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녀 년이 너무 뻣뻣하게 나가면 정사령 놈이 지레 몸을 사릴까 싶어 슬쩍 암내를 풍겼다.
“그런가? 내가 한 눈에 알아보았구만. 자네가 맴언 어쩔랑가 몰라도 몸언 아니란 걸 알아보았구만. 불쌍허고 불쌍허네. 계집의 나이 서른이면 솥뚜껑이라도 타고 앉을 땐디, 판판이 독수공방이라니, 참으로 안 되었네.”
“팔자려니, 해야지요. 밤마동 찬물이나 몇 번 끼얹고 참아야제요.”
“근다고 열녀비 세워주겄능가? 애먼 자네만 쌩고생얼 허는 것이제. 가차이 오랑깨. 가차이 와.”
정사령 놈이 옹녀 년의 손을 잡아 끌었다.
뒤로 슬쩍 버티는 체 하다가 옹녀 년이 앞으로 덜퍽 쓰러지면서 오른 손으로 사내 놈의 사타구니 사이를 짚었다. 손바닥으로 사내의 초라한 물건이 느껴졌다.
비록 단단하기는 했지만, 오줌 마려운 서너살배기 사내 아이의 그것처럼 작디 작은 연장이었다.
옹녀 년이 얼굴까지 붉히는 체 하며 얼른 손을 뗐다.
“미안시럽구만요. 긍깨 멀라고 잡아댕긴다요? 남새스럽구만요.”
“남새스러울 것이 있겄능가? 시방언 비록 병든 서방이제만, 혼인 첫날부텀 서방님이 병자는 아니었을 것이 아닌가? 먼 소린고하니, 자네도 남녀간 음양의 이치는 다 알 것이 아닌가, 허는 뜻일쎄.”
“하이고, 남새시러버라. 그 일얼 어찌 입으로 말헌다요?”
옹녀 년이 호호거리다가 아까부터 정사령 놈이 내밀고 있는 술잔을 받아 들었다.
“한 잔 쭉 들게. 하늘이 돈짝만허게 보임서 세상이 빙빙 돌걸세. 술언 그 맛으로 마시는 것이제. 쭉 들랑깨.”
“이 년이 술얼 못 마시는디, 벙거지 쓴 나리가 권허신깨 마시제라. 이 년이 취허면 나리가 책임지씨요이. 낭중에 서방님 밥 챙겨디리러 가야허는디, 괜찮헐랑가 모르겄소.”
계집의 말에 사내놈이 눈을 반짝거렸다.
의외로 쉽게 계집을 잡아 먹을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어린 눈빛이었다.
여우 중에서도 백여우인 옹녀 년이 사내의 그런 심사를 모를 리 없었다.
서너 번 술잔을 입술에 댔다 뗐다 망설이는체 하다가 두 눈을 질끈 감고 에라,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하는 표정으로 술 한 잔을 단숨에 비워냈다.
“한 잔 더 헐랑가?”
정사령 놈이 얼른 술병을 들이댔다.
“아니요, 아니구만요. 나리의 성의럴 무시헐 수 없어 한 잔언 마셨소만, 두 잔언 안 되는구만요.”
옹녀 년이 손을 홰홰 내젓다가 가슴이 갑갑하다는 듯 저고리 고름 사이를 슬쩍 열고 손부채를 팔랑팔랑 부쳤다.
그 통에 백설기같은 젖통이 보일듯말듯 어른 거렸다.
“취헌가? 눈앞이 빙빙 돌라고 허능가?”
정사령 놈이 침을 꿀꺽 삼키며 엉덩이짓으로 다가 앉아 계집의 옆구리에 제 놈의 옆구리를 찰싹 붙였다.
그래도 계집이 무심한체 하자 이번에는 왼 손을 계집의 어깨에 걸쳤다. 그래도 계집은 모른 체 손부채질만 했다.
“요상시런 것이 술이요이. 마시기는 입으로 마셨는디, 불언 왜 가심에 붙는다요? 나리, 술얼 마시면 가심패기가 뜨거워지는 것이요? 가심이 타는 것이요?”
“암, 타는 것이제. 그 재미로 술얼 마시는 것이랑깨.”
사내의 손이 슬쩍 계집의 가슴을 더듬었다.
어깨를 움찔했을 뿐, 별다른 내색을 않자 사내의 손이 저고리 고름을 툭 잡아당겨 풀었다. 그제서야 계집이 돌아보았다.
“옷고름언 왜 푼다요?”
“가심에 불이 붙었담서? 그걸 꺼야제.”
“하이고, 남새시러버라. 나넌 그런짓언 못허겄소. 뒤안에 가서 찬물이나 두어바가지 퍼얹으면 꺼질 것인디, 수고시럽그로 남정네의 손얼 빌린다요.”
“그건 사내가 없을 때 허는 짓이고, 사내가 있을 때넌 사내손으로 끄는 것이 젤이랑깨..”
