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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D onlygod90@hanmail.net
fan&per. cafe +나는캔디가좋아+
·위험한 스캔들
"형, 영화촬영 얼마나 남았지?"
"다음주 중에 끝날거야. 영화 촬영 마무리되면 좀 쉴 수 있을거다."
요즘따라 기운이 없어 부쩍 마른 하준을 보니 철호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촬영장을 향해 운전 하는 내내 백미러로 슬쩍 야윈 얼굴을 살폈다.
긴 시간을 매니저로 옆에 있는동안 하준에게는 나쁜 일도 좋은 일도 참 많았고 그것을 모두 지켜보았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어보이는 모습은 철호도 처음보는 듯 했다.
"형,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이상한 놈."
힘이 풀린 눈커풀이 내려앉는다.
하준은 두 손으로 세수를 하 듯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나도 모르겠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 끝이 흐려져 철호는 하준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듣지 못했다.
그저 힘없이 늘어진 녀석이 걱정되는지 또 한번 하준을 힐끗 바라본다.
하준은 얼굴을 덮은 두 손을 내려 턱을 괴고는 창 밖을 내다 보았다.
넓고 푸른 가을 하늘을 보며 숨을 깊게 한 번 들이마신다. 하늘은 눈부시게 파랗다.
그 하늘 아래로는 너무나도 복잡한 번화가뿐이다. 참 아이러니하다.
'아 싫다.'
가만히 넋을 놓다 커다래진 하준의 눈은 어느 한곳을 뚫어지게 응시하기 시작했다.
조금 먼거리이지만 단박에 알 수 있는 라희와 어제 잠깐 봤던 꽤나 어린 사내녀석이 보인다.
단둘이 나란히 걷는 모습에 하준의 얼굴에 어둠이 깔린다.
앞으로 나아가는 차, 점점 멀어져간다.
하준은 아무런 말도, 행동도 없이 시선을 거둬버리고 만다.
그에겐 지금 혼란스러움이란 한 단어만이 머릿속을 뱅뱅 돌고 있었다.
"영화 촬영끝나면...예진이 임신소식도 발표해야해."
"..................."
"벌써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저런 얘기부터 말도 안되는 얘기까지.."
"..................."
"...류하준, 듣고 있어?"
하준은 '어'라고 짧게 대답하고는 곧바로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그것은 아무런 얘기도 듣고 싶지않다는 의미다.
그리고는 두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잠이 들고 싶어졌다.
그의 미간사이로 근심어린 주름들이 잔뜩 자리잡고 있었다.
"형, 난 왜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가 없어?"
"뭐라고??!!"
"조금 지겨워진다."
"..임마 정신차려."
하준에게 철호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사운드가 빵빵한 로큰롤이 그의 귀를 자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그것은 혼잣말과 같았다.
철호는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넌 라희를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
철호의 씁쓸한 혼잣말은 시끄러운 음악을 타고 힘없이 사라져버렸다.
* * *
분명히 단단히 삐져있을 다민이를 생각하며 라희는 마음이 조급했다.
동네에서 우연히 만난 운호와 생일파티를 하는 장소로 가기 전에 함께 먼저 선물을 하나 샀다.
"그러고보니 선물 오랜만이네. 너넨 선물같은거 안하냐?"
"뭐 선물이야. 같이 먹고 놀고 퉁치면 끝이지."
"그래?"
"아님 그 선물주면서 내 이름도 껴주시던가. 요."
운호는 급하게 존댓말을 섞는다. 라희는 그저 가볍게 웃어 넘긴다.
어쨋거나 라희는 운호의 도움을 받아 다민이가 좋아할만한 운동화를 한켤레 구입했다.
둘은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어 서두르듯이 가야했다.
약속장소를 잘 몰랐던 라희는 운호덕에 함께 장소 앞에 도착하기는 했으나 할말을 잃고 말았다.
"또 술집?.."
"요즘 얘들이 다 그렇지, 뭐."
"야, 넌 되게 어른인 척 말한다."
라희는 탐탁치않은 표정으로 못이기는 척 운호를 따라들어갔다.
'H'라는 작은 간판, 보기에도 작은 술집인데 그 내부는 더 아담했으며 어둡고 침침하기 짝이 없었다.
