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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은 어린 붓다들 | |||||||||||||
심윤섭, 양세찬, 오승찬, 이재홍, 김기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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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절집 화두는 두 줄기로 ‘붓다로 살자’와 ‘화쟁’이다. 붓다로 살자는 제 삶은 바꾸려들지 않고 막연히 붓다가 되겠다는 데만 목매는 사람들에게 “뭘 꾸물거려? 이르는 데마다 주인 노릇하면, 머무는 곳마다 참따랗잖아!”하고 다그치는 드잡이이고, 화쟁和諍은 네 편 내 편을 갈라 멱살잡이하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자’는 말씀이다. 다함께 으뜸 요즘 누리집을 뜨겁게 달구며 이 품 저 품으로 떠도는 사진 한 장이 누리꾼 눈시울을 촉촉이 적신다. 초등학교 가을운동회 사진, 사내 어린이 다섯이 달리기 트랙을 손을 꼭 잡고 가지런히 뛴다. 알고 보니 운동회 ‘장애물 이어달리기’에서 앞서 달리던 어린이 넷이 뒤처진 어린이 하나를 기다리다가 되돌아와 동무 손을, 잡고 함께 달렸단다. 건널 수 없는 장애가 있어, 달리기만 하면 늘 꼴찌를 도맡아하던 동무에게 졸업을 앞둔 마지막 운동회에서 건넨 작지만 커다란 선물. 이 소식은 장애를 가진 어린이 누나가 온라인에다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지난 9월 20일 용인 제일초등학교 가을운동회를 다사롭게 만든 결고운 이야기. 6학년 2반 심윤섭, 양세찬, 오승찬, 이재홍, 김기국(13. 지체장애 6급) 다섯 어린이가 이야기 주인공이다. 사진 오른쪽 김기국 어린이는 동무들 마음에 겨워 왈칵 눈물을 쏟았다. 그 날도 기국이는 여느 때처럼 달리기 시작하면서부터 꼴찌였다. 다른 아이들과 견줄 수 없을 만큼 한참 뒤처졌는데 마지막 장애물을 지나고 난 동무들이 갑자기 달리기를 멈췄다. 그리고는 뒤로 돌아 달려가 마주 달려오는 기국이 손을 붙잡고 함께 결승선을 지났다. 다함께 으뜸. 기국이 누나는 그 모습을 이렇게 올렸다. “안녕하세요. 사진 속 주인공 큰 누나입니다. 제 동생은 남들보다 높은 하늘을 가졌습니다. 무슨 말이냐면요. 제 동생은 연골무형성증이라는 지체장애 6급입니다 쉽게 말하면 키가 작은 사람입니다 한번은 동생이 놀이공원에 가서 자동차운전을 하는 놀이기구가 타고 싶다고 했는데 키 때문에 탈 수 없다는 직원분에 말에 언니와 저는 놀이공원에서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괜히 데리고 와서 실망감만 안겨주었다는 미안함에… 또 괜찮다고 웃어넘기는 동생 마음에 남을 상처 걱정에 눈물이 쉬지 않고 흐르더라구요… 놀이공원쯤이야 안가면 되지 하고 멀리하는데… 해마다 동생에게 상처가 되는 날이 생깁니다. 바로 가을운동회… 특히 달리기요 학년이 높아질수록 점점 더 벌어지는 친구들과 격차… 한번은 운동회 날 아침에 가기 싫다고 하는데 그게 왜 이리 맘이 아프던지요 그런데 이번 초등학교 6학년, 동생 마지막 가을운동회 날 사건이 터졌습니다 같은 조 친구들이 계속 뒤를 보면서 달리더니, 결승선 앞에서 뒤에 있는 동생에게 모두 달려와 손을 잡고 다 같이 결승선을 넘었습니다… 누구 하나 꼴찌가 되지 않고 모두가 일등인 달리기 경기가 되었습니다. 번번이 꼴찌를 하고 실망하는 동생을 위해 친구들이 담임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동생 몰래 준비한 선물…” 기국이는 그때를 이렇게 돌아본다. “처음에 진짜 몰랐어요. 저는, 갑자기 앞에서 재홍이랑 세찬이가 달리기를 멈추길래 ‘어 얘들이 다리가 아픈가?’ 싶었는데 갑자기 얘들이 돌아와 제 손을 잡는 거예요. ‘울컥!’ 눈물이 나더라고요. 왜냐면 마지막 운동회인데, 그동안 한 번도 1등을 해본 적이 없는 제게 이런 선물을 주니까…” ‘오늘도 졌구나’ 생각했는데 깜짝 놀랐다, 동무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눈물이 났다는 기국이, 말이 많고 활달하고 소식도 빨라 별명이 ‘뻐꾹이’라는 기국이는 해마다 달리고 또 달렸지만 늘 꼴찌였다. 