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와 달리기 시합
칼바람이 부는 어느 겨울날 학교
수업을 마치고 동생과 만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
평소였으면 분식집에 들러 떡꼬치 하나씩
입에 물고 집까지 걸어갔을 우리 남매는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 앞에 곧장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가 도착했는데, 웬걸.
호주머니에 있어야 할 버스비가 사라지고 없었다.
동생도 본인 버스비가 전부였다.
하는 수 없이 우리는 함께 집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눈발이 바람에 섞여 날리기 시작했다.
쌓여가는 눈높이 만큼, 신발도 함께
축축이 젖어 들었다.
발가락은 얼어 감각이 사라졌고
걸음걸이는 점점 느려졌다.
한참을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몇 정거장이나 더 걸어야했다.
내 뒤를 따라오던 동생이 정류장에
정차한 버스로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저 녀석이 결국 나를 배신하고 가는구나"
배신감이 드는 순간, 동생이 나를 불렀다.
"누나! 여기 버스 타고가!"
"나는 걸어갈게!"
동생은 싫다는 나를 억지로 버스에 태워 보냈다.
버스 안 따뜻한 온기에 마음이 풀어진 것도 잠시,
차가운 눈보라를 맞으며 뛰어올 동생 생각에
마음이 불편해졌다.
다음 정거장에 정차한 버스로 사람들이 오르내렸다.
그때 창문밖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누나!
동생은 어느새 뛰어와 활짝 웃으며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버스가 다시 출발하자 동생은 다음 정거장을 향해 내달렸다.
버스는 두 번째 정거장을 지나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서둘러 버스에서 내려 동생 쪽을 바라봤다.
얼마 안 가 도착한 동생의 얼굴은 열이 올라 새빨갰다.
"누나, 몸 좀 녹였어?
나 버스랑 대결했는데 거의 비슷했어!
미안해하는 내게 건넨 동생의 속 깊은 한마디였다.
나를 위해 버스와 달리기 시합을 한 동생의 배려는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나를 미소 짓게 한다.
배려는 온기를 담고 있습니다.
타인을 생각하고 위하는 배려가
습관이 된다면
일 년 365일
우리 마음이 추울 날이 없겠죠?
https://youtu.be/MDVfUA_DAck?si=cuAMpCZaJqoXsPDt
첫댓글 따뜻한 이야기네요~ 나를 먼저 생각하고, 나의 이득을 먼저 생각하고, 나의 성장을 먼저 생각하기 보다 함께 성장하고 이웃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 봅니다~
훈훈한 이야기 입니다^^ 따뜻해 지네요
감동입니다
누나를 생각하는 동생의 배려! 너무나 감동적입니다.
아름다운 배려에 감동을 한아름 받아 갑니다
아름다운 배려, 그것은 사랑입니다.
너무 속 깊은 동생의 모습이 상상되어 웃음이 납니다. 우리들도 저렇듯 서로 배려하며 우애있게 지내면 아버지 어머니께 얼마나 기쁨이고 자랑일까요~~ 그런 자녀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이 영상을 보고 동생이 누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기특해서 마음이 찡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