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봉우리 진주 보잠산(寶岑山)
(낙남정맥의 곁가지, 월아지맥의 진주 보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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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남정맥이란?
지리산 영신峰에서 낙동강 남녘 따라 김해 분성山까지 약 299km의
산줄기를 말한다.
낙남의 산들은 하동, 사천, 고성, 옛 마산 등 남해안과 마주보며
산맥을 뻗히고 있다.
이 마루금은 진주와 고성의 경계에 있는 깃대峰(521m)에서 남강으로
달리는 곁가지를 치는데 바로 월아지맥이라 한다.
“명사(名士)는 봄에 가장 많이 죽는다.”는 속담이 있다.
2월은 기온변화가 심해 뇌출혈과 심장병 같은 심혈관환자가 많은
달이다.
이맘때 가장 낮았던 기온은 1912년 2월 9일 영하 19.6도이었고,
가장 높았던 기온은 1979년 2월 21일의 영상 17.4도로 38도의
온도차이가 있다.
창밖의 햇살이 따스해보여도 옷차림에 소홀해선 안 된다.
창밖엔 봄은 창 열면 다시 겨울이기 때문이다.
입춘, 우수 다 지난 지금,
겨울의 끝자락이지만 움튼 꽃망울 터뜨리기엔 봄은 아직 멀다.
월아지맥의 보잠산(453m)은,
진주의 일반성面과 이반성面의 너른 들에 우뚝 솟아 있어 보물처럼
생각하는 봉우리 山이라 해서 보잠산이라 하지 않았을까?
오늘은 달이 아름답다는 월아山(330m)이 지맥의 끝에 있는데,
깃대峰에서 월아山을 잇는 보잠山을 산행하기로 했다.
보잠산은 월아지맥을 찾는 산꾼들 사이에는 잘 알려진 산이지만
일반 등산人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산이다.
차라리 ‘경남수목원 뒷산”이라고 하면 알기 쉽다.
어제까지 멀쩡하던 날이 아침에 일어나보니 비가 내린다,
하필이면 금요산행일인데 비가 내리다니 속상하다.
남쪽에서 시작된 비는 전국적으로 올 것이라고 아침 기상뉴스에서는
보도하고 있다.
하기야 삼일후면 경칩(驚蟄)이다.
우수(雨水) 다음 절기로 동면(冬眠)하던 동물이 땅속에서 깨어난다는
뜻으로 날씨가 따뜻해서 초목의 싹이 돋기 시작하는 절기로
계칩(啓蟄)이라고도 한다.
우수, 경칩엔 눈이 녹아 빗물이 되고 봄을 재촉하며 대지를 적시는
절기다.
앞으로도 꽃샘추위가 몇 번 더 있겠지만 내일부턴 남풍 불겠네!
매서운 겨울 녹이는 우수, 경칩의 빗물이 긴 겨울 얼어붙었던
우리네 냉가슴도 풀어줬으면 좋겠다.
아직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겠지만 이제 부터는 동해동풍이라
차가운 북풍이 걷히고 동남풍이 불면서 봄기운이 돋는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리더니 /
정든 님 말씀에 요 내 속 풀리누나.”
(평안도 수심가 중에서)
많은 비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일기예보이지만 산행일 아침에 내리는
비는 사람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든다.
한 주일 전에 앓았던 감기도 아직 낫지를 못했다.
우산을 받쳐 들고 집을 나서는데 아파트 앞 가게들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고 새벽길에는 두어 명의 행인이 빗길을 지나간다.
광주역광장, 산행버스는 도착하고 오늘도 새벽 잠 설쳐가며 38명의
회원들이 산행에 참여를 해줬다.
보잠山산행안내誌와 2월중 산악회결산서를 돌려주었다.
산행버스는 진주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많은 양은 아니지만 비는
꾸준하게 내려 차창을 적시고 있다.
어쩔 때는 윈도브러시가 속도를 빨리하면서 움직이기도 한다.
아직은 메마른 바깥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가로수는 껑충해 쓸쓸하고 그의 손발은 앙상해 볼품이 없었는데
너무 말라 애처롭기 까지 했는데 이 비에 위안이 되리라-
언제였던가.
화려한 꽃과 무성한 잎을 달고 위세를 뽐내던 시간이,
그래도 살아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어느새 몸속에 나이테 하나 더 새겨 한층 성숙해졌을 터인데 엄동을
보낸 나무가 비를 맞으며 기지개를 켠다.
