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맘도 쉼표 한 장, 힐링 여행지
호암 미술관 한국 금속 예술의 역사 전시회 : 야금
용인 에버랜드와 호암미술관은 붙어있어요.
에버랜드에서 놀면 사실 호암미술관을 갈 체력 혹은 시간이 안되기는 하는데....ㅎㅎ
에버랜드 티켓에 호암미술관 티켓이 포함이에요.
요즘엔 호암미술관이 무료인데 곧 유료로 바뀌면 에버랜드 티켓으로 무료로 관람 가능합니다.
현재 호암미술관 야금 무료 전시회 중입니다!
겨울이 들어서는 시기 날씨가 화창한 오후 전시회 보러 다녀왔어요.
지금은 겨울이라 나무가 이렇게 앙상하지만 호암미술관은 봄 벚꽃이 피는 시기,
가을 단풍이 지는 시기 너무 예쁜 곳입니다.
나무가 조금 앙상하지만 그래도 호암만의 고즈넉하고 단아한 느낌은 그대로입니다.
알록달록 단풍이 없어도 넓은 정원은 산책하기 좋습니다. 겨울 대비를 하고 있는 나무들.
겨울 잘 보내고 내년 봄에 만나요. 내년 벚꽃이 피는 시기엔 꼬옥 다시 갑니다.
미술관 건물에 입장하기 전 요기조기 돌아보는데 눈에 띄는 이 고목. 고목이 번개를 맞은 아이인지.
무슨 이유로 생을 달리했는지 모르지만 운치 있게 잘 살려두어서 인상적이더라고요.
모조 다보탑도 있고요. :) 진짜 다보탑과 크기도 비슷한 듯.
드디어 호암미술관 본 건물 앞에 도착했어요.
해가 벌써 뉘엿뉘엿. 겨울이 싫은 건 아니지만 하루가 짧게 끝나는 것은 아쉬워요.
여름보다 늦잠 자는 게 왠지 더 왠지 더 게을러진 것 같고. 일어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하루가 다 가버린 것만 같고. ㅋ
날씨가 추웠던 날이어서 얼른 돌아보고 전시관 건물로 들어갑니다.
호암미술관 무료 관람이어도 예약은 미리 하셔야 합니다.
사이트에서 시간을 예약하고 입구에서 차로 들어가실 때 예약 티켓 검사를 해요.
호암미술관 예약 시간과 도착시간이 달라도 괜찮습니다. 건물 안쪽에서는 검사를 하지 않더라고요.
ㅎㅎㅎ 입장하는 인원수를 제한하느라고 호암미술관 예약을 미리 받는 것 같아요.
주말이어도 당일 예약 가능합니다.
야금이라는 말은 야금야금 먹는 데에 사용하는 단어인 줄 알았는데. ㅎㅎㅎ
호암미술관 전시회 야금의 뜻은 금속으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전체적인 과정을 뜻하는 말이래요.
우리나라의 금속 미술의 역사가 재미있더라고요.
금속 미술은 고대의 청동기부터 시작을 하는데. 예전부터 아무나 만들고 사용할 수 있는 소재가
아니었기에 청동기 시절부터 통치자만이 사용할 수 있었던 영험하고 고귀하게 생각했던 물질이었답니다.
금속의 활용이 많아지며 점차 쓰임 있는 물건이 탄생하고 금속 미술이 장신구와 더불어 실용적인 물건들로
만들어지며 우리나라의 금속 예술이 발전을 하게 되었고요.
한국 금속 예술의 가장 큰 발전을 하게 되는 시기 즈음해서. 금속은 불교를 만나
최고의 기술로 절정에 다다르게 되었다고 해요
우리가 한 번쯤은 봤을법한 오래전 불상,
종교를 위한 도구 등 신앙 활동에 필요한 장식품 등 한참 금속공예가 불교로 불타오를 때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때 만들어진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야금입니다.
전시회는 약간 어두운 공간에, 하이라이트로 작품을 쏘아 작품마다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전시품이 많지는 않지만 빛과 예술혼으로 전시장이 꽉 채워진 느낌. 전시품이 많은 전시회장보다
더 오래 깊이 있게 작품을 감상하게 되더라고요.
작품을 하나하나 보면 1000년 전부터 4-500년 이상의 역사와 함께한 것들인데
그 시기 손끝으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작품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여겨볼 작품!
범종은 금속 주물의 대표작. 전통 범종은 최고의 기술이 다 동원되어야 만들어지는 작품입니다.
가야 5-6세기에 만들어진 금관도 아주 특별했습니다.
금과 옥으로 만들어진 금관은 간결하고 단순한 형태에 화려한 옥 장식이 어우러졌어요.
이 금관은 가야 문화의 신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물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에서 완형의 가야 금관은 유일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당시에 순금과 옥은 구하기 힘든 귀한 재료이고 세밀한 기술이 더해져
한국 고대 야금 문화의 정수로 국보로 지정된 작품이라는 거!
아니 왜 호암미술관은 이런 걸 무료로 막 보여주고....
이 작품은 금동용두토수 입니다. 토수는 전각 지붕 추녀 끝에 끼우는 장식품이에요.
수신인 용을 형상화 한 작품으로 그 시절 화재를 예방하고자 만들어 놓았대요. 작품의 완성도가
높은 편으로 당시 최고 권위의 사찰 건축물로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작품입니다.
그 외에 순금으로 만들어진 장신구, 검, 세밀한 조각장식이 들어간 장식품 등
예술적 우수성이 돋보이는 걸작이 많으니 찬찬히 감상해 보세요.
개인적으로 재미있다고 느꼈던 것은 현재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금속 예술가들의
작품이 콜라보되어 전시가 되고 있는데요.
예전 유물작들은 가장 아름답고 정교한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면
현대작은 작가의 의도, 작품의 의미를 담은 작품이 전시되어 비교하며 관람하는 재미가 있어요.
개인의 차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지만.
국가의 역사와 문화가 개인과 집단의 상호 관계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의미를 가진 작품.
그냥 작품만 보게 된다면 사람이 모여 대한민국의 지도를 만든 형상의 작품이지만
그 속에 숨겨진 뜻을 보면 아하! 무릎을 치게 만드는 작품이 많아요.
호암미술관 야금 전시회의 작품은 역사 속의 예술품을 만나고 기획의도가 너무 좋았어요.
특히나 럭셔리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전시회 큐레이팅이 압권.
무료 전시회 치고는 퀄리티가 너무 좋아 역시 호암~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겨울바람이 쌀쌀해도 호암미술관의 연못, 정자 산책길을 걷는 즐거움 또한 더해지니 옷 든든히 입고 다녀오세요.
천년을 거스르는 예술적 소양을 채우는 뿌듯한 관람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 노을이 얼마나 예쁘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