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은 올시즌 32세이브와 2.18의 뛰어난 방어율을 기록하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마무리투수로 확실히 자리를 잡고 있다. 본인은 선발투수를 원한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어쨌든 지금 현재의 그는 애리조나의 마무리이다.
하지만 얼마 전 밥 브렌리 감독과의 불화설이 나돌고 지역신문에서도 부정적인 기사를 싣는 등 주변이 조용하지는 않다(실제로 본인이 잘못했건, 보도가 와전되었건). 종종 돌출행동을 보이는 그에게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춘기 소년의 이미지가 남아있기도 하다.
또한 김병현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엽기적이라고 할만큼 수시로 바뀌는 투구동작이다. 케빈 브라운을 흉내내기도 하고 아무 의미없이 와인드업 동작에서 손을 들었다 내리기도 하며 사이드암으로 던지기도 한다. 릴리스 후 오른발을 크게 휘두르는 것은 유명한(?) 동작이며 발의 움직임도 이랬다 저랬다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웹사이트(www.mlb.com)에서 김병현의 이런 여러가지 투구동작에 대해 ‘김병현은 여전히 미스터리다(Kim is still mystery)’라는 기사를 실었다. 김병현의 투구동작에 대해 “팽이처럼 돌기도 하고 코르크 병따개같기도 하며 어쩔 때는 한국식 칼춤을 추는 것같다” 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하기도.
기사에서는 김병현이 최근 7경기에서 .357의 높은 피안타율을 기록할 만큼 타자들에게 많은 안타를 맞고 있지만 놀랍게도 5번의 세이브를 성공시켰으며 자책점을 단 한 점만 내주고 있다고 밝혔다. 여러가지 이상한 투구동작이 별로 효과가 없어 보인다는 지적도 했다. 김병현 본인도 인터뷰에서 요즘 점수를 안 주는 게 자기도 신기하다는 말을 한 바 있다.
브렌리 감독은 “그는 한 시즌 반동안 우리 팀의 마무리를 맡아왔다. 그것이 계속 그에게 마무리를 맡기는 이유 중 하나이다.” 라고 말했다. 지금의 김병현은 마무리로서의 경력이 어느정도 쌓였다는 의미이다. 이어서 브렌리 감독은 “여전히 그는 가장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 중 하나라고 믿는다” 라고 말하기도.
애리조나 구단은 김병현이 이제 그런 투구동작 실험을 그만두고 안정된 투구동작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하지만 안타를 많이 맞기는 해도 세이브를 척척 성공시키고 있으니 쉽게 김병현의 모습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