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선 종착역이 텅 비어있다...
역전엔 인적이 끊기고
기차가 없는 빈 철로는 빈둥빈둥 세월만 보낸다.
코스모스가 갈바람에 한들거리는 원색의 가을날
역전앞 공기가 스산히 지쳐있다
인적이 드문 산사처럼 잠잠히 고요마져 드리웠다
아득히 먼 옛날 밤을 새워 입석 귀성 열차를 타고와서
플랫홈을 빠져나오면 역전앞 광장에 늘비하게 서있던
택시와 좌파장사 행렬이 길게 늘어서 분주하고 떠들석하던
광경은 어디에도 찾아볼수없다.
한산한 마당가에 잡풀들이 졸음에 밀려 쓸어져있고
구석구석 살피는 나의 눈살을 피해 심한 낯가림속에
추억의 시간들이 군데군데 박혀있다.
장항은 나의 제2의 고향이다
시할머니와 시어머님 그리고 시작은아버님과 시고모님이
모여사시던곳
명절날이 손꼽아 기다려지던 황토빛 작은 마을
병풍처럼 둘러쌓인 바다의 밀물과 썰물이
비릿한 내음 풍겨오는 아늑한 마을을
버스가 아닌 기차를 타고 출발역인 서울역에서
종착역인 장항까지 길잃어버릴 염려없어
더 좋았던 그 곳
밤샘 기다려 끊은 입석 기차표도 감사해
한아이를 걸리고 기저귀가방을 메고
갓난 아이를 업고 기차에 오르면
좌석에 앉아있던 어르신들
새댁 이리와서 앉아요
온정을 베풀어 주셨던 선한 고장
장항선 기차안의 밝고 맑은 풍경이 아직도 두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임성훈-시골길
첫댓글 이젠!추억에 역이네요...아련한 지난일들이 그립겠어요...
지금은 관광명소가 되었겠지요...감사히 보고 갑니다...감사하네요..^^*
늘 그자리에 있겠거니 했었요~ㅎㅎ 아이들이 자라고 남편과 둘이 자가운전을 하고
다니다 보니 시골 사정은 전혀 몰랐어요
어느날 남편과 둘이 읍내까지 걸어가며 옛추억에 함께했던 시간을
찾다보니 역주의를 돌아보게되였답니다 얼마나 놀랬던지요
장항 화물역이라는 낯선 글자를 보며 머릿속이 하에지더라구요~
또 신장항역을 장항에서도 좀 떨어진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점점 더 어렵게 되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