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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제 : 2015년 05월01일 ~ 03일)
누구와 : 우리부부
어디로 : 덕룡산(432.9m), 두륜산(703m), 축령산(장성:621.6m)
지난 4월 초 제주도 여행 첫날 한라산을 오른 후 숙소에서 휴식 중 장모님이 위독하다는 처남의 소식에 저녁 내내 잠을 설치고 새벽녘 공항으로 이동 서울로 귀가 다행이 임종을 지켜 볼 수 있었다지만 아내의 체력은 완전히 고갈 마음과 육체의 힘든 날들을 보내는 동안 마침 근로자의 날이 연휴로 연결되는 것이 눈에 들어오니 장례 치르고 부랴부랴 상경했기에 겸사겸사 아래지방으로 마음을 달랠 여행을 계획 아내에게 그렇게 하면 어떠냐고 하니 좋아라 한다. 몇 년 전 강진, 해남지방을 지나는 길목에서 멋진 바위산이 눈에 들어와 조회를 해보니 강진의 유명한 덕룡산이라는 것을 알고 덕룡-주작산과 두륜산을 연계하여 산행할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답사 겸 이번에 처갓집에 내려가면서 날짜 여유가 있으니 마음에 품고 있던 산행을 실행에 옮길 계획을 하고 준비하자니 혼자라면 산에서 비박 할 생각이었지만 아내와 같이 가니 숙소가 문제다. 덕룡산-주작산 아래 강진군에서 운영하는 주작산 휴양림이 있기는 하지만 3일간의 연휴라 모두 예약이 완료되었으며 고작 야영장 한곳만이 남아있어 야영장을 예약해 놓고 혹시나 하여 관리사무소로 전화(인터넷 예약이지만)를 하니 하늘에서 도움을 주는지 4인용 한옥팬션 하나가 예약취소를 했다고 바로 송금하랜다.ㅋ 강진과 해남을 남도답사 일번지라고 유홍준 교수는『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편』에 기록해 놓았다. 그만큼 볼거리가 많다는 뜻이겠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땅끝이라는 그곳을 방문해보지만 그 지역의 특징을 알 것 같기도 하면서 아직 그냥 좋다.^^ 하여든 이번 계획은 1일날 새벽 강진으로 내려가 덕룡산을 시작으로 시간이 주어진다면 주작산까지 연계 산행 후 휴양림에서 숙박하고 해남으로 이동 두륜산 산행과 대흥사 관광 후 목포로 이동 처갓집에 방문 후 삼 일의 연휴로 도로 정체를 예상 3일날 오후에 출발하여 장성에 위치한 축령산 편백나무 숲에서 휠링 후 저녁에 상경할 계획으로 금요일 퇴근과 동시 3일의 여행 준비에 마음이 들뜬다. 5월1일은 근로자의 날로 공무원이 아닌 일반 직장인의 휴일이며, 올해는 마침 금요일이라 삼 일간의 연휴로 도로 정체를 감안하여 새벽(?) 6시에 출발하지만 도로에 나오니 고속도로는 정체가 엄청 심각하다. 마음 편하게 먹자 생각하고 휴게소 몇 곳을 들려 강진 덕룡산 입구에 도착하니 2시가 다 되어 간다. 하는 수 없이 가장 가까운 코스로 산행을 하기로 하고 주작산 휴양림 방향 수양리로 이동 차량이 들어갈 수 있는 곳까지 진행 도로 끝 공터에 주차 산행이 이루어진다.
