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크리스마스에는 <잊을 수 없는 선물>편을 올렸었지요.
이번에도 잊을 수 없는 선물 시리즈입니다만,
그렇게 낭만적이거나 동화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쯤으로 기억하는데요.
그 당시 우리는 (언니 오빠 나) 자취를 하고 있었어요.
어머니께서 가끔 오셔서 반찬도 만들어 주시고 밀린 빨래등 이것 저것 살펴주시곤 돌아가셨지요.
어머니가 오셔서 같이 시장에 갔던 어느 날이었어요.
시장통 옷가게를 지나던 엄마는 스웨터 하나를 만져보시더니 가격을 묻는 것이었어요.
따뜻해 보이는 털 스웨터였죠.
"천오백원"이라고 주인이 말하자 어머니는 아무 말없이 그대로 가시는 거였습니다.
나는 엄마가 그 스웨터가 맘에 드시는데 돈 생각하고 못 사는 거라고 확신을 했지요.
늘 빠듯한 생활비로 두 집 살림을 하시느라 엄청나게 절약하신다는 걸 알았기 떄문이었어요.
그래서 '내가 용돈을 모아 저걸사드려야지.. ' 이렇게 마음먹었습니다.
( 저 너무 착했지요?ㅎㅎ)
용돈이라고 특별히 따로 받는 것이 없기 때문에 거금을 모으려면 차비를 아끼는 수 밖에 없었어요.
그 때 학생용 회수권이 15원이었는데 학교를 걸어다니면 하루에 왕복 30원을 모을 수 있었지요.
40분 걸리는 학교를 한동안 걸어다녔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천 오백원을 만들기 위해.
다니던 중학교가 언덕에 있어서 지름길로 가려면 147개였던가 하는
계단을 올라야했어요. 아침마다 그 계단을 숨차게 오르며 엄마의 스웨터를 꿈꾸었습니다,
집에 갈 떄는 단짝 친구 수희를 꼬셔서 같이 걸으면 심심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먹성좋던 수희가 자꾸 유혹을 합니다.
차비가 굳었으니 그걸로 군것질을 하자는 것입니다.
정말 하교길 출출할 때 포장마차에서 파는
떡복기와 갓 튀겨낸 뜨거운 핫도그는 얼마나 군침이 넘어가던지요..
그런데 한 번도 사먹지 않고 꼬박꼬박 차비를 모았습니다.
두어달 지나서 드디어 엄마의 스웨터를 살 수 있는 천 오백원이 채워졌습니다.
그때까지 다행히도 그 스웨터는 팔리지 않은 채, 그 옷가게에 진열되 있었어요.
이제 그걸 사서 방학 때 집에 내려갈 떄 크리스마스선물로 엄마께 드리는 일만 남았는데...
뜻박의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궁금하시다구요? 다음호를 기대하세요!
첫댓글 아 궁금해~~!!!!
집에 가보니 이미 입고 계신?ㅎ이라고 추측해봅니다
너의 근성이 그때 이미 발달 되어 있었나보다. 독한.... 나도 첫눈도 생각지 못한 짓을 네가 감히..... 그러나 참 대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