이신 예수님을 항상 체험하는 성도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