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江亭
소 재 지 : 의인 동쪽 싹실 가는 길인 깊은 골 입구.
창 건 자 : 이 집
이건시기 : 1975년 安東땜 築造로 현위치인 ‘솔마당’으로 이건.
중수시기 : 2006년.
현 판
강 정 江 亭
세심재洗心齋
水月軒公께서 조용히 계시며 쉼을 즐기기 위하여 江亭을 創建하신지 300週年이 되는 해이다.
처음 창건하신 자리는 의인 동쪽 싹실 가는 길인 깊은 골 입구의
낙동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인 듯하다.
지금도 그 곳에 築臺를 쌓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수월헌공께서 官職에 나아가시기 전에는 荷塘公 權斗寅 (1643- 1719),
蒼雪齋公 權斗經 (1643-1719), 淸臺公 權相一 (1676-1760) 등
선후배들과 더불어 학문을 토론하시며 연마하셨고,
절벽과 강변에 철철이 피어나는 기화요초와 날아오르는 해오라기를 완상하시며
강물에 배를 띄워 泛月을 읊으셨고,
귀향 후에는 도산서원의 重任을 맡으셔서 도산문집 정리를 결심하셨고
유생들에 강론준비를 하셨으며 무신의병출전을 도모하기로 결정하신 由緖 깊은 정자이다.
그 후 세월이 지나면서 퇴락하여 처음자리의 서쪽으로 조금 내려와 강변에 옮겨서
자손들의 心身修鍊과 友愛를 다지는 자리로 역할을 하다가
1975년 安東땜의 築造와 함께 물에 잠기게 되어 현재 위치인 ‘솔마당’에 다시 옮기게 되었다.
여기에서도 1987년에 수월헌공의 冑孫 東冑(10代)君의 吉祀를 봉행하였고,
2001년에는 담장이 무너지고 잡초가 무성하여 자손들이 성의로 모은 재원으로
담장을 새로 쌓고 마당에 시멘트를 발랐다.
그러나 齋舍에 사람이 없고 따로 관리를 하지 못해
정자에 보관하던 案盤과 祭器와 東西齋의 문짝을 잃어버리고,
주변에 잡목이 무성하여 禽獸가 새끼를 쳐도 찾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2006년에 마을에 남은 子孫 몇 집에서 힘을 모으고 東冑와
서울 대구 등지에 흩어져 사는 자손들의 後援으로 주변을 정비하고
잔디를 깔아 말끔히 하고, 東耈는 은행, 단풍, 국화 등을 심었다.
지금은 자손들이 심신을 수련하며 조상님의 蔭德을 기리는 곳으로 활용되고 있고,
올해부터 陶山書院居敬大學의 靜坐居敬 修鍊場으로 지정하여
安東市에서 대외 이미지로 主唱하고 있는 ‘韓國精神文化의 首都’로서 역할을 다 하기 위하여
선현들의 숭고한 정신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장소로 활용하고자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자료는 漢文을 읽기가 힘든 분들을 위하여
정자에 걸려있는 記와 詩板 그리고 希齋集에 수록된 水月軒公 遺事와
우연히 습득하게 된 遺墨(복사본)에 남기신 詩를 우리 글로 옮겨서 編輯하였다.
혹시 처음 글을 쓰신 어른의 뜻이 잘못 옮기지나 않았는지
또 誤脫字는 없는지 걱정이 된다. 읽으신 분의 지적을 기다릴 뿐이다.
2007. 5. .
江亭記
江之南皆平陸陸始于東獨此一區足爲靜居玩息之所余有志經營之者殆數十年矣歲黃巤春値癘杜門尤汲汲於是役而亟始圖書制度以付匠石命家奴幹其事闢林數築砌除定之向陰地勢宜也內寬而狀幽全其天也材鳩舊用功易也覆不茅爲守護之難也而不麗精而不傑稱乎地而昭吾儉也旣成咸就而觀之毁譽相半盖其地据陸之始而南背山北控大江夷奧而不高夾左右挾澗泉水石頗極淸瀏傍田隴而深藏於茂林之中督然泛覽無快活意玩味而深賞則有無限幽趣譬猶懷道蘊德之士伏畎畝處邱壑不衒於人而人未易知者也不然其何能逋於古人而爲所得耶亭凡四間東二間曰水月軒西二間曰洗心齋合而扁之曰江亭亭後欲搆數間以爲守護者計而力王+巛貝未遂焉
黃牛張燈後一日書于精舍之月夜
강 남쪽은 모두 넓은 땅이다.