정사령 놈이 기어코 손 하나로 계집의 가슴을 주물락거렸다.
계집이 안 되요, 안 되요, 하면서도 모질게 사내의 손을 뿌리치지는 않았다.
“나리, 내가 왜 이런다요? 인자넌 가봐야허는디, 병 든 서방님이 방에다 똥얼 한바가지넌 싸놨을 것인디, 그것도 치워줘야허는디, 집으로 가야허는디, 가심이 타고 머리가 빙빙 돌아 꼼짝얼 못허겄소.”
“쪼깨만 참으면 괜찬해질 것이구만. 자네가 혼자서 못가면 내가 데려다주면 될 것이구만.”
정사령 놈이 계집의 가슴팍에서 작은 앵두알을 손가락 사에에 넣고 비비작거렸다.
옹녀 년이 흠칫 몸을 떨었다.
연장은 형편없지만 운봉 인월 인근 주막의 주모들 치고 손 안 거친 계집이 없다는 소문대로 제법 계집을 다룰 줄 아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제 년 쪽에서 먼저 사내의 손을 끌어당길 수는 없었다.
제 년이 먼저 사내의 물건을 가지고 놀자고 덤빌 수는 없었다.
아직은 아니었다. 지금은 사내를 실컷 가지고 놀면서 줄듯 말듯 감질만 나게 하다가 일판은 나중에 벌여야하는 것이었다.
“나리, 이러지 마씨요. 이년이 죽겄소. 병 든 서방님이 기달리는디, 이 년이 죽어뿔먼 쓰겄소? 나리가 이 년의 서방님얼 믹여 살리실라요?”
“씨잘데기 없는 걱정얼 허능구만. 남녀간에 그짓허다가 계집이 죽었다는 말언 안 들어봤구만. 걱정허덜 마소. 쬐깨만 지내면 좋아질 것인깨. 내가 허는대로 가만히 있게.” 말끝에 정사령 놈이 계집의 손 한 쪽을 끌어다가 제 놈의 사타구니 사이네 넣어 주었다.
듬성듬성 난 풀섶 사이에서 방아깨비가 고개를 쳐들듯이 놈의 연장이 천정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었다.
그걸 계집의 손에 맡겨놓은 채 사내가 덥썩 계집의 가슴을 물고 늘어졌다.
옹녀 년의 입에서 저절로 흑하고 한숨이 새어나왔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살집이 질퍽하게 젖으면서 모닥불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아, 나리. 어쩔라고 이러시오? 내가 시방 숨이 꼴깍 넘어가것소.”
옹녀 년이 아으아으 신음을 내뱉았다.
“그런가? 온 몸뎅이가 간질거림서 숨이 가쁜가? 그럴 때넌 머니머니해도 사내의 살몽둥이가 젤이구만. 어뜬가? 한번 맞아 볼랑가?”
“살몽둥이가 멋이다요?”
옹녀 년의 물음에 정사령 놈이 눈을 크게 떴다.
“자네, 사내의 살몽둥이도 모른가? 시방 자네가 붙잡고 있는 그놈이 살몽둥일쎄.”
“에게, 이렇게 쬐끄만 몽둥이도 다 있다요? 이리 쬐맨 걸로넌 맞아봤자 아프도 않겄소.”
옹녀 년이 호호 거렸다.
정사령 놈이 무참했는지 잠시 침묵을 지켰다. 꼴에 제 살몽둥이 작다는 말에는 기가 죽은 것이 분명했다.
옹녀 년이 한 마디 더 했다.
“이년이 남녀간의 그 일얼 잘 모르기넌해도 나리의 살몽둥이는 밤얼 새와 맞아도 간에 기별도 안 가겄소.”
“흐참, 모르는 소리 말게. 그래도 그놈이 여러 계집 극락에 보낸 놈일쎄. 자네넌 짝은 고추가 맵다는 소리도 못 들었는가? 자네가 한번 맞아보소. 몇 쪼금 못 가서 살려달라고 사정얼 헐 것이구만.”
“흐흐, 이년도 들은 소리가 있구만요. 사내가 계집 앞에서 큰 소리 땅땅 칠 수 있는 것언 살몽둥이 덕이라고라. 퉁겁고 길쭉허고 단단헌 놈으루다 밤얼 새와 맞고나면 계집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서방님 앞에서 설설 긴다고라. 헌디, 나리껏언 눈얼 씻고 봐도 아새끼만도 못허구만요. 아무리 맞아도 안 아프겄소.”
옹녀 년이 자꾸만 정사령 놈의 심사를 긁었다.
“자네가 멀 모르는 소리랑깨. 정 그러면 한번 맞아볼랑가?”
“싫구만요. 기왕에 잡년 소리들어감서 맞을 살몽둥이라면 그럴듯헌 놈으루다 맞아야제요.”
옹녀 년이 고개를 잘래잘래 내젓다가 아참, 하고는 말을 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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