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詩情의 요람
筆華(시인, 수필가, 번역가)
고독은 시정의 요람
고독하지 않을 때 시심은 잠들어 있다
텅 빈 집에 혼자 있을 때
완만한 곡선 길 농노를 걸을 때
당산마루에 서서 시골 동네를 내려다 볼 때
가을 풀 우거진 옛집 기운 삽짝 앞에 섰을 때
이른 아침 산비둘기 우는 소리
비 오는 날 두견새 우짖는 소리
해넘이에 돌아서서 나의 긴 그림자를 볼 때
장마철 함석집 빗소리
한밤중에 하늘에 흐르는 은하수를 쳐다볼 때
초가집 지붕에 그믐달이 걸려 있을 때
낙엽을 태우는 연기가 길게 오르는 것을 볼 때
정만 남기고 가버린 사람들이 그리울 때
갈 길이 서로 다른 우리들의 운명을 생각할 때
고독해 진다
고독을 고스란히
마음에 담아 본다
그리고는 내가 고독 속에 녹아든다
눈을 감고 묵상하면서
고독을 숙성시켜 간다.
그 속에 나마저 익혀본다
맑은 영혼 일깨워
고독의 창문을 두드리게 한다
눈물이 흐르면
씻을 것도 없겠지
가슴에 묵직한 무엇이 치오르면
뜨겁게 흐느낀들 어떠리
번개 같은 섬광이 스쳐가고
깨알 같은 시어가 맴돌 때
놓치지 않고 적어 간다.
영농한 시구가 쓰일 수 있다
고독은 시정의 요람
고독하지 않을 때 시심은 잠 들어 있다.
詩情の搖りかご
筆華(詩人, 隨筆家, 飜譯家)
孤獨は 詩情の 搖りかご
孤獨を感じない時 詩心は寢込んでいる
緩やかに曲がっている 農路を步く時
空き家に 獨りでいる時
裏山に立って 村里を見下ろす時
秋の 草深い古巢, 傾けた萩の 戶の前に 立っている時
あけがた, 白子鳩の鳴き聲
雨の日 ほととぎすの さえずる聲
日暮に 振り向いて 自分の長い影を 見詰める時
梅雨の旬 トタンぶきを叩く雨の音
眞夜中 大空に流れる 天の川を 見あげる時
藁屋根に みそかの月が かかっている時
落ち葉を 燃やす煙が 長く上がるのを 見る時
情だけ殘して 去り行った人たちが懷かしい時
行く道が 相互いに異なる 我我の定めを 思い浮かべる時
孤獨になる
孤獨を そっくりそのまま
心の中に 入れてみる
それから僕が 孤獨の中に溶けていく
目をつぶして 黙想にふけながら
孤獨を 熟成させていく
そのうち 僕さえ 熟させてみる
淸い靈魂 早めに起こして
孤獨の窓をノックさせる
淚がこぼれると ぬけながっても どう?
胸にやや重い何かが 押し上がったら
熱くすすり泣くことも どうだろう
稻妻のような閃光が掠めていく時
ごま粒のような詩語が くるくる回る時
逃がせないで 書き記す
玲瓏たる詩句を 書くこともありうる
孤獨は 詩情の搖りかご
孤獨を感じない時 詩心は寢込んでい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