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도 전일과 다름없이 녹사평역에서 버티고개,북한남삼거리,단국대를 경유하여 금호동고개,한강진역의 가로 순찰이 계속되었다. 불법 현수막과의 전쟁이다. 한남동 복지회관에 당도하니 차회장이 반색을 한다. 사유인즉 고양이가 한 마리 화단에 죽어 있는데, 埋葬해 줄 수 있는가였다. 한남동 복지회관에는 이런 저런 사유로 젊은이들이 삽심여명, 자원봉사자, 사회봉사피명령자, 복지회관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노인층등 수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나 이런 궂은 일은 기피하기 때문에 부득이한 부탁이었다.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는 젊은이들은 집에 벌이 들어오거나 소금쟁이 한 마리만 있다하여도 안절부절이다. 급히 삽을 한 자루 구하여 북동측 화단의 소나무 사이에 구덩이를 팠다. 삽은 부실하기 짝이 없는 부삽이며 땅속은 각종 나무의 뿌리가 뒤엉켜 속도가 나지 않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간신히 50CM 정도의 구덩이를 파고 죽은 고양이를 매장하였다. 집에서 뛰처나온 야생고양이이며 입가에 피를 뿌린것으로 보아 독극물을 먹은 것이 틀림없었다. 지켜보던 차 회장이 축원하였다. "젊은이가 좋은 일을 하였으니 오늘은 재수가 좋을 것이다."
오늘은 맡은 일을 끝내고 또 하나의 스케줄이 예정되어 있었다. 일본에서 한국에 온 관광객의 관광가이드이다. 이름은 아끼이며 세 딸을 둔 이혼녀이다. 전일에 하루의 일을 마감키 위해 청화아파트 앞을 지나 앤티끄 거리를 지나치는데, 갑자기 秀麗하게 생긴 여인이 사진을 찍어 줄 수 있는가 한국말로 물었다. "유 캄 프롬 재팬? 예스, 오케이."
오후 4시 40분에 캐피탈 호텔 로비에 들어서니 아끼가 반갑게 맞이하였다. 로비의 소파에 올라 걸터 앉았던 아끼가, 내가 맞은 편의 소파에 앉으니 소파에서 내려와 신을 신고 정면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였다. 근래에 한국에서는 찿아 볼 수가 없는 신선한 禮法이다. 준비하였던 일본어로 된 관광가이드 소책자를 2권 건네고, 아끼의 여행 스케줄을 점검하였다. 이미 6월달에 入京하였으므로 서울의 100경 가운데 몇 곳은 방문하였다. 8월달까지 한국에 있을 예정이므로 일정표는 넉넉하였다. 한강크루즈, 경복궁, DMZ, 경주 첨성대와 석굴암, 경북 영덕군의 방문이 거론되었다.

(남산 烽燧臺)
오늘은 한강크루즈를 희망하였으나 날씨가 좋지 않으므로 남산과 서울타워의 방문을 권유하였다. 폴리텍 1대학의 정문 건너편의 슈퍼에서 교통카드를 사게하고 405번 버스를 타고 남산도서관 앞에서 하차하여, 정약용,이황의 동상앞에서 사진을 두 컷 찍고 산책길을 따라 올라 팔각정으로 향하였다. 아끼는 하루에 4KM 이상을 걷고 운동은 스키와 수영을 즐기므로 도보 크루즈를 선택한 것은 그녀였다.
주변의 하늘을 가린 울울창창한 벚나무와 소나무,낙엽송의 장관은 그녀의 카메라의 셔터를 가만 두지 않았다. 남산 정상의 봉수대와 팔각정, 전망대를 관람, 사진 촬영하고 다시 내려와서 하이야트 호텔 방향으로 하산하였다. 오솔길을 내려와서 하이야트 호텔을 지나 한남동의 대 저택이 즐비한 안성빌딩 후면을 지나 보광초교 건너편의 동아냉면 집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 남산을 관광하였는데 기억에 남은 것이 있습니까? 예, 남산에서 鳥瞰하는 서울 원근의 전망이 탁월하였고, 이상이 가르쳐 준 氣功 몇가지, 남산 오솔길 주변의 휴게시설, 수 많은 초목이야기, 나무에 앉았던 장끼의 사진 촬영등은 행운이었습니다."
덕분에 오늘 내가 주파한 거리는 15Km 정도였다. 몸은 파김치가 되었으나 般若心經의 260자를 습작하고 나서야 마음이 안정되어 이 글을 적었다.(계속)
첫댓글 좋은 글 마음에 담아 갑니다.
다음 글 기대 합니다.
너무도 멋진 글에
감 합니다.

거운 주말 되세요. 
워요. 
장문의 글 좋습니다,,
좋은 글 마음에 담아 갑니다.
다음 글 기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