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34주일(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추수감사미사) 강론 >(11.24.일)
* 오늘은 연중시기의 마지막 주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구세주 예수님이 비천한 우리 인간을 섬기는 왕(임금)으로 오셨음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예수님의 겸손을 철저히 배우고 실천하기로 결심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1. 오늘 전례력으로 마지막 주일인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맞아, 우리도 예수님처럼 겸손하게 다른 사람들을 잘 섬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아울러 오늘은 “추수감사미사”이기도 합니다. 기상이변 속에서도 정성껏 키운 농산물(감, 대붕감, 박, 모과, 알토란, 무, 배추, 대추 등)을 기쁘게 봉헌해주신 분들, 제대 앞에 멋지게 배치해주신 제대회원들, 추수감사예물 행렬을 해주신 구역장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어차피 모든 것은 하느님으로부터 왔으니 아까워하지 않고, 하느님께 좋은 것을 바치면 분명히 더 좋은 것을 주실 것입니다. 이번 주간 내내 제대 앞에 놔뒀다가, 11/29(금) 미사 후에 정리하면 좋겠습니다.
연중시기 마지막 주일이니만큼, 올해 우리 삶도 성찰해보면 좋겠습니다.
올해 돈을 얼마나 벌었나, 세속적인 우리의 성공과 발전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오늘 미사 때는 올 한 해 우리의 영적 성장과 발전에 대해 점검하면 좋겠습니다. 올해 우리 신앙은 얼마나 성숙했나? 본당의 1년 행사에 얼마나 온 마음과 온 정성을 다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나?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나? 미사 지향, 빨랑카, 교무금은 얼마나 했나 이런 내용도 성찰해보면 좋겠습니다.
농사짓는 분들이 농작물을 온 정성을 다해 키웠고, 또 자녀들과 손자녀들을 잘 키우기 위해 애쓰신 만큼, 저도 올 한 해 동안 본당신부로서 우리 교우들의 영적 성장과 우리 본당을 튼튼히 하기 위해 노심초사 노력해왔습니다.
작년 12월 31일 송년미사 때 결심한 대로, 미사를 드릴 때마다 교우들의 신앙이 조금씩 성장하고, 우리 공동체가 좀 더 일치하고 서로 사랑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곳저곳 아프신 분들이 저에게 안수해달라고 자주 부탁합니다. 우리 본당 교우들에게만 안수하면 좋겠는데, 인근 본당에서도, 다른 지역에서도 안수받으러 옵니다.
본당에서 사목하는 사제들은 매일 강론을 써야 합니다. 강론 쓰는 게 부담일 수도 있겠지만 기쁜 마음으로 미사 준비를 해서, 월요일도 예외 없이 미사 강론을 하고, 또 레지오 단원들의 신심 강화를 위해 훈화문을 매주 배부하고 있습니다.
2. 저와 국내 성지순례팀의 버킷리스트인, 국내 성지순례를 매월 1회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1월은 감곡 매괴성모순례지 성당, 연풍순교성지, 멍에목성지, (안동) 신앙고백비, 상주옥터, 2월은 배나드리성지, 해미순교성지, 홍주순교성지, 대흥 봉수산순교성지, 청양 다락골성지, 수리치골성지, 3월은 풍수원성당, 원주 강원감영, 원동주교좌성당, 흥업성당 대안리공소, 4월은 손골성지, 수리산성지, 수원성지, 은이 골배마실 성지, 단내 성가정성지, 5월은 스페인, 프랑스 해외 성지순례, 6월은 갈매못 순교성지, 도앙골성지, 삽티성지, 7월은 천진암성지, 미리내성지, 어농성지, 8월은 경주 관아와 감옥터, 울산병영순교성지, 9월은 황새바위순교성지, 서운동 순교성지성당, 10월은 가장 힘들었던 코스인 죽림굴, 살티공소, 언양성당, 11월은 남양성모성지, 요당리성지, 성거산 성지에서 추억을 쌓고 왔습니다.
전국 167군데 성지 중에서 지금까지 147군데를 순례했는데, 성지에 가보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성지순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실천해야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성지순례를 함께 하지 않아도, 죽기 전에 우리나라 성지들을 둘러보시면 좋겠습니다.
3. 우리 본당에서는 모든 물품을 성모회에서 팝니다. 백화점으로 납품되는 물품을 도매로 떼와서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합니다. 1년간 꾸준히 판매해서, 지난 1월에 수익금 200만원, 11/17(일)에 400만원 기증해주셨습니다. 연세 들어 물품 판매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정말 고맙습니다. 성전건립기금에 곧바로 적립했습니다. 감사의 박수!!
시청각 교육을 위해 제단 밑 양쪽으로 86인치 TV를 설치했습니다. 좋은 영상 많이 보여드리겠습니다.
한편 작년과 바뀌었고, 올해로 끝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1) 여러 가지 이유로 명절 제사상을 폐지합니다. 내년 설 명절부터 미사 지향 병풍만 설치하고, 연령들을 위해 분향하고, 연도를 바칩니다.
2) 갑제묘지 국밥 봉사도 3년간 우리 본당에서 했습니다. 올해 수익금 653만원은 여러분의 인건비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경산본당에서 준비하니까 한결 수월한 마음으로 위령의 날 미사에 참석하면 됩니다.
3) 김장은 본당용과 사회복지대상자 세대들을 위해 60포기만 했습니다.
4) 연도대회 준비, 참석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언제 초상이 나든 즉시 출동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로 살펴볼 때 올해 평가로 90점을 주고 싶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1년을 돌아보면서 당부드릴 점들이 있습니다.
1) 성전 안에서 얘기하는 것, 미사 때 휴대폰 울리는 것은 각별히 유의해 주십시오.
2) 미사 때 기침이 나오면 성전 밖에 나가서 물을 마시거나 사탕을 드시는 분이 있는데, 성전 안에서 사탕 드시려고 사탕껍질을 까면 뽀시락거리는 소리 때문에 저나 교우들이 미사에 집중하는 데 신경 쓰입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위해 이태리 허브 목캔디인 Monk's iceberg(뜻 : 수사(修士)의 빙산)를 준비했는데, 이 사탕은 껍질을 깔 때 소리가 안 나고, 사탕이 작으면서도 효과가 대단합니다. 사무실에 비치해두었으니, 기침 나오는 사람만 1-2개 갖고 있다가, 기침이 나오자마자 즉시 입 안에 넣으면 효과가 금방 나타날 겁니다.
이렇게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올해 잘했던 것은 내년에도 계속하고, 부족한 것은 수정해서 더 멋진 신앙생활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