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했죵.. 쏘리쏘리요..
요번에 제 애완토끼가 새끼를 낳았는데.. 그거 신경쓰느라 .. 헤헤
사실 이번이 3번째에요..
첫 번째는 임신한 줄 몰랐었어요.. 식사조절 시킨다고 밥을 조금씩만 먹였었는데
그래서 배안에서 새끼가 잘 못컸던거죠.
어느날 집에 돌아왔는데 왠 핏덩이가..ㅡ ㅁ ㅡ (실핏줄까지 다 보이더군요)
뱃 속에서 잘 크지도 못한데다 엄마토끼가 take care를 안하니까.. 금방 죽더라구요..
되게 미안하더라구요.. 죽은 새끼들한테.. 그래서 묻어주고..
그 담부터 완전 신경썼어요.. 여차저차 해서 또 임신하고 낳았는데..
또 take care를 안하더라고요.. 3마리 낳고 좀 지나서 1마리 더 낳았는데..
그 1마리는 앞 두발이 없는 채로 나왔어요.. 그래서 그건 나온지 얼마 안되서 또 죽고..
그래서 나머지 3마리를 제가 조그마한 바구니에 담아서 키우기 시작했어요..
너무 신기한게..
갓 태어나면 크기가 손가락 2개정도만해요..여자 손 기준으로..
그런데 고 조그마한게 있을건 다 있어요..네 발에 발톱 다 있고, 뚫리지 않은 귀랑..
수염도 솜털같지만 다 있고.. 조그만 입안에 혓바닥도 있고
갈비뼈도 다 만져지는데 너무 얇아서 부러질까 조마조마..
그 와중에 앞이빨 2개..완전 빵가루 같이 조그만데 하얀색이라서 아~ 이빨이구나
하는거죠. 예전에 동물병원에서 받아놨던 extra 주사기 (애들 약먹이는 용도)
앞에다가 여자 귀걸이 뒤에다 끼우는건데 고무로 된거 있잖아요.. 그거 끼우고..
말랑말랑 엄마 젖꼭지처럼 우유 먹으라고..
귀걸이 심지 만큼 구멍이 뚫려있어서 새끼들한테 적당한 양으로 나와서 좋더라구요 ㅋ
아~ 진짜 별 짓 다했네요.. 고것들 살려보겠다고..
신생아들 먹는 우유 먹였는데.. 의사가 하는말이 엄마젖 안먹이면 이틀정도밖엔 못 산다고
하더라구요.. 강제로라도 어미 뉘여서 젖 물려야한다고..
또 여차저차.. 매일매일 전쟁.. 온통 새끼 신경만 쓰고..
첫날은 민둥민둥 맨살이었는데 조금씩 털도 올라와서 얘는 하얀토끼, 얘는 회색토끼..
이렇게 구별되고, 빨리빨리 눈도 떳으면 좋겠다고 기대만발이었는데.
5일 되던날 다 죽었어요..
아침에 우유먹이고 일 나갈까 하다가 오후에 돌아오니까 괜찮겠지 생각하고
바구니 테이블위에 올려놓고 나갔었는데, 돌아오니까..
2마리는 배가 홀쭉한채로 바구니 안에서 죽어있었고,
젤 빨빨대던 1마리는 밖에 떨어진채로 가느다랗게 숨이 붙어있었어요..
아마도 배고파서 막 움직이다가 바구니에서 떨어졌나봐요..
새끼한테 테이블의 높이란..충격이 컷겠죠..암튼 좀 있다 죽더라구요..
제가 잘 안우는 편인데, 계속 눈물이 줄줄 나더라구요..
우울증 말기 환자처럼 구니까 남친은 그저 안절부절..
엄마토끼한테 화도 나고, 밥주고 나갈걸 후회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 상황이 너무 미안했어요.. 배고파서 죽은거니까..
왠지 모를 그 허무함이란..
이번에 임신했을땐 진짜 넘치도록 당근주고, 기타등등 먹는건 다 사다주고.
(토끼가 당근만 먹는건 아니에요..그저 다른것보다 조금 더 좋아할 뿐이에요)
제가 먹을거 사는거보다 돈을 더 썼던거 같아요.ㅋ
저희 엄마가 그러는데 임신기간이 한달이래요..
이번엔 죽이되든 밥이되든 놔두자 남친과 합의를 하고
매일매일 배 만져보면서 대충 날짜 짐작해보고, 며칠후면 나오겠다 싶어서
조용하게 조그마한 박스로 옮겨두고,,
어느날 티비보다가 화장실 가는길에 슬쩍봤는데 한 마리가 꼬물락꼬물락..
후다닥 불 끄고 티비 소리도 완전 줄이고, 에어컨도 끄고..
아이 기다리는 아빠들의 맘을 이해하겠더라구요.. 아마 사람은 더하겠죠..
암튼 이번엔 몇 마리일까.. 지금은 몇 마리째인지.. 이번에도 내팽개치면 어쩌나..
안절부절... 토탈 3마리 나왔는데.. 1마리는 죽더라구요.. 크기론 젤 컷는데.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엄마가 신경을 쓰네요.. 이제 1주일 됐는데.
새끼 낳고 그 담날 아침에 일어나보니까 털 뽑아서 새끼를 주위에 깔아줬더라구요.춥지 말라고.
2마리가 나란히 자고 있는거 보니까 아~ 흐뭇흐뭇..
더워서 에어컨 키면 어느샌가 톱밥으로 새끼들 덮어주고..
매일매일 배도 빵빵하고..
이름도 지었어요.. 한 마리는 ‘부르부르’...잘 때 너무너무 부르르 떨어요..
대체 무슨 꿈을 꾸시는지.. 다른 한 마리는 ‘꼬물이’..
부르부르는 잘 커서 왠지 젤 먼저 눈 뜰거 같아요..
반면에 꼬물이는 잘 못크는 것이 불안불안해요.. 부르부르는 털이 조금씩 덮여가고 있는데..
얘는 아직 조금 맨살.. 크기도 확 차이나고 통통하지도 않고..
혹시라도 토끼 키우고 계신분이 있다면 저한테 뭐든 물어보세요..
거의 2년째 키우면서 3번의 임신을 겪고나니 박사 다 된거 같아요.
얘네 오늘 기분은 어떤지, 우울한지 기분이 좋은지 다 알아요.
크기가 커지면서 케이지 바꿔주기는 부담되고, 욕실에다 풀어놨거든요.
세수하고 있으면, 기분 좋은날엔 제 발을 할짝거리고
너무 당근만 주면 냄새만 맡고 쌩~~.. 질렸다 이거죠.
한숨 돌렸으니 다시 영어의 세계로 go go 할께요.. ^^
첫댓글 와 사진 올려주세요 완전 귀여울것같아요~~~~ㅎㅎ
ㅎㅎ.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글을 잘쓰시네요.. 저도 사진이 넘흐 보고 싶어요.
빈티 나지만, 넘어오지 못하게 판대기로 막아놓고 욕실 문 열어놓고 살아요..습기 걱정 no.. 하하.. 눈 뜨고 나면 사진 찍어서 보여드릴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