지난해 5학년 때는 다른 아이들과 반 바퀴나 차이가 났다. 다른 아이들은 다 결승점을 지나고, 또 꼴찌구나 싶어 다리맥이 탁 풀렸는데, 선생님이 기국이 곁으로 달려와 “기국아, 포기하지 마라”며 결승선까지 함께 달렸다. 기국이는 연골이 자라지 않는 ‘연골 무형성증’을 앓는 탓에 운동회 달리기에서 한 번도 앞서 달린 적이 없다. 운동회 날 아침, 식구들에게 “(달리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느냐”고도 했다. 기국이 키는 114cm쯤으로 또래 곁에 서면 가슴팍이나 어깨에 머리가 닿을 만큼 작았다.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버거워할 뿐 아니라, 누나 말처럼 놀이공원에 가서도 키 제한에 걸려 타고 싶은 놀이기구를 타지 못한 적이 많았다. 꼴찌 없는 운동회 다함께 손을 잡고 달려 ‘꼴찌 없는 운동회’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짝꿍인 재홍이가 내놨다. 1등 하고 싶은 욕심은 없었을까. 기국이 ‘절친’이자 여섯 해 내리 같은 반이었다는 ‘개그맨’ 원섭이는 “에이, 달리기 1등 해봤자 별거 없잖아요”라며 짐짓 너스레를 떤다. 재홍이는 “살짝 걱정했어요. 저희가 속도를 낮춰 손 잡아주면 기국이가 감동할 수도 있지만, 외려 저를 무시했다며 화를 낼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감동받았다니까…” 심윤섭, 양세찬, 오승찬, 이재홍, 김기국 어린이는 쏟아지는 뭇사람 관심에 이 일이 왜 이리 화제가 되는지 “놀랍다”며 의연했다. ‘왈쌤’이라 불리는 담임선생님 정희옥(54)은 “운동회 때 아이들이 손잡고 달리는 걸 보며 아이 어머니도 저도 펑펑 울었어요, 그때 마음이 참…. 말로는 표현을 못 하겠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감동어린 누리꾼들은 “이 아이들처럼 배려하고 함께 간다면 모두 1등이 되지 않을까. 고마워 얘들아” “동영상과 사진을 볼 때마다 눈물 주르륵” “모두 1등이 되려고 몸부림치는 세태에 만나는 감동인지라 어떻게 말로 표현할지… 제 동생도 장애를…” “아름다운 배움터 제일초등학교~!!!”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라며 환호했다. 에버랜드는 6학년 2반 아이들을 다 에버랜드로 초청했다. 이를 지켜보는 나도 지체장애 4급이라 감회가 남다르다. 모든 놀이 중심에는 겨루기가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오른 ‘강강술래’는 아주 드문 경쟁 없는 놀이이다. 손에 손잡고 가지런하고 둥글게 둘러서서 우리 춤으로는 드물게 어깨춤으로 비롯해 손과 발을 힘차게 쓰는 뜨거운 배달 놀이. 겨루기를 부추기는 세상, 이 어린이들을 본받아 힘겨루기보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어깨동무해 누리 결을 헤쳐 나가는 슬기로운 세상을 빚어내는 것이 ‘붓다로 살자’이고, 사이좋게 내가 먼저 평화가 되어 이 땅을 불국토로 만드는 길이 화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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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_()_
참 기특한 학생들입니다.
정말 잘 했어
고맙습니다. _()_나무아미타불.....
이럴때 한치 배려함이 이렇게
좋아보입니다
모든 교육이 경쟁에서 이기는것이 지상과제입니다. 그러다 보니 극단적인 이기심만 조장하여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어져 갑니다. 그런것이 어릴 때 부터 습관이 되어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자동차 운전을 하는걸 보면 절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이에 종교의 역활 특히 불교의 역활이 절실이 요구되는 시대적 상황이 도래되었습니다. 스님 아름다운 이야기를 감명깊게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