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산 대종사와 금강경
소태산 대종사는 1916년 깨달음(大覺)을 얻은 후 그 과정을 생각하여 보니
순서를 알지 못하겠으나 강연이 말하자면 자력으로 구하는 중 사은(四恩)의 도움이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과거의 종교 중요 경전을 참고해야겠다"라고 생각하며 "나 스스로 의심하고, 스스로 닦고, 스스로 깨달음을 얻었으나, 바른 공부 길의 순서를 알기가 참 어렵구나. 동양 도덕에는 유·불·선의 경전과 근래에 몇 가지 신흥종교의 학설이 있고, 서양에도 여러 가지 학설이 있다 하니, 그 교리의 강령을 한 번 참고하여 내가 깨친 바와 대조하여 보리라"고 하였다.
대종사는 의형 김광선에게 부탁하여 먼저 인근에서 유서(儒書)인 〈소학〉과 사서(논어, 중용, 대학, 맹자) 등을 구해 대략 보았다. 그리고 동학과 선도를 신앙하는 친지들을 통해 동학의 〈동경대전〉 〈용담유사〉, 선서(仙書)인 〈음부경〉 〈옥추경〉, 기독교 성경인 〈신약〉과 〈구약〉을 구해 대략 열람한 뒤 탄식하였다.
"나의 아는 바는 옛 어른들이 이미 간파하였구나! "소태산 대종사는 그러나 그 중 어느 하나에도 전적으로 긍정하지 아니하며 생각했다. '모든 경전의 의지(義旨)가 대개 적절하여 별로 버릴 바가 없으나 그 중에도 진리의 심천(深淺), 시대에 적부적(適不適)이 있구나.
'소태산 대종사는 사월초파일 전날 새벽에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어느 절로 갔다. 처음 가보는 절이었으나 산수 경치며 절 모습이 결코 낯설지 않았다. 옛집을 찾아온 것 같은 편안한 마음으로 절 구경을 하다가 한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소태산 대종사를 보더니 큰절을 올리며 반가워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미래세계의 주세불께서 어찌 이제야 오십니까. 제가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노인 어른께서는 저를 아십니까. "후천개벽 시대의 주세불께서 천만 방편으로 천하 만민을 널리 제도하려면 이 경전이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노인이 보여준 경전은 〈금강경〉이었다.
노인이 말했다. "이 경전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본 적은 없으나 보면 알 것도 같습니다. "소중히 간직하시고 잘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늙은이는 이 책을 전해드리기 위해 이처럼 오랜 세월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해야 할 일이 끝났으니 그만 물러가겠습니다.
꿈에서 깨어난 소태산 대종사는 예사 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꿈에서 본 절의 모습과 주변의 산수 경치를 주변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불갑사란 절과 흡사하다고 했다. 불갑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이재철이 찾아오자 그를 보내어 〈금강경〉을 구해오게 했다. 구해온 금강경을 보고 "석가모니불은 성인들 중의 성인이다"고 말했다
그 후 불교의 〈선요〉 〈팔상록〉 〈불교대전〉등의 관련된 서적들을 차례로 본 후 말했다. "내가 스승의 지도 없이 도를 얻었으나 발심한 동기로부터 도 얻은 경로를 돌아본다면 과거 부처님의 행적과 말씀에 부합되는 바 많으므로 나의 연원을 부처님에게 정하노라, 장차 회상을 열 때도 불법으로 주체 삼아 완전무결한 큰 회상을 이 세상에 건설하리라. "소태산 대종사는 불법을 주체 삼고자 하는 이유에 대하여 "불법은 천하의 큰 도이다. 참된 성품의 원리를 밝히고 생사의 큰일을 해결하며 인과의 이치를 드러내고 수행의 길을 갖추어서 능히 모든 교법에 뛰어난 바 있다"라고 했다.
정산종사께 한 제자가 여쭈었다. "대종사님은 어찌하여 부처님께 연원을 대셨습니까? 수운 선생과 증산 선생은 연원이 없는데요. ""수운 선생이나 증산 선생은 그냥 일어난 분이요, 대종사님은 불법을 주체로 회상을 펴고 교화하시려니 그러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