(주작산휴양림입구 저수지에서 바라 본 덕룡산)
덕룡산과 주작산은 강진과 해남의 경계선상에 위치한 산으로 높이는 동네 뒷산과 같은 4백메타 조금 넘는 산이지만 산세로 보면 설악산을 축소시킨 미니어쳐 모양으로 암봉들이 웅장한 기세로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 산은 반드시 높이에 따라 산세가 좌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산으로 정상인 동봉과 서봉 쌍봉으로 이루어진 이 산은 웅장하면서도 창 끝처럼 날카롭게 솟구친 봉우리가 인상적이다. 암봉과 암릉을 오르내리며 그 능선에서 바라다보는 도암만의 푸른 바닷물과 그 사이사이 섬들 사이로 지나다니는 어선은 한 폭의 산수화이다. 덕룡산의 산행 코스로는 강진의 소금강이라고 불리는 소석문 협곡에서 시작하여 능선을 타고 동봉과 서봉을 지나 동쪽사면의 이정표를 따라 수양리로 내려가는 코스가 제일 단거리 코스이며, 장거리 산행에 자신 있는 등산객은 스릴 넘치는 암릉 봉우리 몇 개를 오르내려 주작산 방향으로 진행하다 수양저수지가 있는 쪽으로 하산하거나 작전소령에서 주작산 휴양림(수양관광농원)으로 하산할 수 있다. 산행시간은 단거리 코스는 4시간, 장거리 코스는 6시간 정도 소요되며 소석문에서 주작산을 연계하여 오소재까지 종주하는 코스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코스로 10시간 정도 소요되므로 체력적인 안배가 중요하다. 봄이면 암봉 사이에 피어있는 진달래가 환상적이며 그 진달래를 이어 철쭉이 온 산을 덮어 등산객을 부르고 가을이면 억새가 능선 따라 휘날리며 겨울 암봉 사이에서 공생하는 소나무에 피어있는 눈꽃 역시 등산객을 부른다. 계절마다 특색 있는 산으로 암릉 산행의 짜릿함과 시원하게 펼쳐지는 남해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산으로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산이다.
산죽 사이로 임도 따라 얼마간 진행 좌측 산으로 들어가며 늦은 동백의 붉은색 꽃잎들이 바닥에 나뒹구니 이 또한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던가??? 습기가 많은 계곡에선 청량한 물내림 소리가 이제 막 시작되는 어린 새싹들에서 풍겨오는 청록색의 싱그러움은 우리부부의 활력소로 주변에서 노래하는 이름 모를 산새들까지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을 극구 환영하는 것 같아 마냥 즐겁다. 계곡 따라 오름이 이어지며 바위산의 위용이 조금씩 나타나며 너덜과 급경사가 이마에 땀방울을 맺게 하니 잠시 휴식을 취하며 뒤를 돌아본다. 진달래인지 철쭉인지 분간이 어려운 꽃들이 주변에 온통 흐트러지게 피어 있으니 휴식시간이 길어진다. 잎이 없으니 진달래인 듯 오월의 첫날에 이곳에서 진달래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줄이야 하기야 정상가면서 환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지. 아름드리 동백나무 아래는 연 노란색 잎새와 붉은 꽃잎이 낙화되어 수를 놓은 모습에 동백꽃은 바닥에 떨어져 있을 때가 더 아름답다고 한 글귀가 떠오르며 그 주변에 줄기 따라 바위에 또는 나무에 달라붙어 생을 시작하는 푸르름은 역시 생동하는 계절을 대변해주고 있다. 최 단 코스라는 의미는 그만큼 급경사를 올라야 된다는 뜻이겠지만 워낙 해발이 낮고 우리가 시작한 지점이 꽤 높은 곳이며 무엇보다 산행하면서 산새소리와 풍광이 좋아 힘든 기색 없이 들머리에서 1시간 만에 능선에 올라서 휴식한다. 능선 갈림길 이정표에는 이산의 두 개 정상 중 하나인 서봉이 0.4Km이며 우리가 올라온 수양마을은 1.6Km이고 주작산 방향으로 양란재배(작전소령)는 4.19Km가 표시되어 있다. 