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교수님, 직원선생님!
최근 우리 대학의 미래를 두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악의적으로 ‘폐교’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법체제에서 교육부 당국조차 대학을 문 닫게 할 수는 없으며 그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입학정원 감소만을 주문하고 있을 뿐입니다.
나아가 저는 우리 대학의 미래가 탄탄하다고 확신합니다. 몇 가지 사안만 고쳐진다면 지속가능한 대학으로 우뚝 설 것이니 우리 구성원들은 그저 학생들을 ‘최고’로 가르치고 지도하는 일만 열심히 해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첫째, 우리 대학의 발전 여부는 국제자유도시와 제주특별자치도의 성공 여부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국제자유도시가 성공하려면 다양한 분야 전문 인력 수요와 공급이 원활해야 하며 이를 위하여 지역 내에서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4년제 대학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제도나 조직적으로 경직된 국립대학보다는 교수채용 관리, 교과과정 운영, 학과조정 등 학사운영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4년제 사립대학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뉴욕, 런던, 홍콩, 시카고 등 국제적 도시는 모두 4년제 사립대학이 지역의 산업과 사회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아울러 제주도는 특별자치도로서 사립대학 감독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역특성에 맞는 교육혁신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금년에 우리 대학은 항공학부를 신설하였는데 이것은 제주도와 도교육청, 그리고 지역대학이 힘을 합쳐 지역의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서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교육부의 방침에서 제주도는 제외되어야 합니다. 올해 제주도의 수능응시자는 모두 7,000명 정도입니다. 도내 4개 대학 정원이 모두 5,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제주도에서만은 학령인구가 부족하지 않습니다. 이주민 유입 등 인구 증가의 영향도 상당부분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수능응시자 중 상당수가 서울 등 타 시도로 유학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 대학 같은 4년제 사립대학에 비전 있는 전공, 고소득 취업이 가능한전공이 개설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바로 이런 점들이 우리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제주의 우수한 고교졸업생들이 매년 대규모로 육지부 대학으로 진학함으로 말미암아 해마다 늘어가는 부의 역외 유출을 계속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제주산업의 영세성과 외지자본에 종속되는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획기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바로 우리 대학이 이 부분을 책임져야 ‘도민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셋째, 주변에서는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대학 살리기를 위한 희생이 없다”는 지적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이 점에도 저는 다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에 재직 교수님들은 불과 4년 전만 하더라도 92명이었는데 지금은 65명으로 줄어들었으며, 직원선생님들도 48명에서 32명으로 축소됐습니다. 시간강사도 40% 이상 줄었습니다. 이런 구조조정의 결과 대부분 교수님들 강의시간이 주 20시간을 넘고 직원들은 예전 두 세 사람 몫의 업무를 처리해야 합니다. 총장으로서 학생들에 대한 서비스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임금 문제도 같은 맥락입니다. 과거 임금협상 과정의 하자 때문에 법원에서 학교법인이 패소했습니다. 그 때문에 시끄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가용자금은 최대한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고, 교직원 급여는 형편이 되는 대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대해 이미 대부분 구성원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대학 구성원들의 대학을 살리겠다는 ‘희생과 양보’라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대학 구성원 여러분,
우리 앞에는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적지 않습니다. 임금협상과 지속가능한 재정체제 수립, 교육부 보완평가에서 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는 불명예 탈출 등등. 그러나 이러한 과제를 풀어 나가는 데에 있어서 구성원 희생과 양보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다음의 조치들이 균형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우리 대학이 지속가능하고, ‘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벗어나려면, 가장 중요한 점이 ‘학교법인의 재정확충 책임 이행’입니다. 교육부의 보완평가 지표상으로도 ‘법인의 재정확충’은 가장 중요한 항목입니다. 따라서 법인은 ‘재정확충’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다할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둘째 국제대학교 부속유치원은 우리대학의 교비회계로 지어진 것이고, 법을 위반해서 교육용 재산을 수익용 재산으로 변경한 것이므로 이것은 원상복귀 되어야 합니다.
셋째. 법정 판결 금액은 교비로 환수되어야 하고 이를 위하여 법인수익용재산이라도 조속히 매각하고 이를 기숙사 건립 등 교육환경 개선에 투자되어야 합니다.
넷째. 대학의 발전을 위하여 신규로 재정 투자가 들어와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재정기여자 또는 재정 출연 능력이 있는 사람을 이사로 영입해야 합니다.
이상의 말씀을 드리며,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그렇습니다. 우리의 대학을 살리려는 노력은 절대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11월 26일
제주국제대학교 총 장 강 철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