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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중루의 섬산 기행(4) -
몽중루의 섬산 기행, 고흥 거금도 적대봉 산행기
남해의 거금도를 찾아 봄맞이 섬산행을 간다. 고흥반도 남쪽 뱃길 십리에 있는 우리나라 열한 번째 크기의 섬이다. 하지만
오늘날은 뱃길로만 가는 섬이 아니다. 소록도를 징검다리로 뭍과의 사이에 연륙교와 연도교가 놓여져 있어 국도(國道) 27
번선이 고흥군 도양읍에서 소록도와 거금도로 곧바로 이어진다. 54km의 해안선을 따라 항 포구와 갯펄이 있고, 하얀 모래
밭 해수욕장에다 몽돌해변이, 발달한 해식단애와 전망 좋은 해변이 널려있다. 그리고 섬 중앙의 남쪽과 북쪽을 세로로 잇는
8km의 능선 위에 높이 592m의 적대봉이 솟아 남해의 일출명소를 자랑한다.
일요일인 지난 3월 13일, 적대봉 주 등산로 들머리가 있는 섬 북쪽 동정마을을 찾았다. 새벽길을 나섰어도 벌써 오전 11시
30분이다. 서울에서 4시간 반이 걸린다. 그러나 20여 년 전에 왔을 때의 찻길과 뱃길로 하루가 걸렸던 길을 생각하면 한나
절이 채 안되는 시간에 온 것이 놀랍기만하다. 녹동항에 이른 버스는 연륙교를 타고 소록도를 찾나 싶더니, 눈 껌뻑할 사이
에 다시 거금대교 위를 달린다. 바다 위 드높은 현수교를 달리며 보는 남해의 쪽빛 바다는 보고 있어도 또 더 보고 싶어 마
음 설레이게 한다.
동정마을의 푸른 봄기운이 흐린 하늘에도 마음을 상쾌하게 한다. 중.북부 지역과 달리 이곳은 벌써 봄기운이 물씬 풍긴다.
무릎 반 높이까지 자란 양파. 마늘밭에서 동네 어머니들이 모여 김을 맨다. 수선화는 터질듯 꽃망울 부풀었고, 둠벙 가의
개나리도 샛노란 꽆잎을 피우기 시작했다. "파성재에 남풍 불면 노란 개나리 산허리를 감는다" 는 적대봉을 노래한 싯구를
생각케 한다. 한 낮 되어 찾았으니 송광암(松廣庵)의 범종소리는 비록 들을 수 없지만, 남풍 불기 수삼 일 일찍 찾은 것 같
은데 개나리꽃을 보게되니 새삼 남녘의 빠른 봄을 실감케 한다. 적대봉의 북릉 2.5km 구간을 한 시간 남직 걸려 정상에 오
른다. 바닷가에서 곧바로 등산을 시작하는 섬산행의 특성상 제 높이 만큼은 모두 걸어 올라야 하지만, 탁 터인 능선을 올
라가며 바라보는 거금수도(居金水道) 저편의 소록도와 녹동항의 낯 설어 더 멋진 풍경에 힘든 줄을 모른다.
적대봉 봉수대가 성곽의 장대(將臺)처럼 드높다. 일망무제의 준봉이건만 하늘 흐려 원경(遠景)은 모두 아슴푸레하다.눈길
은 끝 없이 사위를 쫓아보지만 내,외 나로도는 동쪽에서 먼 듯 아슴대고, 금당도는 용두봉 넘어 서쪽 멀리에서 아슴거린다.
해무에 가린 동북쪽 여수만은 마음으로 보고, 득량만 건너 천관산 또한 그렇게 본다. 적대봉 남쪽 주능선은 큰 'C'자 형을
그리며 섬 남동쪽으로 뻗어 간다. 산 아래와 달리 갈색 짙은 6km의 능선은 아직은 봄이 멀기만 한 겨울산이다. 억새 핀 마
당목재 어깨 위에는 528봉을 솟구치고 468봉으로 내려서며 소사나무 관목숲길을 이루더니, 다시 앙칼진 암봉을 일으킨다.
그리고는 그 남쪽에 금산면 제2봉인 535봉을 다시 한 번 솟구친 후, 오천리로 내려선다.
