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장갑』(손석우 작사/작곡)은 1958년 발표된 「손시향」이
부른 곡입니다. 1938년 대구에서 태어난 '손용호'는 대구 경북
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 농대에 입학하는데, 대학 재학시절
KBS 노래 자랑에 나와 입상하면서 가수의 길로 접어들게 되고,
"검은 장갑", "거리를 떠나", "이별의 종착역" 등을 크게 히트
시키며 성공하는데, 이에 자극 받은 경북고등학고 동창 '신성일'이
배우로서의 성공을 다짐했다는 일화가 유명합니다.
1958년 1월 새해 꼭두새벽에 쓰인 이 곡은 신년 특집 방송을
마치고 남산 KBS 앞 '산길 다방'에서 출연진 몇 사람과 차(茶)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고 있던 당시 'KBS 악단장 손석우'는
하루 종일 내리는 함박눈 속에서 음악 관련 얘기로 옮겨가면서....
"노래의 소재(素材)에는 제약(制約)이 없다는 취지로 같은 자리에
있던 여가수가 끼고 있던 "검은 장갑"도 소재(素材)가 될 수 있는
것 이라 호언(豪言)을 하고"는 집에 돌아와 오선지에 "검은 장갑"
제목만 써 놓고 고심하던 차에 아내가 "어머! 당신 우리들의 연애
시절을 노래로 만들려는 가 보군요? 검은 장갑이라고 써있는 걸
보니 그렇죠? 호호호" 하면서 "그때는 왜 그렇게 눈이 많이
내렸는지 모르겠어요. 눈이 내리는 날이면 나를 불러내 늦도록 함께
있기를 바라고, 집 앞까지 바래다 줄 때도 헤어지기 싫어 검은 장갑
낀 손을 꼭 잡고서는 놓아주지 않았죠."
「손시향」(본명 손용호)이 부른 『검은 장갑』은 이날 '손석우' 아내의
이 연애담(戀愛談)에서 태어났습니다. 『검은 장갑』은 인기를 업고
영화로 제작되었는데 "검은 장갑"에서 주는 강한 이미지 때문인지
반공 드라마였습니다.
영화 음악은 '손석우'가 맡았고 김성민 감독에 박노식, 황수연, 엄앵란,
남미리, 장민호 등이 출연하여 재일교포 북송을 계기로 일본에서
암약(暗躍)하는 간첩단을 토벌한다는 내용으로 일본 로케이션 촬영이
있었습니다. 1963년 명보 극장에서 개봉했고 이어 재 개봉관에서도
개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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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기 섭섭하여 망설이는 나에게
굿바이 하며 내미는 손 검은 장갑 낀 손
할 말은 많아도 아무 말 못하고
돌아서는 내 모양을 저 달은 웃으리
잔을 비고 청해봐도 오지 않는 잠이여
닿지 않을 사랑이면 잊느니만 못해
잊을 수 있을까 잊을 수 없어라
검은 장갑 어울리는 마음의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