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교통네트워크 논평]
대구시의 BRT 확대 거부는
자가용 중심 도시교통을 위한 비상식적 핑계:
지금 문제를 10년 이후로 미룰 이유가 없다
지방선거 전후로 대중교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5극 3특으로 대표되는 지역분권 전략은 기존의 지역분권이 사실상 수도권 중심의 교통망을 보조하거나 오히려 강화하는 결과로 귀결되었다는 점에서 대중교통망을 중심으로 하는 광역교통체계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일들은 분권의 전제 조건인 지방자치단체의 교통정책 역량, 최소한의 상식적 판단을 기대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자아낸다.
지난 7월 말, 대구광역시 당국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가 대구 지역에 고시한 세 개의 BRT 노선에 대하여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제2차 BRT 종합계획(2026~2030)'에 따르면 국가는 대구 시내에 3개 축의 BRT를 건설할 계획이다. 그런데 지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대구시는 도시철도 건설이 계속되는데다, 해당 축의 일반 차로가 왕복 4개 차로 수준으로 축소되어 도로 혼잡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 반대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구시 교통망 구조를 파악하고 있다면 이런 반대가 반대를 위한 반대임을 알 수 있다. 이들 세 개 축은 도시철도가 제공할 수 없지만(현 노선, 계획선 포함) 꼭 필요한 연계를 제공할 수 있는 노선이기 때문이다.
노선별로도 그 역할을 짚어볼 수 있다. 이들 노선은 대구 북부정류장~서부정류장 연계 및 대구 서부 종축 노선(*첨부한 노선 그림 ①), 그리고 대구공항~대구 도심 방면 연계 노선(*첨부한 노선 그림 ③), 그리고 도심부를 횡단하여 운행하는 다수의 급행 및 간선버스가 운행하는 노선(*첨부한 노선그림 ②)이다. 현재의 대구 시내 대중교통 거점 사이의 연계성을 높이고 현행 버스의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대구 도시철도 1~3호선이 제공하지 못하는 연계들이고, 계획 중인 4~6호선 또한 우회하거나 아예 지나가지 않는 노선들이다. 즉 대구시가 말하는 것처럼 현행 BRT계획은 약속된 도시철도 확대계획에 의해 대체되지 않는다.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해당 BRT 노선은 대구권의 교통문제를 해소하는데 ‘지금 당장의 해결책’에 가깝다. 반면 도시철도는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모든 축에 도시철도를 건설할 수도 없고, 물리적으로도 한 세대가 필요한 일로 ‘지금 당장의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정말 빠르게 건설해도 10년, 길게는 30년이 걸린다. 이 시간 동안, 그리고 도시철도의 사각지대나 아무래도 도시철도를 짓기에 무리인 도시의 경우에도 충분한 역량을 가진 간선 대중교통축은 필수다. 기존 도로 공간을 활용하여 이를 구축하여, 마찰 시간이나 노선 변경 등을 최소화하는 BRT는 모두가 인정하는 합리적인 수준의 보조 간선 교통축이다. 이를 스스로 확대하기는커녕, 국가의 지원조차 거부하는 대구광역시는 사실상 승용차 이용을 부추기는 지방자치단체라고 해야 한다.
물론 혼잡 비용은 BRT의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하지만 대구시의 혼잡 비용은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BRT가 사실상 없음에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보다 혼잡비용이 줄어든 부산과는 달리, 대구의 혼잡비용은 2019년 3.6조 원에서 2023년 4.1조 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도로 공간을 승용차에게 열어주는 것으로는 어차피 혼잡 비용을 잡을 수 없다. 그렇다면 도시철도와 함께, 대광위가 설정한 3개 BRT 노선을 시작으로 버스 집중 대로에 버스 우선통행체계를 확충하여 혼잡 비용을 낮추고, 이를 통해 모달 시프트의 이익을 시민들과 나누는 것이 책임있는 지방정부의 교통 계획일 것이다.
공공교통네트워크는 기존의 자가용 중심 도시교통체계를 유지 강화하는 것을 전제로 한 지방자치단체의 교통정책이 현재 지역교통이 보이고 있는 문제점의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즉 자가용을 이용하는 시민이 아니라 자가용을 더욱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유도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교통정책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을 바꾸지 않고 도시철도를 늘린다고 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당장 추가 노선이 확대된 인천광역시나 부산광역시의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이번 대구광역시의 BTR 계획에 대한 거부는 비상식적이고 반시민적이다. 최소한 이에 대한 지역 사회의 공론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밝힌다. [끝]
2026년 8월 10일
공공교통네트워크
( 참고 지도 1)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가 7월 29일 고시한 '제2차 BRT 종합계획(2026~2030)'의 대구권 3개 노선 도해. ① 서대구로, 두류공원로(대명~비산) ② 국채보상로 ③ 아양 · 신암로
( 참고 지도 2) 대구시의 2025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노선도. 5호선의 서쪽 구간 일부가 BRT선 ①과 겹치나 우회가 있으며, 서부정류장 연계는 순환선 구성을 위해 포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