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자애로운 스님. 혜총 스님을 아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스님은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미소불이고, 언제나 순수한 마음과 행동을 하는 천진불이시다. 스님이 5년 간의 포교원장 소임을 마치고 퇴임식을 하는 날, 조계종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동원한 것도 아니고, 부탁을 한 것도 아닌, 혜총 스님과 어떤 형태로든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스님의 포교원장 이임식을 축하하기 위해 경향각지에서 구름처럼 모여든 것이다. 근래에 들어 이런 정도로 많은 인파가 지하공연장을 메웠던 적은 없었다. 사람들마다 이구동성으로 스님을 칭송했고, 스님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mediabuddha.net%2Fdata%2Fgeditor%2F1111%2F1468136389_6365da2c_00220.jpg)
우리시대 미소불로 존경받는 혜총 스님.
어떤 일이든 광명진언으로 마음을 다잡은 후 시작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박카스를 건네주며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혜총 스님은 이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사랑을 전했다. 소임을 마치고 부산으로 떠나는 스님을 배웅하는 사부대중들은 절집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간지러운’ 말, “스님, 사랑합니다”를 말을 하염없이, 그리고 거리낌 없이 반복해 외쳤다. 스님의 퇴임식에 참석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혜총 스님을 향한 사부대중의 사랑과 존경의 모습을 보고는 “포교원장을 하고 싶어진다”는 조크를 하기도 했다.
왜 사람들은 이토록 혜총 스님에게 열광할까. 스님은 말 그대로 모든 중생들을, 사람은 물론 미물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으로 대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든 부처님으로 대하며 공양을 하는 마음으로 대하니 누구든 스님의 따뜻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으며, 존경하고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런 혜총 스님이 5년 간의 포교원장 소임을 마치는 것을 기념해 소박한 책을 한 권 펴냈다. 책의 제목은 스님이 늘 입에 달고 사는 말 중의 하나인 ‘공양 올리는 마음’이다. 혜총 스님의 책 <공양 올리는 마음>(불광출판사)는 ‘혜총 스님이 들려주는 밝고 따스한 이야기’ 집이다. 한편 한편이 모두가 밝고 신심을 불러일으켜주는 내용들이다.
열한 살에 동진 출가한 혜총 스님은 율풍 진작과 한국불교를 중흥시킨 자운 율사스님을 40년 동안 시봉한 것으로 유명하다. 자운 율사스님을 정성껏 시봉하면서 혜총 스님은 모든 사람에게 자비롭게 대했다. 스님이 일찍이 여러 요직을 두루 역임하신 것 또한 이러한 삶의 편린이다.
혜총 스님은 부산불교사회복지협의회장으로 활동하였으며, 현재 용호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사회복지법인 불국토 이사장으로 복지 활동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쏟았고, 어린이지도자연합회 회장과 학교법인 원효학원 이사, 부산불교청소년기관협의회장을 역임했으며, 대한불교신문을 창간하고, 불교문화창달을 위해 실상문학상 외 5개 대상을 제정했다. 이 모두가 스님의 따뜻한 마음과 포교 원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혜총 스님은 수행과 포교를 하나로 알고 묵묵히 자비로움을 바탕으로 수행해오면서 조계종 성철 종정 표창장, 포교대상 공로상 및 국민훈장 동백장, 국무총리상, 대통령상 등을 받았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법문을 해 주고 포교하고, 그 공덕으로 대한불교조계종의 5대 포교원장 소임을 맡게 되었다.
5년 포교원장 세월이 녹아든 이 책은 혜총 스님의 밝고 따스한 법문집이다. 이 책에는 대중을 부처님처럼 섬기는 혜총 스님의 밝고 따스한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혜총 스님이 조곤조곤 바로 곁에서 이야기해 주는 것처럼 생생한 법문은 매우 교훈적이고 감동적이다.
자비, 보시, 지혜, 인욕, 수행 정진, 인과응보, 기도, 참회 등 불교의 가르침을 주제별로 나누어 담아 불교입문서· 법문자료집으로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편집, 일 년 열두 달 법문의 제목만 읽어도 스님의 간절한 메시지가 가슴 깊이 다가온다.
