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낮부터 내리던 봄비가
밤새도록 내리며
이 비에도 설마?? 묻는 영감에게
백두대간하는데 눈,비가 문제되리~
코맹맹이 소리로 애교한번 부리고 나서도
은근히 신경이 쓰여,
한밤중 밤비 내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오는 그 밤에
낙숫물(?) 소리는
그날 따라 가지각색 소리내며 울려오는데
그 소리 영감귀에 안들리게 할려고
내내~붙어앉아 지꺼리느라고
목이 다아 아팠으니
아~아~ 백두대간하기가 이리 힘들 줄이야!!
새벽에
어렴풋이 잠이 깬 내 귀에
바같의 비내리는 소리는 여전히 들려오고
행여 깰쎄라~ 살곰살곰~
미리 챙겨놓은 베낭 들고
부자지간 돈독한 부자유친의 기회를 부르짖는 편지
각각 한장씩 문앞에 붙여놓고 집을 나섰다.
여전히 굵은 빗방울 내리고
그 비 속에서 시간맞춰 나온 대원들
백두대간종주의 굳은 의지를 재차 확인하며
두분의 초빙대원과 반가운 인사 나누고
새벽의 비속을 헤치며
백두대간 15차 산행길을 출발~
오늘의 산행은 소백산 다음구간 조금 띄어
마구령~각곳산~늦은목이~ 선달산~ 박달령~ 오전약수
계속 내리는 비는 그칠줄을 모르고
산도 들도 봄비의 중간쯤서
안개구름 이불삼아 모습 들어내지 않고 흠뻑 취해있는데
그 사이 길게 뻗어 누워있는 고속도로만
새벽을 가르며 달리는 차들에게
영원한 동지애를 과시하며
바쁘게 맞고 보내고 애를 쓰더라.
차창에 부딫치는 빗방울의 굵기가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이 비 그치기를 속으로 소망하며
경북 풍기를 지나 영주 부석면으로~
유난히 전망이 좋아서
날이 맑으면 동해가 한눈에 보인다는 선달산!
그 산을 가기 위해 임곡리를 거쳐 마구령으로~
영주 부석면의 임곡리와 남대리를 이어주는 마구령!
고개가 높고 길어
말도 입이 벌어질 정도로 힘이 들어
아마, 마구령인 모양이라고
우리끼리 짐작하며
꼬불꼬불 마구령고갯마루에 도착하니
9시50분
비는 여전히 굵은 빗방울로 겁을주고
우비,판초,다 동원 중무장하고
친구좋아 상주서 온 꼽사리대원은
이 비에 산행은 무리라며 말리다가
하산길 마중오겠다~ 약속하며 우릴 배웅하고
7명의 대원들 의지의 우중산행 백두대간길을 올랐다.
초입부터 물과 범벅이 된 진흙탕 등산로는
떨어지는 빗방울과 함께
오르는 길을 두배로 힘들게 만들었고
앞도 잘 안보이는 안개는
시야조차 흐리며 숨이 막히는데
그래도 빗속의 나무들은
모처럼 흠뻑 오는 봄비속에서
겨울내 묻은먼지 털어내며 깨운해하더라.
한참을 올라 숨이 제데로 가눠지고
빗속 심산의 흙내음
풋풋하게 코 끝에 전해오며
쭉쭉 뻗은 나무들 긴숨 몰아쉬며
싱그런 숲내음까지 풍겨주니
맑은날 가뿐하게 오르는 발걸음보다
훨씬 힘은 들었지만
그래도 좀처럼 경험할수 없었던 빗속의 산행이
오히려 앞으로의 험난한 대간길에
우리를 단련케하는
좋은 경험이 될꺼라는 생각조차 들었으니...
"이현령 비현령"이라고~
애써 비그치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비 오는 데로 이 데로도
괞찮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해발 1000 m 가 가까워오자
계속 은근히 내리는 비는
오락가락 구름과 한 몸 되어 몰려 다니며
보슬비 보슬보슬 간지는가 했더니
이내 구슬비 되어 머리에 차갑게 떨어지니
360도의 조망권을 자랑하며
동해를 운운하던 선달산의 조망권은
나무들 사이사이를 막으며
몰려드는 안개같은 구름들로
일지감치 포기하게 만들었다.