적나라한 나목(裸木)의 몸짓 가로수 가지마다 봄이 꿈틀 댄다.
보송보송 얼부풀어 오르는 논두렁 밭두렁 사이로 갈까 말까 자꾸
멈칫대는 겨울 나그네,
필까말까 살얼음 틈새 엿보는 연둣빛 새싹처럼
기다리다 지쳐 탱탱 불어터진 아파트단지 내 목련꽃몽우리,
이곳저곳 두리번대고 저 할 짓 다하고 해찰하며 오는 숫봄이여!
모두 우의를 입고 커버를 씌우고 우산도 준비한 산행1팀 6명이
발산재에서 하차했다.
이들은 장흥고氏 묘 -낙남정맥 갈림길 -만수산(445m) -나동고개
-보잠산 -작당山(252m) -경남수목원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비 때문에 10여명의 1팀들이 산행2팀으로 합류해버렸다.
경칩인 시기에 농촌에서는 개구리의 알이 몸을 보한다고 하여
논이나 물이 괸 곳을 찾아가 건져 먹는다고 하였다.
또 흙일을 하면 1년 내내 탈이 없다고 하여 담을 쌓거나,
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고 해서 일부러 벽을 바르고,
보리 싹의 성장상태를 보고 1년의 풍흉(豊凶)을 점치기도 하였으며,
단풍나무를 베어 나무에서 나오는 물을 마시면 위병과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도 하였다.
아름다운 꽃과 남국의 열대식물, 그리고 나무와 숲의 이야기가
가득한 산림과 동식물에 대한 자연생태종합학습체험場인 수목원
제1주차장에 정차했다.
2팀 산행은 수목원을 구경하고 작당山 -보잠산을 왕복하는 코스다.
경남수목원은 산림 박물관을 비롯해
민속식물원, 무궁화공원, 무궁화홍보관, 난대식물원, 열대식물원,
숲속의집, 전망대, 대나무 숲, 상록활엽수원, 활엽수원, 야생동물원,
약용식물원, 수생식물원 등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숲속의 집을 지나면 맨발체험場이 시작되는데 체험이 끝나는
곳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산의 특색은 육산인데다 소나무가 주종으로 숲을 이루고 있었고
가끔은 낙엽활엽수종인 참나무도 있었다.
산은 높지 않는 400m급의 낮은 산이지만 작은 봉우리가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었다.
산행 로는 떨어진 솔잎이 켜를 이루며 깔려있고
솔방울이 길 양옆으로 환영인파처럼 줄지어 떨어져있다.
낙엽활엽수 잎들도 빗물에 살짝 젖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없다.
산에는 비는 계속해서 내렸지만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될 만한 양이다.
크고 작은 봉우리 열 개를 오르내려서 보잠산에 도착했다.
정상에서 1팀인 산행이사에게 전화를 해보니 만수山을지나 보잠산
쪽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하산시간인 16시에 맞추겠다고 말했다.
멀리서 오는 연인 기다리듯 나뭇가지 엿보며 봄꽃 기다리는 마음,
설레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올해 개화시기가 평년보다 2, 3일
늦어져 꽃 축제가 썰렁할까 걱정이란다.
오랜 겨울추위로 남부지방은 이달 10-26일 쯤,
중부지방은 26-다음 달 이후에나 봄이 꽃을 품는다고 한다.
기다리는 마음 외면 말고 샛노란 지리산산수유, 분홍빛 진해벚꽃
모두 멈칫거리지 말고 제때 활짝 피었으며 좋으련만-
산 정상은 둥 굴 넓적하게 생겼으며 역시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가천저수지, 남산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크고 작은 산과 길과
마을이 봉우리들로 둘러 싸여있다.
수목원이 넓어서 내려오는데 길을 잘못 들어 헛길을 가기도했다.
14.5km(5시간 10분소요)를 강행한 1팀이 보장산 삼거리에서
길을 잘못 들어 1시간이나 늦게 도착했다.
온통 땀으로 젖어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오늘산행이 힘든 산행
이었다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오늘 하산 주는 오리 탕이었다.
비는 왔어도, 비라고 의식할 수 없는 날씨에 하늘에 감사드린다.
(2012년 3월 2일)
첫댓글 천사
천사 Y 2012.03.04 10:23 수정 | 답글 | 삭제 | 신고
계단을 하나씩 내려가듯 써내려 간 산행기가 실감 나네요.
즐감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