游漢江
이승소(李承召, 1422~1484) 조선 전기의 문신. 자: 윤보(胤保). 호: 삼탄(三灘). 시호: 문간(文簡). 1447년 식년 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하여 관직에 나갔다. 1454년 장령이 되었다가 세조가 즉위하자 집현전직제학으로서 원종공신 2등에 책록되었다. 1462년 예문관제학으로서 사성을 겸하고, 세조가 지은 《병장설》을 찬수하였다. 1471년 순성좌리공신 4등에 책록되고, 양성군으로 봉해졌으며, 이어 예조판서가 되어 지경연사로서 경연활동을 크게 일으켰다. 저서로 《삼탄집》이 전한다.
選勝來遊泛畵船 선승래유범화선
春江新漲水如天 춘강신창수여천
狂吟準擬壺中景 광음준의호중경
爛醉渾疑水底眠 난취혼의수저면
落日下山還淡淡 낙일하산환담담
橫颷激浪更濺濺 횡표격랑갱천천
坡仙千古風流在 파선천고풍류재
欲去飜爲醉興牽 욕거번위취흥견
절경을 골라 찾아와 그림 같은 배를 띄우니
봄 강물이 새로 불어 물이 하늘빛이네.
미친 듯 시를 읊조리며 신선 세계를 떠올리고
흠뻑 취해 물속에서 잠든 듯 의심하네.
지는 해는 산 아래로 스며들 듯 엷어지고
거센 바람은 물결을 쳐 물보라가 더욱 튄다.
소동파의 풍류는 천고에 살아 있어
떠나려다 도리어 취흥 끌려 머뭇거리네.
選勝: 뛰어난 경치, 절승(絶勝)을 가려 고름
泛: 띄우다 畵船: 장식된 유람선, 풍류선
狂吟(광음):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시를 읊음
準擬(준의): 짐작하다, 빗대다 爛醉(난취): 완전히 취함, 만취
渾疑(혼의): 전혀 의심함, 착각함 淡淡: 엷고 고요함
橫颷(횡표): 사나운 돌풍 激浪(격랑): 부딪쳐 일어나는 물결
濺濺(천천): 물 튀는 소리·모습 坡仙(파선): 소동파(蘇軾)의 퓽류를 가리키는 별칭
飜爲(번위): 도리어 ~이 되다 醉興牽(취흥견): 취흥에 이끌림
봄 강 위 유람과 만취한 풍류를 통해, 현실과 신선 세계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을 그리고 있다. 어지간히도 취했나 보다. 그 취한 몽롱한 상태가 참 아름답게도 그려졌다. 그 흥취가 못내 아쉬워 떠나려다 도리어 머뭇거린다는 시인의 속마음, 그것이 더욱 애절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