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봄이 찾아오고 있던 3월 중순 무렵, 2022 F/W 서울패션위크가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진행되었다. 박물관과 공예에 관심이 많다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문을 연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만큼 아직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서울공예박물관(SeMoCA)은 2021년 하반기에 문을 연 한국 최초의 공립 공예박물관으로, 풍문여고가 있던 자리에 건물 5개 동을 리모델링해서 건축했다. 공예의 역사부터 현대 공예, 지역 공예, 작품 설치 프로젝트 등 다양한 전시를 만날 수 있다.
현재 평일의 경우 별도의 사전예약 없이도 전시 1동 2층 ‘장인, 세상을 이롭게 하다.’, 전시 2동 2층 '자연에서 공예로', 전시 3동 2층 ‘자수, 꽃이 피다’와 3층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상설전시실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10시부터 18시까지. 대신 주말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을 진행해야 한다.
생각보다 넓은 전시 규모로 관람하다 보면 지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입구에 비치된 주요전시 유물 관람 안내 팸플릿을 참고해 주요 유물 위주로 관람해도 좋다.
[전시 2동 2층 상설전시실]
1부 고대, 고려 ‘자연에서 공예로 - 장인, 공예의 전통을 만들다.’
인류는 돌, 흙, 나무 등 자연 소재를 가공하는 도구를 발명하고 기술을 개발해 환경의 제약을 극복해왔다. 아울러 일상생활을 편리하고 아름답게 꾸리며 문명의 토대를 세웠다.
한반도에서는 고대에서 고려를 거쳐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주요 공예 소재와 장인들을 관리했다. 당대 최고의 과학기술인이자 예술가인 장인(匠人)들은 관부에 속해 국가와 왕실이 필요로 하는 각종 기물(器物)을 안정적으로 제작, 공급했다. 또한, 신소재와 기술들을 다른 나라와 활발하게 교류하는 가운데 우리 공예의 특성이 확립되었다. 인류 역사는 공예 발전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전시 1동 2층 상설전시실]
2부 조선 ‘장인, 세상을 이롭게 하다’
조선은 개국 초기에 국가와 국가, 국가와 개인, 개인과 개인 간의 질서로 작용하는 *오례(五禮)를 법으로 정비하고, 그 실현을 위해 숙련된 장인들을 중앙과 지방 관부에 속하도록 하고 외교, 군사, 왕실의례와 일상생활 등에서 요구되는 물품들을 제작했다.
*오례(五禮) : 국가에서 행하기로 규정한 다섯 의례. 현실에서의 예의 실천을 위해 국가 의례를 길례(吉禮), 가례(嘉禮), 빈례(賓禮), 군례(軍禮), 흉례(凶禮) 다섯 가지로 규정하였다. 길례(吉禮)는 제사와 관련된 모든 의례를, 가례(嘉禮)는 국왕과 왕후의 혼례, 왕실의 혼례와 책봉(冊封) 및 이와 관련된 모든 의식, 빈례(賓禮)는 사진을 접대하는 예, 군례는 군사 또는 군대에 관한 의례, 흉례(凶禮)는 사망한 국왕이나 왕후를 애도하는 상례로, 상장에 관한 모든 의식이 해당한다.
조선건국 전후부터 1484년(성종15)까지 왕명, 조례(條例)ㆍ교지(敎旨) 등을 수집해서 엮은 조선왕조의 기본법전인 경국대전(經國大典)에 따르면 중앙관부에 129개 분야, 총 2841명의 경공장이, 지방 관부에 27개 분야, 총 3656명의 외공장이 속하도록 규정했다. 장인은 전문성에 기반한 분업과 협업 체계를 형성하고, 국가가 정한 제작기준에 따라 물품들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장제는 16~17세기 일본, 중국과의 전쟁을 겪으며 느슨해졌고 19세기 말에 해체되기에 이른다. 대신 자유롭게 물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시장이 늘어나고 다양한 일상 기물이 제작되었다. 이렇듯 조선의 개국 초기부터 사람들의 일상생활 기저에는 장인들의 노력과 활동이 있었다.
[전시 1동 2층 상설전시실]
3부 대한제국 ‘공예, 근대의 문을 열다.’
1876년 개항 이후, 조선은 밀려드는 서구의 제도와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 1897년 고종은 국호를 ‘대한’으로 선포하고, 옛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구본신참(舊本新參)’의 개혁론을 내세워 강건한 나라를 만들고자 하였다. 사회 전반에 나타난 근대화의 흐름과 함께 전통 방식의 수공예가 쇠퇴했고 오히려 공예가 산업 기술로 인식되었다.
[전시 1동 2층 상설전시실]
4부 일제강점기 ‘공예, 시대를 비추다’
일제강점기에는 공예품이 관광상품으로 주목받으면서 자본가들이 공예품의 제작과 판매에 참여하였고, 백화점이나 상점을 통해 유통되었다. 본격적인 산업 공예의 시작이었다.
[전시 3동 사전가(絲田家) 직물관]
‘자수, 꽃이 피다’ &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전시 3동으로 들어서면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 인물 조각상이 눈에 띈다. 바로 허동화(許東華)와 부인 박영숙(朴永淑)이다. 허동화는 부인 박영순과 함께 생전에 수집한 자수품과 보자기를 포함한 소장품 5천여 점을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함으로써 전시 3동 사전가 직물관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사전가(絲田家)는 허동화의 아호로 열린 공간인 사랑방, 자수품과 보자기를 소개하는 상설전시실 그리고 보이는 수장고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보이는 수장고 - 보존과학실은 관람할 수 없었다.
2층 ‘자수, 꽃이 피다’
3층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오브젝트9 공예작품설치프로젝트
서울공예박물관은 공예작가와 함께 창의적인 공예작품을 제작해 박물관 내부와 외부 공간에 설치했다. 서울공예박물관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공예작품에도 주목하자. 특히 근사한 공예작품과 함께라면 근사한 인증사진도 남길 수 있는 만큼 직접 사용해보자.
휴식, 사유, 소통의 분청의자 세트 - 이강효, 도자, 2020, 공예마당(바깥마당)
시간의 흐름 - 김헌철, 유리, 2020, 안내동 천장
Remains & Hive - 한창균, 대나무, 2020, 전시 1동 1층
태초의 잔상 - 최병훈, 자연석, 2020 전시 1동 로비
3월 말로 접어들면서 날씨가 한층 누그러졌다. 아직 쌀쌀한 기운이 남아있다 하더라도 그래도 봄은 봄인지 다들 옷차림이 한결 얇아졌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지하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도보 약 3분 거리에 있을 정도로 가까우며 북촌한옥마을, 삼청동하고도 가깝다. 경복궁도 도보로 약 11분 정도 거리에 있는 만큼 올 봄나들이로 서울공예박물관에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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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 Seoul Museum of Craft Art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3길 4 (안국동)
- 전화번호 : 02-6450-7000
- 관람 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 관람료 : 무료
- 홈페이지 : https://craftmuseum.seoul.go.kr/main
<해당 기사는 2022년 3월 기준으로 작성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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