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시대 일본에서 7년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면서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이 9%를 넘는 대기업이 있다. 자동화기기와 금형 부품을 생산하는 '미스미'라는 회사다. 2000년에만 하드라도 사원 수 300명에도 못 미쳤던 중소기업 미스미가 이젠 사원 수 1만명을 웃도는 대기업으로 도약했다. 비결이 뭘까.
1. 적자사업 부문은 분할해 매각
미스미는 1963년 출범, 주로 전자기기와 베어링 판매를 담당하는 상사였다. 그러던 2002년 사에구사 다다시 현 이사회 의장이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미스미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19%나 감소하면서 위기를 맞은 때였다. 이전까지 '기업회생 전문가'로 활동하던 사에구사 사장은 미스미에 가장 중요한 건 '회생'이 아니라 '개조'라고 판단하고, 가장 먼저 미래가 불투명한 다각화 사업을 정리했다. 매출액이 연 20억~30억엔에 달하지만 적자에 허덕이던 3개 기업을 분할 매각했고, 준비 중이던 4개 사업을 중단했다. 수익성에 대한 확신 없이 시장점유율에 대한 낙관적 전망만 갖고 추진하던 사업에서 발을 뺀 것이다.
이를 통해 수익성을 두 자릿수로 개선하면서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 기반을 확보했다.
사에구사 사장은 취임 직후 홋카이도 고객사로부터 "고객불만 처리방식이 개선되지 않아 거래를 끊겠다"는 전갈을 받자 바로 홋카이도로 날아가 양해를 구하고 계약을 유지했다. 거래당사자는 물론 직원들도 모두 놀랐다고 한다. 미스미 개혁에 전려 력투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일화이다.
2. 상사에서 제조업으로 영역 확대
사에구사 사장은 미스미의 주업을 상사에서 제조업으로 전격 전환했다. 상사는 구매업무를 대행해주는 게 핵심이라 보통 제조 기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수 천여 개에 이르는 제조사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곤 있지만 제조업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경영 전략에 변화를 주고자 할 때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에 사에구사 사장은 매출의 60%를 미스미에 의존하던 협려업체인 스루가전기를 2005년에 흡수, 상사에 제조 기능을 더했다.
합병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2006년도 매출액(1181억엔)은 전년보다 12.1% 증가했고, 영업이익(156억엔)은 20%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