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구성이란 소설에서 이야기의 전개, 사건의 필연성, 주제의 표현 등을 염두에 두고 여러 요소를 유기적(여러 요소를 긴밀하게 연결시켜 짜 맞추는 것)으로 꾸며내는 것을 말합니다. 구성의 전개 원리는 갈등의 형성과 그 해결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간적인 요소와 필연적 인과 관계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 하며 차차 갈등이 복잡하게 되거나 심각하게 됨에 따라 단계를 갖게 됩니다.
단계별 특징
♠ 발단 : 작품의 첫머리로 시동 단계입니다. 인물과 배경이 제시되고 사건의 실마리가 싹트는 단계입니다.
♠ 전개 : 사건이 차츰 진전되며 이야기가 복잡하게 얽히고 갈등이 표면화되는 단계입니다.
♠ 위기 : 갈등이 높아지며 사건의 극적 반전이 나타나며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게 되어 다음 단계인 절정을 유발시키는 단계입니다.
♠ 절정 : 인물의 성격, 행동, 갈등 등이 최고로 높아지며 주제가 슬그머니 드러나면서 사건해결의 열쇠가 나타납니다.
♠ 결말 : 사건이 해결되는 단계로서 모든 갈등과 위기가 해소되고 사건의 윤곽과 주인공의 운명이 분명해지는 해결의 단계입니다.
cf) 스토리와 플롯
스토리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벌어지는 사건을 순서대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플롯은 시간의 흐름보다는 사건간에 인과 관계가 더 밀접한 것들부터 순서대로 보여준다. 스토리로 이야기를 전개하면 듣는 사람은 처음에는 사건과 사건 사이의 연결이 안 되기 때문에 후반부에 가서 이 막연한 사건들을 연결하는 인과 관계가 제시될 때까지 능동적으로 추리하고 상상할 수밖에 없다. 이 능동적 상상 덕분에 듣는 사람의 감동도 배가되는 것이다.
♠ 스토리(story, 줄거리) : 자연적 시간순서에 의해 배치되는 사건의 나열
▶ 까마귀가 날아갔다. 그리고 배가 떨어졌다.
♠ 플롯(plot, 구성): 사건을 인과관계에 의해 파악하는 진술
▶ 까마귀가 날아갔다. 그것 때문에 배가 떨어졌다. 그러니 범인은 틀림없이 까마귀다.
구성의 종류
사건의 복잡성에 따라
♠ 단순구성 : 한 가지 사건에 의한 비교적 간단한 구성(주로 단편소설에서 쓰임)
♠ 복합 구성 : 여러 사건이 중첩되어 나타나는 복잡한 구성(주로 장편소설에서 쓰임)
♠ 옴니버스식 구성 : 옴니버스란 원래 라틴어로 ‘만인을 위한’이란 뜻이었는데, 곧 하나의 마차에 개성이 각각인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타는 마차, 즉 합승마차의 뜻으로 바뀌어집니다. 현대에 들어와 이것이 문학에서 쓰일 때에는 개인 또는 여러 작가의 각기 다른 작품이 한 권의 책으로 합쳐진 형태를 뜻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1990년대에 등단한 작가들이 각기 한 작품을 출품하여 단일한 제목하에 하나의 책으로 출판하는 경우..
♠ 피카레스크식 구성 : 독립된 여러 개의 사건이 산만하게 나열되어 있는 연작 형식의 구성
▶ 보카치오 [데카메론]
단계에 따라
♠ 3단계 구성 : 발단 → 전개 → 결말
♠ 4단계 구성 : 발단 → 전개 → 절정 → 결말
♠ 5단계 구성 : 발단 → 전개 → 위기 → 절정 → 결말
내용 전개에 따라
♠ 희극형 : 주인공이 시련과 고난을 겪고 난 다음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방법. 흔히 U자형 구성의 소설이라 합니다.
▶ 춘향전
▶ 신데렐라
♠ 비극형 : 주인공이 전반부의 행복했던 상태에서 불행에 빠지는 결말을 맺게 되는 방법. 장엄한 비장미를 꾀하는 소설에서 흔히 보게 됩니다. 이를 거꾸로 된 U자형( ∩) 구성이라 합니다.
▶ 황순원의 「소나기」
▶ 세익스피어의「로미오와 줄리엣」
♠ 반어형 : 주인공이 불행한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더 불행과 시련에 빠지게 되는 경우입니다. 이는 개인과 개인·개인과 운명·개인과 사회와의 갈등을 드러내는 형식의 구조에 많이 나타납니다.
▶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주인공이 엄청난 행운에 기뻐한 그날은 하필 마누라가 죽는 날 = 운수가 좋기는 뭐가 좋아)
▶ 전영택의 '화수분'에서 주인공 이름이 '화수분'임. 그런데 그 뜻은 '돈을 아무리 많이 써도 분수처럼 또 돈이 쏟아져서 잘 먹고 잘 살아라'란 뜻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고생만 하며 살다가 나중에 산길에서 추위에 얼어죽습니다. 여기에서 반어적 설정이 드러납니다.
사건의 진행에 따라
♠ 평면적 구성 : 사건이 자연적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과거- 현재- 미래'로 전개되어 나가는 구성입니다. 현대 소설 이전에 가장 오래, 가장 많이 사용되어 온 방법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구성을 짜는 것이 쉽습니다.
♠ 입체적 구성 : 사건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지 않고 거꾸로 '현재- 과거-미래', 또는 '과거-미래-현재'등으로 뒤죽박죽 전개되어 나가는 구성인데요, 현대 소설, 특히 심리 소설에 많이 나타나는 구성 방법입니다. 마치 그림퍼즐과 같은 구성이라서 독자는 이리저리 그 그림들을 맞추어가며 읽어야 합니다.
♠ 액자구성 :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들어있는 구성입니다. 안의 이야기(그림)와 밖의 이야기(액자)가 결합되는 구성입니다. 김동인의 '광화사'에서 소설가인 여(余:나)의 이야기가 밖의 이야기이고 눈먼 소녀와 화공의 이야기가 안의 이야기입니다.
▶ 김동인[광화사], 황순원 [목넘이 마을의 개], 이문열 [사람의 아들]
액자소설의 유형
순환적 액자소설
액자 속에 여러 개의 내부 이야기가 들어 있는 것처럼 구성된 소설
박지원 <옥갑야화>, <데카메론>, <천일야화(千一夜話)>, <켄터베리이야기>
단일 액자소설
액자 속에 하나의 내부 이야기가 들어 있는 것처럼 구성된 소설
이청준 <줄>, 김동리 <무녀도><까치소리>, 김동인 <배따라기>, <칼멘>
목적 액자소설
사교적 즐거움이나 목적성이 있는 소설로 <천일야화>는 '세헤라자드'는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계속 이야기하며, <데카메론>에서는 전염병의 공포를 잊기 위한 수단으로 서로 돌아가며 이야기한다.
인증적(認證的) 액자소설
독자에게 서술된 내부 이야기에 대한 진실성을 훨씬 더 믿게 하는 소설로 이 때는 일기, 책, 유물, 그림과 같은 동기적 부가물이 전제된다.
<배따라기>, <무녀도>
폐쇄적 액자소설
액자가 내부 이야기의 앞뒤를 모두 둘러싸고 있는 것처럼 구성된 소설
<배따라기>, <칼멘>
개방적 액자소설
두 개의 액자 가운데 하나가 없는 것처럼 구성된 소설
종합적 액자소설
틀의 액자가 앞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 이야기의 과거 서술 속에 현재의 액자가 거듭 중첩적으로 끼어드는 형태의 소설
현진건 <고향>, 이청준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