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로 러시아와의 비즈니스 접촉은 온라인(비대면)으로 이뤄지기 일쑤다. 코트라와 무역협회 등 관련 기관들은 아예 '온라인 협상을 위한 화상 센터'를 마련해 러시아 진출 희망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야 일찍부터 인터넷 등 IT 강국 평가를 받았으니, '화상 회의(협상)' 네트워크나 인프라 구축에 문제가 없을 것이지만, 러시아측에서는 '화상 접촉' 시스템에 문제가 없을까? 궁금하던 차에 코트라가 최근 러시아의 '홈 오피스 산업'에 대한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4~5월 두달간 '임시 휴무및 자가 격리' 조치를 취하면서 재택근무가 가능한 '홈 오피스 산업'이 명확해졌다"며 "러시아 재택근무의 디지털화가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발전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현지 전문업체의 조사 결과, 러시아 기업(기관)의 78%가 지난 4월부터 재택근무를 실시했고, 모스크바의 재택근무자 수는 2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일단 '러시아 홈 오피스'를 ‘재택근무(Telecommuting)’와 ‘원격 근무(Teleworking, Mobile work, Remote work)’, ‘홈 워킹(WFH: Working from home)’를 종합한 개념이라고 정의했다. 한-러 '화상 회의'도 이 개념에 포함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시장을 장악한 러시아 상위 기업 12개사는 2018년 전년 대비 39% 성장한 44억5000만 루블(2019년 평균환율 기준 약 7,06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재택근무 시스템 구축에서 주목받는 기업은 IT 보안 솔루션 업체인 FalconGaze사다. 지난 3월 재택근무 보안 시스템과 고용인 재택근무 현황 모니터링 솔루션을 출시하는 등 재택근무 맞춤형 인프라 구축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부터 국내 ㈜한빛에스아이(Hanvit Si)사와 IT 솔루션 개발로 협력했던 기업이라고 한다.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 산하 기관인 RAPE(The Russian Academy of People’s Economy)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재택근무 IT 플랫폼은 TrueConf와 MyTeam, Yandex Cloud, VideoConferencing, Mind, Microsoft Cloud, RDP and L2TP, VipNet, “Business” e-Workflow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TrueConf (www.trueconf.ru)는 2014년 비디오(화상) 콘퍼런스(회의) 플랫폼을 개발해 러시아 외무부를 첫 고객으로 끌어들였다고 한다. 한러 서비스산업 FTA 합의를 위한 화상회의에 임하는 러시아 대표는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TrueConf는 이제 재택근무 IT 환경 조성, 비디오 키오스크, ATM 어플리케이션 등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코트라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러시아의 비디오 콘퍼런스(화상 회의) 시장 규모는 100억~130억 루블(1억6,000만~2억 달러). 올해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30% 이상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기준으로 러시아 전역에 설치된 화상회의 시스템은 3,400개로 이 중 3,000개를 현지 기업이 구축했다고 한다.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증거다. 시스템 구축 상위 5개사는 TrueConf Server, VideoMost VCS, Mind VCS, Skype for Business(Microsoft Lync), Cisco Tele Presence이다.
현지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의 국산화는 러시아 정부의 수입대체화 정책에 따른 것으로, 2018년부터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장비의 현지화 비중은 2018년 말부터 30%를 넘어섰으며, 수입산 비중은 45%에 이른다. 나머지 24%는 수입 부품을 들여와 조립한 반 국산제품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