테이블도 몇 개 없었지만 그 테이블 중 반이상은 비어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 참 좋은 예쁜 술집.
"운호야!! 왔어?"
"여 ─ "
베이비펌을 한 듯 귀여운 뽀글머리의 한 여자가 운호를 반갑게 맞아준다.
어린 학생들과 술집에 온 것이 양심에 찔려 눈치를 보던 라희가 낯선 여자에게로 시선을 고정했다.
보아하니, 고등학생은 아닌 듯 보였다.
"누구? 여친? 와...진짜 예쁘다!"
"픽..다민이 누나야."
"뭐?!?!?!? 진짜? 어머..그럼 음악 선생님?"
너무나도 아이들을 잘 알고 있는 듯 말하는 여자다.
음악 선생님이란 단어에 무안한 라희가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허나 라희와는 달리 지나치게 밝은 그 여자는 덥썩 라희의 손까지 잡고서는 발을 동동 구른다.
"반가워! 되게 보고 싶었는데."
"..누구신데요?"
초면에 반말이라니, 거기에다가 손발이 오그라드는 저 넉살.
라희는 까칠하게 대답을 하고 만다. 하지만 이를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호탕하게 웃는 여자다.
"듣던대로네! 난 서른한살이고, 이름은 한여울."
"김라희예요."
"그리고 난 이 술집 사장이고, 강찬이 이모야."
이모. 이모?
살짝 놀란 듯 라희가 가만히 그녀의 악수에 응하고 말았다.
강찬이의 이모라는 여울이는 모든 것이 재밌다는 듯 미소가 끊이질 않는다.
서른 한살, 생각보다 많은 나이는 그녀가 동안임을 말해준다.
"얘들 종종 여기서 술 먹게 하는데, 괜찮지?"
"아.....네.. 강찬이 이모님이시면 보호자도 계시고..."
"이모님이 뭐야! 꺄하하하..언니라고 불러."
여울과 너무나도 다른 라희.
지나치게 밝은 여자와 지나치게 엄한 여자라니.
이 둘을 보고 있자니 운호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는 모양이다.
여울은 라희와 운호를 데리고 아이들이 있는 구석진 자리로 향했다.
강찬이의 이모가 이렇게 젋은 것도 조금 신기했지만, 술집 사장이라니 그것도 참 신기했다.
"강찬이네 엄마는 노래방해요. 윗층에서."
운호가 흘려준 이야기에 라희는 예전에 다민이가 한 이야기가 어렴풋이 생각났다.
강찬이네 어머님이 노래방을 해서 지칠때까지 노래를 했다는 이야기.
"그러고보니 며칠 전에 강찬이 생일이지 않았나?"
칸막이를 넘어 여러 아이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 앞에 섰다.
대충 훑어보니, 일전에 라희의 집에 놀러왔던 다민이 친구들밖에 없는 듯.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여기저기 여학생들도 섞여 앉아있다는 것이겠다.
"..누..나?!?!?"
라희의 등장은 예상치 못했는지 다민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강찬이와 여러 아이들도 라희와 운호를 반겼으며, 여학생들은 조금 놀란 눈치였다.
아무리 다민이 누나라고 해도 학교 선생님이니 곤란할 수 밖에.
어색하게 선생님을 향한 인사를 한다.
평소 라희의 털털한 성격때문에 크게 미움을 사지않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형, 어떻게 누나랑 같이와?"
"뭐, 우연히 만나서."
"형이 나 여기있다고 알려줬구나?"
다민이는 놀라기도 했지만 라희의 깜짝등장에 기분이 좋아 보였다. 미소를 지었지만 애써 감춰버린다.
토라진 척 다시 자리에 앉아서는 고개를 훽 돌려버렸다.
라희는 다민이의 옆에 앉아 녀석의 옆구리를 공략했다.
"삐졌냐?"
"왜이래!"
"나 그럼 집에 갈까?"
"뭐?"
"선물 버릴까?"
결국엔 늘 이런식으로 라희의 승리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빼꼼히 선물을 쳐다보는 다민이의 모습에 다들 웃고만다.
다민이와 아이들이 선물을 보는 동안 라희는 아이들과 주위를 살폈다.
