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벌레’다.
오늘은 2012년 한달이 남은 12월 5일입니다.
좀 따뜻하던 오후가 해가 지면서 급기야 눈발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녁 먹고 나서 학교신문에 실릴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복주초 책벌레 친구들도 학교신문에 실릴 작품을 쓰는 경험이 있겠지요. 저 책벌레는 이번이 학교신문에 실릴 작품의 글을 두 번째 쓰고 있습니다.
‘책벌레’라는 별명은 나 스스로 지었습니다. 별명을 책벌레로 짓게 된 이유는 올 3월 초 구미시 오태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 매일 도서관에 들리러 갔습니다. “베니스 상인”이라는 책을 읽고 다음 책을 빌리려고 대출 컴퓨터 앞에 줄을 서서 내 차례가 되기를 기다리는데 어떤 학생이 지나가면서 “교감선생님도 책을 읽나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소리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고맙기도 했지만 어른들, 학교 선생님들은 책을 읽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여겨졌습니다. 책벌레는 ‘아하! 이거~ 참 귀한 말이구나! 그래 내가 책을 열심히 읽어 아이들에게 책벌레라는 인상을 심어주어야겠다.’는 다짐을 저절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내 별명이 책벌레가 되었지요. 사실 책벌레는 평소에도 책읽기를 좋아했습니다. 한 예로 고등학교 2학년 때 한국 문학전집 36권을 차례로 읽는데 하루는 읽던 책이 하도 재미가 있어 공부시간인줄도 모르고 소설을 읽다가 그만 담임선생님께 들켜 읽던 책을 빼앗겨 일주일 동안 재미있던 이광수 씨의 “사랑”이라는 소설을 읽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읽던 책을 못 읽는 것도 억울한데 1학기말고사 시험에서 성적 순위가 무려 20등이나 떨어져 담임선생님께 석차 한등 떨어질 때마다 종아리 한 찰 맞기로 되어 있어서 무려 스무 찰이나 맞았던 기억이 새롭게 납니다. 성적이 20등이나 떨어진 것도 소설책만 너무 읽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 후 책벌레는 공부하는 교과서도 재미있게 읽어 요즈음은 “수능”이란 고3시험이 70년대 초에는 ‘예비고사‘라고 하여 대학교 입학시험 치는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시험에 합격하였지요. 시험을 거듭 치면서 느껴진 것은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옛날 얘기는 그만하고 다시 올 3월로 되돌아갑니다. 오태도서관에서 받은 충격으로 책벌레 교감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년 소설을 읽어보기로 하고 세계 명작 44권 시리즈 책을 읽고 싶은 순서대로 책을 골라 읽기로 오태초 친구들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1주일에 한권 꼴로 읽는 것이 무척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읽을 시간이 없어서 때로는 5학년 야영장에서 읽기도 했지요. 오태초에서 31권을 읽고 홈페이지 독후감 란에 20권을 올렸습니다. 그런 후 지난 9월 1일자로 우리학교로 옮겨왔습니다. 그때 약속한 책 44권을 다 읽기로 하고 복주학교에 와서도 1주일에 한권씩 남은 13권을 다 읽었습니다. 우리학교 홈페이지 복고을 도서관에 올려져 있는 독후감을 볼 수 있답니다. 참고로 2장의 독서 자료를 함께 실었습니다.
복주초 친구들! 독서는 참 재미있어요. 작가들의 상상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도 짐작할 수 있어요. 이야기나 소설을 쓴 작가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도 있지만 거의 다가 작가들의 상상력에 의해 쓰인 책이 많습니다. 이야기를 지은 작가들이 얼마나 훌륭하게 느껴지는지 몰라요. 멀게는 2,000년 전에 이야기도 많고 가깝게는 50년 전에 지은 책들도 있습니다. 아니 창작소설을 올해 지은 책도 많습니다. 책벌레가 읽은 44권의 세계명작은 모두 오랜 옛날에 쓰인 책들입니다. 인터넷에 쓰이고 있는 “야후”라는 말은 300년 전에 쓰인 말이라는 것도 이번 독서를 통해 알게 되었답니다.
이야기 소설은 재미가 있어요. 한 예로 어떤 부자가 여행을 떠나면서 집에 수많은 보물을 도둑맞지 않기 위해 집의 문을 다 떼어지고 갔답니다. 그 이유인 즉 - 문이 없으니 도둑이 집안에 들어갈 수가 없지 않느냐? - 하더랍니다. 하하하. 웃음이 절로 나오지요. 하하하.
오늘부터 새로 세계대표문학 64권을 읽기로 하고 제 1권 트로이 목마를 눈 오는 이 밤에 읽고 있답니다. 복주초 친구들! 모두가 책벌레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