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쉬운 길이 있지만 그것이 과연 주님의 길인지 생각해봅시다. ⠀ 2024/10/1/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국군의 날 ⠀ 루카 복음 9장 51-56절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 다른 길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과 자신들을 노골적으로 거부하는 사마리아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났죠. 그 중에서도 성질 급했던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이렇게 아룁니다.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예수님이 그동안 보여주셨던 능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했을 일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반응은 의외였습니다. 오히려 그들을 꾸짖습니다. 예수님의 능력은 다시 세우기 위한 것이었지 파괴를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권위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것이었지 생명을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원수지간일지라도 예수님은 그들이 멸망하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으셨습니다. 상대방이 당신께 아무리 예의 없이 처신하더라도 절대로 응징하지 않으셨습니다. 복수하지도 않으셨습니다. 그저 안타까워하십니다. 침묵하고 기도하십니다. 아버지의 뜻이 드러나기만을 기다리십니다. 당신의 길을 묵묵히 가십니다. 폭력을 사용하는 일, 아주 가까이 있고 손쉬운 일이죠. 그러나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불러옵니다. 결국 나도 죽고 상대방도 죽는 길입니다. 예수님이 어떤 길을 선택하고 걸어가셨는지 늘 마음에 새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박태훈 마르티노 신부(대구대교구) 생활성서 2024년 10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