남릉 종주를 마치고 오천리로 하산길 내려서려는데 빗방울이 떨어진다.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던 일기예보가 놀랍도록 맞
는다. 비 내릴 것을 예상하고 걸음을 재촉하기도 했지만 산행 내내 참아준 비가 오히려 고맙다. 낮은 산자락으로 내려서니
숲엔 광나무 느릅나무 등 상록수들이 많아지고, 마삭덩굴 우거진 숲이 다시 푸르러진다. 겨울을 난 자생 춘란(春蘭)과 노
루발풀이 초록을 더한다. 춘란들이 벌써 한 뼘 꽃대를 올려 연초록 꽃을 피웠다.
▼ 소록대교 / 도양읍과 소록도를 잇는 연륙교
▼ 거금대교 / 소록도와 거금도를 잇는 연도교
▼ 거금휴게소에서 본 거금대교
▼ 거금도 산행지도
◀ 거금도(居金島) ▶
전남 고흥군 금산면의 주도(主島)로 고흥 녹동항 남쪽 3.8km 근해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열한 번째로 큰 섬이다. 조선
시대에 절이도(節爾島)로 불렸었고, 당시 섬 남쪽의 산자락에 말목장인 목장성(牧場城)을 쌓아 수백 마리의 말을 방목
하였으며, 임진왜란이 끝나가던 1598년엔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 이 섬 앞바다(거금수도)에서 왜군을 맞아 대첩을 거
둔 섬이다. 뱃길로만 가던 옛날과 달리, 오늘날은 도양읍과의 사이에 있는 소록도와 함께 연륙교(連陸橋)와 연도교(連
島橋)로 이어져 있어 뭍에서 차로 바로 갈 수 있다.
▼ 금산면(거금도) 석정리 동정마을 / 거금도 적대봉 북릉 등산로 입구
▼ 동정마을 풍경
▼ 금산정사와 적대봉 들머리 풍경
▼ 적대봉 북릉 삼거리
▼ 적대봉 북릉 노루발풀과 바위솔
▼ 적대봉 북릉 암릉지대
▼ 거금대교와 소록도
▼ 거금수도와 건너 도양읍 녹동항
▼ 적대봉 북릉
▼ 북릉 기차바위에서 본 적대봉
▼ 바위절벽에 붙은 마삭덩굴과 산자고
▼ 적대봉 북릉의 기암
▼ 거금도 적대봉
▼ 적대봉 봉수대
▼ 산행 기념
▼ 적대봉 북릉 기차바위
▼ 적대봉 남동 해안 오천리
▼ 적대봉 남릉 풍경
▼ 적대봉 남릉과 마당목재
▼ 용두봉과 서쪽해안
▼ 마당목재로 내려서며 뒤돌아본 적대봉 남릉
▼ 남릉 마당목재 / 파상재와 목장성으로 내려가는 삼거리
▼ 마당목재 남릉 528봉에서 본 용두봉(좌)과 소록도(우)
▼ 528봉에서 본 적대봉과 적대봉
▼ 528봉에서 본 오천골과 오천저수지
▼ 528봉에서 본 남쪽 535봉(좌)과 암봉
▼ 남릉 468봉 주변 능선 풍경 / 마삭덩굴, 백화등, 사초 꽃, 청미래덩굴.
▼ 535봉 가기 전 암봉
▼ 암봉 칼날능선과 바위솔
▼ 암봉에서 본 금장해수욕장과 어전리(우) 풍경
▼ 535봉 능선의 노각나무와 소사나무
▼ 535봉 남릉 기차바위
▼ 거금도 남소쪽 해안의 금장해수욕장과 익금해수욕장
▼ 하산길 풍경
▼ 금산면 오천리 풍경
▼ 거금도 남쪽 산비탈의 춘란
▼ 거금도의 야생화들 / 上 左로부터 - 수선화, 광대나물, 개갓쑥, 개나리.
▼ 거금도 오천리의 들녁풍경 / 上 左로부터 - 마늘밭, 양파밭, 빹뚝의 갓, 찔레덩굴
▼ 오천리 동백과 양파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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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남녁의 봄 섬산행 넘 넘 좋습니다...
잘 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