1057봉을 지나 부지런히~`
구름을 헤쳐가며
코고 작은 봉우리 몇개를 지나
갈곳산 눈앞에 나타나고
오던 비 조금은 멈추는가 했더니
한무리의 구름들 서서히 이동하며
포로스름한 하늘 드디어 열리고
나무들 사이사이로 신비로운 세상이
잠시 눈앞에 전개 되었는데...
갈곳산 정상에 올라서는
부석사가 있는 봉황산까지 볼수가 있었으니
두시간여를 불평없이 올라온
우리의 전사들께
하늘이 주신
반짝선물 이라고 해야되나?
그 맑고 신비스러움이라니......
늘 보는 하늘, 늘 보는 구름이련만
하느님의 가지각색의 조화에
다시 한번 감탄하고
눈앞에서 움직이는 구름자락을 손으로 흩어가며
또 다시
구름비 내리는 선달산 방향으로 몸을 틀어
늦은목이를 향해서 걸음을 재촉했다.
어떻게 오른길인데
늦은목이 가는길을
하산길도 아닌걸 아깝게 내려오다보니
출발 2시간 30분쯤서 제시간에 도착,
다행히 잠깐 그친 비는
그런데로 점심자리를 펴게 만들었고
초빙대원의 보너스 같은 특별메뉴 "가자미 막회무침"은
언듯만듯 가자미흰살결에 상큼한 연두빛 야채들,
건강한 검정 미역
하얀 마늘과 매콤한 초록고추 뜨문뜨문 섞어넣어
선홍색 초고추장 덤뿍 넣고 함께 버무려
색깔로도 죽여주고
맛은 또한 그 기막힘을 말해 무엇하리~~~~
김 선상님! 고마웠으라~
내생전 처음 먹어본
선어 "가자미 막회무침"
입안의 얼얼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욕심껏 먹어 몸은 무거운데
비맞아 내려가는 체온으로 옷까지 두겹세겹 껴입었으니..
이 노릇을 어이할꼬?
지금부터 올라야 할 선달산이
해발 1236m 이라는디
불평한들 통할리 없고 떼 쓴다고 들어줄 상황이 아닌것을...
올라야지, 벌수있나?
그래도 1시간 반이면 된다니께....
지난번 두주에 걸쳐
소백의 영봉들을 거쳐오며
정상의 화려함과 웅장함의 감동이
아직도 가슴속에 꽉차 있는데...
아~~ 선달산!!
우중에 힘들게 올라선 선달산 정상,
해발 1236m
생뚱맞게 그곳에서
봉이 김선달의 허풍이 왜 갑자기 생각났는지....
나무로 된 초라한 표지목은
괜히 속상하고 안타깝기까지 했고
페허를 방불케하는 너저분한 정상의 풍경은
우리의 금수강산중 그래도
백두대간의 한봉우리에 속한 선달산 정상이
사람들의 무관심속에서
이리 초라한 모습으로
힘들게 올라선 대간꾼들의 마음을 쓸쓸하게 만들며
깨운치 못한 여운 가슴에 담고
하산길 내려가게 하였으니..
경상도와 강원도의 경계선에서
책임 맡은이 그 누구인지는 몰라도
그 어디에다
이 상황을 하소연하오리이까?
마음 찜찜해 하며 정상에서 내려서서
이제는 하산길 박달령으로~
여전히 구름비 부슬부슬 안개처럼 내리고
두시간여 지나 박달령 고갯마루
비 그친 하늘에 회색빛 나무들
아담한 신령각 바치며 줄지어 서 있고
잘 닦여진 임도, 구불구불 산길사이로 나타났으나
무릅에 치명타인 세멘길을 피해야 된다는 일념으로
초빙회원이 찾아낸 오전약수 가는 산속의 길은
오늘의 하산길 수훈갑이었고
경치 또한 끝내주었는데
비 개인 하늘에 햇살까지 비추이며
오늘의 우중산행을 햇살로써 마무리 하게 하였으니
청명한 하늘과
대청소한듯 깨끗한 적송들의 초록빛 선명함이
가슴까지 깨운케 했다.
시야를 넓히며 들어오는
오전저수지와 저 너머 그림같은 산야들~~`
아~ 저렇게 고울수가~ ?
하루종일 걸어온 산꼭대기 긴 능선길 뒤돌아 쳐다보니
아직도 그 곳은 구름이 머물고
아마도 구름비 계속 내리고 있을 그 곳을
무사히 넘었다는 뿌듯함과 안도감에
몸은 지쳤어도 마음은 가뿐~ 날아갈 것 같았다.
