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부터 서울행 SRT 기차를 타려고 준비했습니다.
오랜만에 유년시절 동네 초등학교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가 마련된 것 같아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막내아들이 승용차로 운전해줘서 역까지 편하게 이동했습니다.
역에 도착하여 여유 있게 폰으로 예약한 승차권을 확인하고, 물 한 병을 구입하여 정시에 기차가 출발했습니다.
일찍 일어났기 때문인지 잠깐 잠을 자고 일어나니까, 천안아산역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진동으로 설정한 폰이 울려서 받았더니, 친구가 수서역 3번 출구에서 차를 갖고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몇 차례 부재중 전화가 있더라고요.
수서역에 도착하여 친구의 차로 예약한 식당에 일찍 도착하여 주차를 하고, 석천호수 주변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지난날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약속시간이 되어 식당에서 들어가는데, 예약자 이름과 참석인원, 좌석번호가 적혀 있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니까 주택의 구조를 변경한 듯 한 깨끗한 인테리어 분위기였으며, 우리는 2층에 준비된 자리에 앉았습니다.
오랜만에 같은 동네의 앞집, 옆집, 뒷집 친구들과 식사를 하면서 전복낙지찜을 안주하여, 소주 10병을 가볍게 비우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너무 많은 세월이 흘러 쌓인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한 친구가 있어 아쉬웠습니다.
점심식사 값을 모두 결재하고, 다시 석촌호수 주변의 카페로 이동하여 커피를 마시면서, 야외 테이블에 앉아 못 다한 지난날의 이야기를 또 시작했습니다.
석촌호수와 롯데월드를 바라보면서 벚나무 길을 거닐어보고 싶었는데, 그럴만한 시간이 없어 다음 기회로 미루었습니다.
예정된 시간이 되어 친구들과 다음 만남을 기약하면서 아쉬운 작별을 하고, 다시 친구가 수서역까지 태워 주었습니다.
정말 고마운 마음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오래까지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기차를 타고 돌아오면서, 친구들의 얼굴에서 묻어나는 세월의 흔적 그리고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는 마음이었습니다.
다른 친구들과도 비슷하게 번개미팅을 하는 기회가 있지만, 항상 하는 생각은 아주 조그마한 것이라도 내가 베풀면 내가 즐겁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체면 때문에 못 다한 일이 있거든 미루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바쁘다는 이유로 미루지 말고, 오늘 해야 합니다.
송해 선생님 보세요.
밤새 안녕하지 못하셨습니다.
항상 건강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친구들과 식사하고, 커피한잔 마시는 시간들이 이제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건강은 나이순이 정말 아닌 것 같아요.
잠을 자다가 일어나 차창 밖을 보고 이런저런 옛 생각을 하면서, 종착역에 도착하니까 딸과 사위가 차를 갖고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만나고 싶은 친구들이 있으면, 마음속이 아닌 기회를 만들어서 만나려고 합니다.
버킷리스트 한줄이 지워집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