언제인지는 모르되 소석문에서 오소재까지 하루를 걸어 물맛 좋기로 해남에서도 알아주는 약수터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두륜산으로의 긴 여정을 생각하며 암봉 사이로 등산로가 사라지는 모퉁이를 바라다 보며 능선상에 피어있는 진달래 군락에 매료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다 서봉 방향에서 인기척이나 돌아보니 바위에서 이동하는 등산객이 보인다. 우와~ 멋지다. 푸르름이 막 시작됨과 진 분홍색의 진달래 꽃과 바위 꼭대기에 두 명의 등산객은 한 폭의 풍경화로 변하여 내 눈으로 다가온다. 햐~ 이게 행복이구나 싶게 아내와 둘은 그들이 올 때까지 휴식, 좀 더 서봉 방향으로 가면 환상적인 모습이 있다라는 그들의 정보에 얼마 남지 않은 서봉을 향해 바위 길을 오른다. 서봉 앞 전위봉에 도착 조망이 으뜸이다. 전방으로 큼지막한 바위군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서봉이요 그 너머 오른쪽으로 또 다른 암봉이 있으니 그것이 동봉이다. 그리고 우측으로 봄기운이 물씬 풍기며 오후 햇살을 머금은 바다를 끼고 살아가는 농촌의 풍요로움이 느껴온다. 그러다 문득 기억이 떠오른다. 저곳 어딘가에서 머물렀던 지나간 추억이……
승호네 고향마을이 내려다보인다. ㅋ 광양에 위치한 백운산 산행 후 강진으로 이동하여 바닷가 팬션에서의 하룻밤과 다음날 월출산에서 환상적인 눈꽃을 볼 줄이야…… 그때가 4월 초이기에 더욱 기억이 난다. 바위길이라 힘은 들어도 재촉하지 말자 생각 서봉 오름은 직접 오르는 길과 동봉 가는 방향으로 돌아서 오르는 길이 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바위를 올라야 하는 곳이라 위험하기는 매한가지라지만 우리는 동봉방향으로 돌아서 오르기로 하고 사면을 돌아 안전장치가 여기저기 박혀있는 바위에 도착 그 모습에 아내는 이런 곳을 어떻게 가냐고 아우성이다. “왔으니 올라가봐야지” “여기까지 즐겁게 잘 왔잖아” 횡설수설 밀어 부친다. 손잡아주고 엉덩이 밀어주고 그렇게 서봉 정상표시석 앞에 도착, 정상 오름에 좋아하기는커녕 주저 앉으며 내려갈 때 또 그곳으로 내려가냐고 묻는다.ㅋ 그래도 정상에서의 인증과 내일 가야 할 두륜산의 산그리메를 바라보고 바다와 맞닿아 있는 조용한 농촌도 내려다보고 하산이다. 이번에는 반대방향으로 하산을 시도 어쩌면 반대편 보다 더 위험할 것도 같지만 로프를 이용 몇 번 헉헉거리며 쉽게 봉우리 바닥에 내려선다.ㅋ 그리고 왔던 길을 되돌아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갈림길에 도착 휴식 중 휴양림에서 입소를 할지 안 할지 문의 전화가 온다. 시간을 보니 오후 3시가 한참 지났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덕룡산 산행 중이니 하산하여 입소한다고 통보 원전회귀 부리나케 휴양림으로 달려간다.
개소한지 얼마 안된 휴양림으로 주작(朱雀: 사방위중 남쪽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상상의 동물인 붉은 봉황을 의미함)산 어귀 8명당으로 뭉쳐져 있는 곳에 위치한 곳으로 주작의 기를 체험할 수 있는 휴식처라고 자랑하고 있다.ㅋ 한옥팬션은 내부도 깨끗하고 편의시설(욕실,주방 등)이 잘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단일건물이라는 것이 마음에 든다. 저녁을 준비하기 전 야영장이 위치한 산 8부능선까지 산책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와 저녁나절 울어대는 소쩍새, 보름이 다가오며 둥글게 변해가는 금빛 달…… 마음이 평온해진다. 낮의 시끄러움이 서서히 사라지며 고요와 적막이 시간흐름을 잡아주는지 하늘 중턱까지 오른 달을 보며 피곤도 모른 채 베란다의 식탁을 의지 아내는 커피로 필자는 소주로 오붓한 밤을 보낸다.
이튿날.