1월의 첫 번째 법문부터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얼마 전 타계한 스티브 잡스는 선불교수행자로 책을 읽고 채식주의자가 된 사연이 밝혀졌는데, 혜총 스님은 소가 흘리는 연민의 눈물을 보고 채식주의자가 된 호주의 한 재소자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혜총 스님은 사람만이 보살이 아니라 미물곤충, 짐승 중에도 보살행을 닦는 생명이 무수히 많음을 강조한다. 아울러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인 암사슴을 대신하여 죽기를 자청한 황금 빛 사슴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자비심이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마음이요, 아무리 높은 깨달음을 얻은 도인도 자비심이 없다면 거짓 깨달음이라고 역설하면서 생활 속에서 부처님의 자비를 몸소 실천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한편 혜총 스님의 솔직 담백하고 진실한 성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눈에 띈다. 지체장애자 시설에 봉사를 하러 갔다가 벽에 똥칠하고 침을 질질 흘리는 장애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도저히 밥을 먹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와 아울러, “신도들에게 착한 일을 하라고 떠들어대는 내가 실은 이중인격자가 아닌가?”라며 참회하는 스님, 다른 사람 같으면 숨길 일을 드러내 놓고 반성하면서 이 일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나누려면 상대방과 일체, 한 몸, 동체(同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수많은 봉사자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바치는 혜총 스님의 말씀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스님께서는 삶이 팍팍한 이들, 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 이들에게, 자살은 고통의 탈출구가 아니라고 일침을 가하면서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장점을 찾으라”, “지금 비록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포기하지 말라. 어떠한 고난이 와도 견디고, 그 모든 액난까지도 겸허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랑 중에서도 최고의 사랑은 나를 사랑하는 일이다. 오늘 혹시 내 몸과 마음이 많이 고달프다면 '아, 전생 과보가 찾아왔구나! 지금부터라도 내 마음에 행복과 기쁨의 씨앗을 뿌려서 꽃을 피워야지.’라고 생각을 바꾸어 마음을 잘 다스려 절망을 딛고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독려한다.
부처님 말씀뿐만 아니라 순임금, 마의상서, 백낙천, 장자와 혜자, 인디언의 지혜 등 다양하고 풍부한 예화 속에서 건진 스님의 자비와 지혜, 깨달음은 우리네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스님의 진실한 마음, 진솔한 삶이 듬뿍 배어 있는 법문은 남다른 감동의 여운을 가져온다. 스님을 닮고 싶고, 스님 말씀대로 실천한다면 이 몸 그대로 부처가 되고, 이 땅은 맑고 향기로운 부처님 나라가 될 것 같은 책이다.
“원근각지의 포교현장에서 많은 말들을 했습니다. 그 말들은 모두 부처님과 역대 수많은 선지식께서 공양 올리신 금구성언이라 비록 짧은 솜씨이지만 책으로 남겨두고자 하였습니다.”
*혜총스님은?
자운 스님을 40년 동안 지극 정성으로 시봉하였다. 해인사 승가대학, 범어사 승가대학,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였으며,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하였다. 동화사, 해인사, 선암사, 범어사 등 선원에서 9안거를 성만하였다.
또한 대한불교신문을 창간하여 편집인, 발행인, 사장을 겸하였으며, 동국대 석림동문회 회장, 해인사 승가대총동문회장, 범어사 부주지, 부산불교사회복지·청소년기관협의회장, 용호종합사회복지관 관장,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 회장과 학교법인 원효학원 이사를 역임하였으며 불교문화창달을 위해 실상문학상 외 5개 대상을 제정하였다.
제 5대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 현재 감로사 주지 및 재단법인 불심홍법원 이사, 사회복지법인 불국토 이사장, 사단법인 한국불교발전연구원 이사장 등을 맡고 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성철종정 표창장, 포교대상 공로상 및 국민훈장 동백장, 국무총리상, 대통령상 등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