이 땅이 시작하는 동쪽이 홀로 있으니
그 한곳이 조용히 있으면서 즐기며 쉬는 곳으로 모자람이 없다.
내가 그 생각으로 경영해 온 지가 거의 몇 십 년이었다.
무자(1708)년 봄을 만나 집에 틀어박혀 머물면서
더욱 골똘하게 한정된 일에만 마음을 써서 이 일을 급히 시작하여
그림을 그려 기준을 삼아줄 것을 이름 있는 장인匠人에게 부탁하고
집의 노비奴婢에게 일러[命] 그 일을 맡아서 처리하도록 하였다.
수풀사이에 섬돌을 쌓아 방향을 정하니 음지쪽으로 세워졌다.
안으로 너그럽고 항상 그윽하니 모두 신선이 사는 세상이리라.
재주를 모아 옛날에 쓰던 것을 바꾸고 띠[茅]를 덮지 않은 것은
어려움으로부터 막고 지키며 소박하고 아름답지 못함은 맑고
뛰어나지 못함을 일컫는 것이고 이곳은 검소한 바램을 밝혀준다.
이미 이루어진 비방誹謗과 칭찬稱讚은 밝혀졌으니 모두가 서로 반씩이다.
그 지역은 들[野]의 시작이니 남쪽 뒤는 산이고
북쪽은 크게 비어 큰 강이 평평하고 깊으며 높지 않는 골짜기에 끼어있다.
좌우에 끼인 골짜기의 샘물은 자못 경치를 돋우었다.
이 맑고 맑음의 곁에 전원의 미완성을 깊이 감추고 무성한 수풀사이를 언뜻 살펴보니
즐거움은 없고 시문詩文을 읽어 깊은 뜻을 이해하는데 그 뜻을 두고 깊이 감상할 수 있다.
즉 그 뜻이 있고 없고는 그윽한 정취에 비유하여야 할 것이다.
도리道理를 품고 덕德을 쌓은 선비가 숨은 시골은 언덕과 구렁을 자랑하지 않는다.
사람은 사람의 장래를 바꾸는 것이 현명한 사람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을 어떤 능력으로 달아날 수 있겠는가?
옛사람은 이러한 것을 아뢰기를 얻기 위함이었다.
정자亭子는 대강 네 칸이며 동쪽 두 칸을 수월헌水月軒이라 하고,
서쪽 두 칸은 세심재洗心齋라 하였으며 모두를 강정江亭이라 현판懸板을 달았다.
정자亭子뒤에 지키는 사람을 위하여 몇 칸을 더 이루고자 하는 계획計劃은
힘이 모자라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이에 기축(1709)년 사월 초구일에 달 밝은 정자에서 쓰노라.
江亭詩
水月軒 수월헌
江臯陡斷壓蘋洲 물풀이 있는 강가를 누른 가파른 언덕에
底事龍鍾作小樓 어찌하여 실의에 빠진 모양으로 작은 집 지었는고?
至樂要泛半世願 지극한 즐거운 요구를 띄움은 반평생의 바람인데
幽庄故向一林修 그윽한 집은 옛날을 향해 숲을 닦았네.
波頭弄笛秋將晩 물마루를 희롱하며 피리를 부는데 가을은 깊어지고
月下含杯客欲留 달빛아래에서 술 권하며 손님을 붙들고 싶네.
凊夜倚欄忘枕寐 맑은 밤 난간에 기대어 잠을 잊었는데
長風獵獵水悠悠 긴 바람은 솔솔 불고 물은 아득히 흘러가네.
伯生江榭劮成請名於余余命以水月遂題一律
백생이 정자를 다 짓고 나에게 이름을 지어달라고 청하기에
내가 수월이라고 짓고 한 수를 지었다.
數椽新搆壓滄洲 몇 개의 서까래로 새로 지어 푸른 강가를 누르니
秋水浮堦月滿樓 가을 물은 층계에 떠있고 달빛은 루에 가득하네.
鏡面一塵元不染 거울 속은 한 티끌도 더럽히지 못하나니
氷輪七寶好誰修 달과 같이 뛰어난 사람 누가 닦아 이룰까?
主人解把心源洗 주인은 풀어져 잡은 마음 근원 씻는데
過客還分物色留 지나는 나그네 오히려 물욕에만 머무르네.