산정에서의 아침은 산새들이 연다. 오늘은 어제보다 산행시간이 긴 관계로 서둘러 아침식사 해결 휴양림을 빠져 나와 바로 옆에 위치한 해남의 두륜산으로 이동한다. 오늘도 어제처럼 날씨가 좋다. 다만 걱정이 가끔 맞아떨어지는 기상청 예보다. 오후부터 제주도로 시작하여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는 터라 가능하면 오전 산행으로 마무리 할 수 있게 계획하지만 혹시 몰라 점심밥을 준비 배낭에 넣고 출발한다.
해남의 두륜산은 정상인 가련봉(703m)을 비롯하여 두륜봉(630m), 고계봉(638m), 노승봉(688m), 도솔봉(673m), 연화봉(611m), 혈망봉(377m), 향로봉(467m) 등 8개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으로 원래 두륜산은 대둔사(大芚寺)의 이름을 따서 대둔산이라 칭하다가 대둔사가 대흥사(大興寺)로 바뀌며 대흥산으로 불리기도 하였다고 한다. 대둔산의 명칭은 산이란 뜻의 『듬』에 크다는 뜻의 관형어 『한』이 붙어 한듬 대듬 대둔으로 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륜의 뜻은 산 모양이 둥글게 사방으로 둘러서 솟은 둥근머리산 또는 날카로운 산정을 이루지 못하고 둥글넓적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데서 연유한 것으로 풀이되며 또한 대둔사지에 의하면 두륜산은 백두산의 『두』자와 중국 곤륜산의 『륜』자의 두 글자를 딴 이름이라고도 한다. 봉우리마다 오르기 전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산행의 묘미가 솔솔 한 곳으로 코스별로 다양하지만 대부분 대흥사를 기점으로 북미륵암의 국보를 관람 후 오심재에서 노승봉을 경유 가련봉 정상에 오른 후 두륜봉 방향 부채꼴 모양으로 산행이 이루어지며 2003년 2월에 개통한 케이블카를 이용 고계봉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또는 어제 산행한 덕룡산과 주작산을 연계 1박2일코스로도 산행이 가능하다. 두륜산하면 우선 머리에 떠오르는 대흥사가 있다. 신라 진흥왕 5년(514년) 아도화상이 세운 사찰로서 서산대사와도 관련이 있는 유서 깊은 곳이며, 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 북암에는 국보 308호인 마애여래좌상이 있으며 조선 후기 초의선사가 40여년간을 머물며 차(茶) 문화를 중흥시킨 일지암도 유명하다. 문화유적답사지로 일찌감치(1979년12월26일) 도립공원으로 지정 등산과 문화유적답사를 겸하여 많은 이들이 찾는 산이다.
두륜산 입구 도로주변의 아름드리 편백나무 가로수가 상쾌한 공기를 더해주니 코끝을 더 실룩거리며 호흡을 들어 마신다. 멀리 케이블카 상부역사가 눈에 들어 오며 자연과 문명의 조화로 이해하며 입장료를 지불 9시30분 좀 넘어 상가입구 주차장에 도착 산행 준비를 한 후 출발 도로변에 세워져 있는 이곳 출신의 이동주(1918~1979) 시인 시비가 상춘객들의 왜면 속에 홀로 서있다. 하늘을 바라보니 바람이 인다. 재촉해야 될 듯 등산안내도 에는 출발지가 이곳이라 그런지 4개 코스가 모두 장춘동 숲길로 되어 있고 오소재 또는 쇠노재를 들머리로 하는 코스는 찾아볼래야 없다. 어째든 상가지역을 지나며 찻잎을 말리는 아름다운 모습도 바라보며 편백나무 숲을 지나 서편제 어사출도 장면에서 나오는 100년 전통의 유선관 앞에 도착 며칠 전의 통화내용이 생각난다. 하루 숙박이 가능한지 알아보니 오래 전 예약이 마감되었다고 해서 아쉬움이 있었던…… 대흥사를 찾는 불자 또는 수도승들이 이용하던 한옥인데 40년전부터 여관으로 사용되며 한정식이 유명하다. 하산 볼거리로 남겨 놓고 좌측으로 큰 주차장을 끼고 일부문을 지난다. 