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을 떠난지 이제 4개월여가 되었습니다. 32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기간동안 많은 일들이 스쳐지납니다.
일들이 있을때마다 언론이나 방송매체에 기고와 인터뷰를 통해 미담사례들을 알리곤 했었는데 이제 신송클럽회장으로 와이즈돔안에서 활동하시는 분들께도 가끔씩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일전에 제글을 읽어주시고 바쁘신 중에도 사랑의 리플달아 주신 전병구 PAP 총재님 길홍철 이사장님과 윤주황 서부지구총재님께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81년 당진 송악고에 3월 2일 부임하자 2학년 담임을 맞게 되었는데 학생부장님이 제게 요주의 학생 한명이 있는데 중학교 교직원의 자녀라면서 어지간히 사고를 쳤는지 학생과에서도 도저히 통제가 안된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럭저럭 한 두어달 지나 오,유월 경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먹고 좀 쉬려는데 한 학생이 급하게 "선생님 큰일 났어요 용걸이가 맞아서 코피를 흘리고 있어요!" 라며 소식을 전해욌습니다.
이층 교실에 올라가 상황을 파악해보니 때린 학생은 교직원의 자녀였습니다.
바로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더니 고교 교무실로 찾아오셔서는 걱정이 되시는지 잘 해결해달라는 간곡한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 이후 바로 피해학생 함께 당진시내에 있던 이비인후과에서 코뼈가 부러졌다는 말을 듣고 바로 치료를 받도록 했습니다.
머릿속은 복잡했습니다.
햇병아리 담임교사 두달여 만에 학급에서 일어난 사고여서 만일 피해학생의 부모가 어떻게 나올지 크게 걱정이되었으나 솔직하게 용서를 구하자라는 마음으로 석포리 학생의 집으로 학생과 함께 찾아갔습니다.
대낮인데도 컴컴한 방안엔 어머니와 담임인 저, 그리고 코에 기브스를 한채 앉아있는 학생 셋 뿐이었습니다.
저는 "어머니 제가 지도를 잘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무릎을 꿇어 용서를 빌었습니다."
어머니는 잠시 기도를하셨는지 잠시 말을 아끼시다가 학생에게 사이다를 사오도록 시키신 뒤 하시는 말씀이 "제 자식이 맞을 짓을 해서 맞았겠지요!
선생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담임하시는라 힘드시겠다며 오히려 저를 위로해 주시는데 마음에 큰 감동이 왔습니다.
그 이후 그 학생은 30년의 세월이흘러 천안의 임마누엘 교회에서 목회자로 훌륭하게 성장하였습니다.
몇년전 학교를 방문했던 오십이 다 된 그 제자와 그때 일을 회상하며 어머니소식을 들을 수있었습니다. 어머님 그때 너무 감사했습니다.!!
p.s 어머니의 기도와 사랑은 자녀를 움직입니다.
어머니는 자녀가 옳은 길을 가도록 하며 설혹 다른 길을가고있어도 언젠가는 돌아 온다는 믿음으로 대화해주어야 하며 선생님에 대해 좋은 말씀을 해주셔야 교사를 존중할 줄 압니다. 때론 엄할줄도 때론 친구처럼 대해주면 학교폭력 해결될 줄로 믿습니다.
첫댓글 도대체 학교 폭력이
어디가 끝인가요?
인성교육이 참 필요한 현세...
애 많이 쓰세요.
사고친 학생을 위하여 선생님이 무릎을 꿇으신것도 용기가 있어야 하지요. 그리고 오히려 선생님을 위로하시는 어머님! 두분 다 대단하시네요. 그러니 용기있는 좋은 선생님과 현명한 어머니 두분의 교육을 받은 학생이 훌륭한 목회자로 성장한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이호천 회장님!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합니다.
댓글에 감사를 드리면서 학교폭력문제는 자녀가 부모를 잘 따를 수있도록 양육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맞벌이 부부들이 자녀와 대화의 부족과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존경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과 교사들이 상담에 많은 시간을 낼 수없는 부분들이 문제입니다.
믿음자체가 참으로 중요하지요
미운자식 떡하나 더 주어라 하신말씀 을 상기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