遙憶濯纓呤賞日 아득한 생각으로 탁영담의 그날을 노래하며
通泉百世思悠悠 영원토록 그 뜻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네.
金鶴峯先生記奇高峯贊老先生之言曰
其心如秋月寒水 水月之爲
尊家故事尙矣老先生濯纓潭泛月詩結聯曰
不知百歲通泉後更有何人續正聲其望
於後人者至矣不能無感篇末致意云
김학봉선생이 기고봉이 찬한 노선생의 말씀에 기술하기를
그 마음씨가 추월한수와 같다」고 하였으니 수월은 존가의 이어져온 내력이라고 하였다.
노선생의 탁영담 범월시의 맺음구절에 이르기를
인간백세의 통천 후에 다시 어떤 사람이 정성을 이어 갈지 알 수 없다고 하였으니
후인들에게 기대함이 지극하였으니 감회가 없을 수가 없어서 책 말미에 뜻을 전하노라
黃牛中秋蒼雪居士權斗經
기축(1709)년 가을 가운데 창설거사 권두경
別韻詠水月軒奉呈水月翁燕几
다른 운으로 수월헌을 읊어서 수월옹의 책상앞에 봉정한다.
瀕江小阜翼然軒 강가의 작은 언덕에 날아 갈듯 집 짓고
從古陶山隔岸村 예로부터 도산과 강 건너 마주한 마을 일세
俯瞰澄潭千頃水 굽어보면 천 이랑의 맑은 물속에
中含素月一輪㾗 가운데 머금은 밝은 달은 한 둘레의 흔적 일세
八龍家做朗陵令 八龍家 만들어 똑똑하고 우뚝한 우두머리가 되었음은
五福人符箕聖言 五福人이 확실함을 箕聖이 말을 했네.
朝暮羹墻聸慕地 아침저녁 공경하고 우러러 그리워하는 곳에
鳶飛魚躍古臺尊 하늘과 땅의 이치 받는 곳에 옛 돈대 우뚝하네.
癸亥初夏下浣淸臺小隱權相一
계해(1743)년 초여름에 청대소은 권상일
層巖競秀繞汀洲 층층바위는 물가를 싸고 수려함을 다투는데
渡口新成一小樓 건너는 어귀에 작은 루가 새롭게 지어졌네.
地隔塵寰宜偃仰 오염된 세상과 떨어졌으니 행동구애 받지 않고
簷連晴壁可藏修 처마와 이어진 맑은 벽은 공부하기 적합하네.
窓外風來波影動 창밖에 바람이 불어오니 물결의 그림자가 움직이고
檻前簾捲月光留 주렴 걷은 헌함에는 달빛이 머무르네.
名區不讓神仙界 이름있는 곳을 신선세계에 양보하지 아니하여
斗覺登臨興轉悠 올라보니 흥 높아짐을 갑자기 깨달았네.
乙未仲秋旣望戚孫柳聖和
을미(1715)년 팔월 그믐에 친척손자 유성화
太平村畔洛江洲 태평스런 마을언덕에 낙동강가에
洲上層臺臺上樓 물가 위에 층대 있고 층대 위에 루가 있네.
綠水侵堦明鏡拭 층계에 찬 푸른 물은 거울을 닦은 듯하고
靑山入戶畵眉修 집안에 비친 청산 눈썹을 그린 것 같네.
風烟堪作詩人料 바람과 안개가 어찌 시인의 마음을 헤아릴까?
樽酒仍隨勝友留 좋은 벗들 머문 곳에 술 주전자 따라오네.
雨後汀沙看漸沒 비온 뒤 물가의 모래에는 물은 점점 빠져들고
浮鷗浴鷺興悠悠 뜬 갈매기와 목욕하던 해오라기는 흥겹게 날아가네.
시생 김경필 侍生金景泌
平地名亭廻 평지에서 이름 있는 정자를 돌아보니
此翁仙分饒 이 어른이 넉넉함을 신선과 나누었네.
琉璃汗漫界 맑고 아득히 넓은 이 세계가
蟾兎主張宵 달빛으로 가득한 밤이 어라.
酒政當崇凸 술 마실 생각이 부풀어 올라
詩情不寂寥 시인의 감정은 적적하고 쓸쓸하지 않네.
較閒官是剩 한가함을 맛봄에는 벼슬하기보다 낫고
高臥喜伸腰 높이 누워 즐겁게 허리를 피는 구나.
홍 경 洪 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