오전 일찍 오면 이곳까지 차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상가가 문이 열리며 통제를 하지만 지금도 간혹 승용차를 몰고 이곳까지 올라온다. 주차장에서 상당한 거리라 노약자들은 그렇게라도 해서 사찰관람을 한다. 일주문을 지나 넓게 펼쳐지는 사찰 경내를 지나 다른 이들과 떨어져 우리부부는 북암 방향으로 등산로를 찾아 바쁘게 길을 재촉한다. 하늘의 구름이 심상치가 않으니 말이다. 길게 이어지던 포장도로가 우측으로 이어지며 좌측 북암과 일지암이 갈라지는 길이 나타난다. 우리는 북암 방향으로 길을 잡고 서서히 피기 시작하는 나뭇잎들의 싱그러움을 느끼며 경사가 시작되는 산길을 이마에 땀방울이 맺힐 쯤 해남소방서에서 위치표시 해놓은 곳(북암 삼거리:두륜봉1.1Km) 바위에 도착 과일로 갈증을 해소 그 많던 인파는 어디 가고 우리 둘만이 덩그러니 남아 고요 속에서 제 잘난 목소리 자랑한다고 우지 짖는 이름 모를 새들의 계절 알림에 귀를 기울인다. 하늘의 구름이 검게 변하는 모습에 은근이 불안한 마음에 길 재촉을 한다. 이제는 아까보다 더 경사로 이루어진 등산로 따라 산행시작한지 한 시간 반이 지나 11시30분 기계음이 요란하게 진동하는 북미륵암 앞에 도착 가련봉, 노승봉, 오심재와 두륜봉, 만일재, 천년수가 갈라지는 이정표 앞에서 대웅전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북미륵암에 있는 국보 제308호 마애여래좌상과 보물 제301호 삼층석탑)
대웅전 마당주변의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예초기를 사용 중이던 남자분이 고맙게도 우리를 보고 기계를 멈춘다. 이곳에 위치한 마애여래좌상은 대흥사에서 으뜸으로 원명은 북미륵암마애여래좌상으로 국보 제308호로 지정 되었을 정도로 귀중한 자료로서 신라 후반기 무렵 조성되었다. 얼마 전까지 외부에 노출되어 있던 것을 보호차원으로 지붕을 설치했다고 한다. 조성주체는 알 수 없지만 서남해안을 마주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외침을 견제하려는 것으로 추측되며 다른 마애불에서 볼 수 없는 뛰어난 양감과 자연스러운 신체조형은 통일신라 전성기 타 조각양식에 비견할만하다고 한다. 어째든 국보로 지정될 정도로 귀중한 문화재를 이곳 땅끝 해남에서 찾아보니 남다른 감회에 젖는다. 그 외 바로 옆에 위치한 삼층석탑도 보물 제301호로 지정되어 있다. 다만 삼층석탑은 국보와의 차이가 나는지 관리가 좀 허술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주변에 잡 쓰레기가 널려있는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국보와 보물의 소중함을 느끼며 얼마 전 공사가 완료된 듯 깨끗하게 조성된 데크계단을 올라 걷기 좋은 등산로 따라 얼마간 수평으로의 산행이 이루어지며 처음으로 마주 오는 등산객(?)을 지나치니 반가워 서로 인사한다. 하늘은 이제 먹구름으로 뒤 덮여 가련봉까지 갈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며 무심히 발걸음을 옮기는 중 억양이 센 전라도 아낙들의 말소리가 들리며 공터가 나타난다. 이곳이 오심재로 사통팔방(?)이다. 케이블카가 오르내리는 고계봉(현재는 고계봉에서 오심재까지의 등산로가 폐쇄되어 있음), 덕룡산,주작산 날머리인 동시에 두륜산 들머리인 오소재, 우리가 지나온 북암, 그리고 노승봉, 가련봉으로 가는 길이 있는 곳이다. 산을 오르려고 온 분들이 아닌 듯 나이 지긋한 분들로 술잔들을 기울였는지 모두들 자기 잘났다고 아우성 피는 모습을 뒤로 우측(노승봉, 가련봉, 두륜봉 방향) 숲 속으로 들어 간다. 5분 정도 진행 조망이 열리며 뒤를 돌아보니 고계봉이 구름 속에 잠겨있고 바람소리도 심상치가 않다. 