테이블 위로는 벌써 빈 술병들이 조금 있었고, 폭죽의 흔적이 보였다.
남자 아이들은 정확히 집에 놀러온 멤버들이였고 여자 아이들은 네 명 뿐이였다.
세 명은 일전에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그리 좋지 않게 첫만남을 나눈 아이들이였다.
그리고 처음 보는 여자아이 한 명은 이곳과 어색할만큼 무척 얌전해 보였다.
"이것들은 우리 오기도 전에 노래부르고 폭죽터트리고.."
"케이크도 거의 다먹었네."
옆에서 정신없는 아이들과는 달리 운호와 라희는 케이크를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다민이는 화난 척은 혼자 다하더니, 신발을 신어보고 자랑하며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다민이를 보며 몹시 흐뭇한 라희다. 그리고 라희를 보며 덩달아 운호도 기분이 좋아졌다.
라희를 향한 눈빛이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듯한 운호.
그 모습에 뭔가 오묘한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한 여자 아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누나, 이 운동화로 넘어 갈 생각하지마. 난 누나 생일 잊은 적 한 번도 없어"
"잊은 거 아니야. 다 기억하고 있었어!"
"선생님! 지금 그거요, 방귀 뀐 놈이 성낸다?"
아이들이 목청껏 웃는다.
그 모습이 어찌나 즐거워보이던지 라희의 웃음소리도 덩달아 커진다.
"아 근데 우리 선생님이랑 술마시는거야? 그래도 되요?"
"와아. 영광이예요! 쌤!"
이제와서 혼내자니 그것은 얼토당토하지 않아 멋쩍은 웃음만 보이는 라희다.
신이 잔뜩 난 아이들을 보며 기분이 좋아진 다민이가 작은 목소리로 '고마워' 라고 하곤 베시시 웃는다.
"학교가서 자랑해도 되요? 선생님이랑 술먹었다고.."
"미쳤니? 말했다간..확! 얄짤없어!"
그렇게 요란법석한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선생과 제자의 묘한 술자리.
무엇보다 생일인 다민이가 무척 즐거워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라희는 수능, 입시를 앞둔 녀석들이 태평하게 술을 넘기고 있다는 점에서 이건 아니다 싶다가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는 듯 맑고 순수하게 웃는 아이들 모습에 마음이 찡해왔다.
열아홉, 스물..
이런 예쁜 아이들을 보며 라희는 옛 생각에 젖어든다. 하지만 곧 알 수 없는 괴리감에 속이 뒤집어지는 듯 하다.
그녀에게도 존재했던 열아홉, 스물.
즐거웠던 순간보다 힘들었던 순간이 더 많았던 그 때.
유일하게 라희가 아무생각없이 웃고 떠들고 행복할 수 있었던 순간에는 꼭 같은 한 사람이 그녀 곁에 있었다.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 바로 류하준이였다.
.........................
...........
다른 남자랑 술마시지마
너 술취하면 반쯤 풀린 눈이 꼭 사람 유혹하는 것 같아
그래서 싫냐구요
아니 홀라당 넘어가겠어
.............
...
"그 눈은 뭐야? 누구 유혹해요?"
옛 추억들은 간혹 이렇게 사소한 것으로 인해 원하지 않아도 스물스물 떠오르곤 한다.
* 10편 통과!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하구요. 심심투표, 매력남을 뽑아주세요!
* 이번편도 짧다고 하실거죠?(...) 사실 한편씩 자르는 것이 애매해서 말이죠. 호호호
* 다음 11편은 빨리 올거예요! 약속합니다! 7월 전까지 조금 달려볼까 해요! 함께 달려요!
* 날씨 너무 덥죠.. 더위 조심! 늘 감사합니다^.^ 질문은 쪽지나 메일로 주세요. 업쪽은 무조건 별*★
헤헤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고고싱이예여^.^
★난 하준이.....하준아
헝헝님은 하준편애^.^ 감사합니다~!
★아...진짜 대박..ㅠ너무 재밋어요..ㅠ난 운호할려다가 이번편은 다민이가..ㅋㅋㅋ
아 부끄부끄< 감사할따름이어요!
★ 운호도좋지만... 사랑스러운동생다민이♡
정말이지 다민이 인기가..! 하하 감사합니다!
잼써요111111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