수줍게 피어있는 진달래꽃 고운 모습
생강나무꽃 노랑색 향기 뿜으며 어우러져 있는
가을낙엽속의 마지막 산모퉁이 돌아서며
아래서 서서히 올라오는
봄의 꽃잔치가 온산을 가득하게 채울무렵
구름비 머문 저 높은 곳에도
봄꽃의 전령이 어김없이 찾아가겠지.
진달래 만발한 선달산의 봄을
동해를 바라보며 즐길
어느운좋은 대간꾼들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며
성종대왕께서 인정했다는
상쾌한 오전약수를
정말로 맛있게 마셨다.
상주서 온 꼽사리대원
어김없이 마중나와 우리를 감동케 했고
덕분에 부석까지 아주 수훨하게 나올 수 있었으니
번번히 이뿐짓 해주는 친구에게 고마움 전하며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추호의 망설임도 후해도 없이 빗속산행을 감행하여
함께 고생하며 마친 초빙대원 포함한
모든 대원께도 박수를 보냅니다.
그라고 친구님들~~
다음 주에는 백두대간길 잠시 쉬고
이 봄이 가기전에
우리모두 함께 진달래 만발한 구디로
꽃놀이 산행 한번 갔으면 하는데...
저의 프로포즈를 받아주실 벗님들!!
꼬리글로 표티내 주시오면 감사황송하시겠사옵니다.
백두대간 열다섯번째 산행보고 드렸음다.
첫댓글 백두대간 선달산에 예쁜 진달래가 몽실 몽실 꽃망울을 내밀고.---완숙미를 자랑하는 화사한 인꽃이 진달래를 시샘하듯이 더욱 활짝 피었네요.~~~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백두대간을 종주해 가는 그대들의 힘찬 모습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아부하기도 디기 힘드네~~사실은 샘이 나서 죽겠는데~~정수가 또 쪼잔하다 칼라~ )
앉아서 보고 듣는 산행기도 훌륭함다 수고하셨시유~
봄비가온뒤 낙엽은 미끄러우니 항상 조심하시라유 난,내일 영해까지 약수물 떨려 갈려고 합니다 향수기는 우리나라 약수물은 모두다 맛보았겠군 건강합시데이
진달래구디에 묻힐라카만 빨리 서둘러야지. 어디에꽃이만발했는지 알아보고 공고라도 띄움이 어떨까? 봄나들이 한번가야지..
비오는 산속에서 또 다른 산 내음을 전해주는 구나 장한 그대들 가는 길에 늘 기쁨 가득하기를...
백두님들! 이젠 계절이 바뀌어 겨울에서 봄소식이 드려주시니 완연히 봄바람타시네!!! 화이팅
우의 입은 너그들 폼이 봉이 김선달을 연상케 하는데 폼은 폼일 뿐이고... 우중에도 산을 묵묵히 오르는 용기에 감탄이다. 작년 경주가는 길에 오전 약수 찾아서 약수 마시고 토종닭 백숙(검은빛 나는) 맛있게 먹었던 생각 난다.
식구가 마이 늘었네요. 축하해유.눈이 두려우랴 비가 겁이 나랴. 씩씩한 대간팀에게 박수를....근디 창희 글만 볼라카만 오류가 나는 건 무슨 조화 속 일꼬.
우중산행까지 감행하시는 의지들이 대단합니다 뭐라할까? 산에 한번 더가고 들 가고를 떠나 이러한의지라면 백두대간의 완전 풀코스 정복은 99%끝낫다고 해도 되것지요 어제나 안산, 즐산, 하시기 바랍니다 산행일기의 보는즐거움도 한몫하지요
산은 아직 겨울이 할퀸 매운 흔적을 마음의 상처처럼 매만지고 있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 상처를 터뜨릴 점화를 기다리는 폭탄처럼......이따금 山女人들 숨소리, 발소리가 이른 봄을 깨운다..불길처럼 파랗게 일렁일 봄을 깨운다...
안그래도 주일날 아침에 비가와서 걱정했는데 오후에는 맑아서 다행이였제. 열다섯 번째 축하 또축하한다.근데 너들 우의 입고 찍은사진 멋있다?.ㅎㅎㅎ 원신이는 키가 커서 좀 덜하네..글로,사진으로 즐겁게 해 주니 고마워.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