다행으로 비구름은 아닌 듯 휑하니 지나가며 봉우리가 다시 나타나는 모습을 위안 삼아 20여분을 진행 노승봉 아래 헬기장에 도착 노승봉을 바라보며 기가 질린다. 이곳에 오기 전 인터넷 검색 결과 올 초 위험구간에 데크계단공사가 한참이라는 선답자 들의 기록이 있어 지금쯤은 완료되었겠지 생각하며 왔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하며 좌측 숲 속 등산로 따라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급경사를 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위에 설치되어 있는 데크계단이 시작되며 바람과 구름이 감싸고 지나가는 바위 따라 한 계단 두 계단 오름이 시작된다. 계단 옆에는 예전에 사용했던 로프와 볼트에 박혀있는 링들이 눈에 들어 오며 예전 시설이면 아내와 동행했으니 포기하고 하산 했을 거라 생각하며 작년 진도 방문 때 산행을 안 한 것이 천만 다행으로 여겨지며 우리보다 조금 앞서 오르는 부부도 힘겨워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러다 세찬 바람이 반기는 노승봉(능허대:685m)에 도착 구름과 바람으로 조망은 엄두도 못 내고 왔다 간다는 표시만 하고 부리나케 0.2Km 건너편에 위치한 가련봉으로의 산행에 바쁘다. 설상가상 하산 길은 예전 그대로 바위에 볼트, 링, 로프 등 안전시설이 스릴 넘치게 되어 있으니 앞의 부부는 포기하고 우리 먼저 내려가랜다.ㅋ 잡아주고 받쳐주고 길게만 느껴졌던 위험구간을 지나 골로 내려서 우측 아늑한 곳에서 점심식사에 즐거워하는 등산객들을 보며 우리도 시장기를 느낀다. 허지만 지나가야 할 곳 가련봉이 앞에 있으니 그곳까지 올라가서 점심이던 뭐던 해결하자고 재촉한다. 아내는 힘들면 빨리 벗어나야 시원하단다.ㅋ 그렇게 하자 다짐 그나마 이쪽 방향은 좀 수월(?)하게 오름 짓이 되니 12시30분 두륜산 정상에 오른다. 이곳도 먹구름이 진을 치고 있으니 조망은 마찬가지로 뒤에서 따라 오르던 부부가 있으니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그들은 부리나케 하산 정상 표시석 뒤에는 바람 한 점 없이 아늑하니 배낭을 내려놓는다.
막걸리 한 병이 배낭에 있으니 나눠 마시고 점심도 해결한다. 그렇게 불던 바람이 산 아래 구름을 서서히 다른 곳으로 옮겨 놓으며 대흥사 주변 풍광을 보여주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점심시간 동안 이런 자연의 오묘함으로 좋은 구경거리와 맛난 점심식사 후 두륜봉 방향으로 하산이다. 이번에 설치한 데크계단이 아내에게는 좋은 것으로 너덜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그렇게 설치가 되어 있으니 수월하게 진행 너덜이 시작되는 곳에서 또 다시 자연의 힘이 우리에게 보여준다. 두륜산에 와서 바다 조망도 못하고 내려가나 싶었는데 우리 소원을 들어 준다.ㅋ 먹구름을 하늘 위로 높이며 바다풍광이 열리고 사라지고를 두세 번 아쉬운 대로 조망 후 20여메타의 너덜구간을 내려서 헬기장이 있는 만일재에 도착 이리 갈까 저리 갈까 갈등한다. 0.3Km만 가면 두륜봉이며 자연으로 생긴 구름다리도 지나는데…… 먹구름의 하늘을 보고 아내의 눈치를 보니 내려가자는 쪽이다. 그래 내 욕심부리다 안되지 두륜봉을 포기하고 대웅전, 천년수 이정표 따라 하산이 시작된다. 만일재에서 하산한지 얼마 안되 바로 천년수가 우측으로 안내되어 있으니 아무 생각 없이 물 마시러 가지며 우측으로 길을 잡고 얼마 안가 오층석탑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만일암터가 나오며 약수터는 없다.ㅋ 주변을 살피고 나서야 이해가 간다. 물 수(水)자가 아닌 나무 수(樹)자이다.ㅋㅋ 해남군에서 천연기념물 보호수로 지정한 느티나무로서 둘레가 9.6m로 어른들 서넛이 팔을 벌려야 될 크기며 약 1100년의 세월을 살고 있는 나무로서 재미난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아주 옛날 옥황상제가 사는 천상에 천동과 천녀가 살고 있었는데 이들은 어느 날 천상의 계율을 어겨 하늘에서 쫓겨나게 되는 무서운 벌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이 다시 하늘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하루 만에 바위에다 불상을 조각하는 일이었다. 천동과 천녀는 하루 만에 불상을 조각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해가지지 못하도록 만일암(당길만(挽)해일(日)암자암(庵):해를 당기는 암자)터 앞 천년수에 끈으로 해를 달아매 놓고 천녀는 북쪽바위인 북미륵암에 좌상의 불상을 천동은 남쪽바위인 남미륵암에 입상의 불상을 조각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천녀는 앉은 모습을 조각하였기 때문에 입상을 조각한 천동보다 먼저 불상을 조각하였다. 미륵불을 완성해 놓고 한참을 기다려도 완성하지 못하는 천동을 기다리지 못한 천녀는 빨리 올라가고 싶은 욕심에 그만 해를 매달아 놓은 끈을 잘라 버리고 혼자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이로 인하여 천동은 영원히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이 미륵은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수목이라고 안내되어 있다. 욕심이란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전설을 뒤로 포장된 임도 따라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 뒷걸음으로 내려오다 일지암에 들여 고요 속에 자리 잡은 암자를 관광 후 아침에 갈라져 북암으로 오르던 삼거리에 도착 대흥사로 향한다. 서산대사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으로 알려진 표충사와 차 문화의 맥을 이어 올 수 있게 한 초의선사 동상, 그리고 연인들의 촬영장소로 인기가 최고 인 연리근, 그리고 대웅전 두루 돌고 내려오는 길에 조금씩 비가 내린다. 입맛 당기는 음식 냄새 따라 유선관으로 들어 간다. 간단한 음료라도 할 량으로 들어갔지만 목포에서 자꾸 연락이 오며 오래 앉아있을 수 없는 분위기라 그냥 눈만 호사시킨다. 여기저기 주안상과 점심 한정식상을 받아 놓고 즐기는 이들과 대포알 들고 설치는 카메라 메니아들을 뒤로 주차장에 도착 두륜산 산행을 마감한다.
목포로 향하는 길에 월출산 온천에 들여 개운하게 씻고 출발 사촌동서는 왜 아직 안 오냐면서 몇 번의 전화다.^^ 저녁 내내 둘 이는 싱싱한 횟감으로 회포를 푼다. 그리고 다음날 슬로우시티로 유명해진 증도 처갓집으로 이동 증도에서 낮 시간을 보내고 늦은 오후 장성으로 출발 편백나무 숲에서 보슬비와 피톤치드의 향으로 건강을 다지고 늦은 밤 고속도로 정체 없이 편하게 상경한다.^^
첫댓글 힐링산행으로 출발한 남도 산행에서 고생도 하셨지만
두분만의 행복과 사랑을 채워오셨네요.... 축하합니다 ^^
어~ 벌써 다녀온지가 한달이 넘었네.
메르스 때문에 걱정이구만. 그 동네는 괜찮은지????
지지대님은 건강하니까 걱정 할 필요는 없지만,^^ 하도 어수선하니까....
싱그러운 유월 아침, 기분 좋게 시작하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