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오늘 컴퓨터 시간에는 하드웅웅웅웅...웅웅웅..." 선생님의 수업이 시작된 순간 나는 바로 선생님의 말씀을 놓쳐버렸다. 망할...이번 수업도 망치면...아아아...귀찮아. 그런것 상관해서 뭐람. 메일함을 열어보자마자 받은 편지함에 편지가 하나 새로들어왔다는 표시가 눈에 띄었다.
"다른세계에서의 초대? 쳇. 아직도 이런 유치찬란한 메일을 보내는 것들이 남아있었다니..."
나는 그 메일을 삭제하려고 마우스를 드래그했다. 그 순간 컴퓨터 모니터 전체 화면이 검은 색으로 변했다.
"어? 망할. 에런가?" 나는 컴퓨터 모니터를 두드리려고 팔을 뻗었다. 그 때, 한 텍스트 메세지가 떴다.
'큭큭...
하하...
미안...
나는...나는...
나는 내가 누군지 알려줄 수가 없는걸...
미안, 한 위대하신 분이 나에게 말씀해주셨거든...
인간들을 믿지 말라고...
그러니깐, 난 나의 이름을 인간따위에게 맡기진 않겠어...
하지만 내 말을 끝까지 들어보라구...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자는 인간 중에서도 마법의 율법에 가장 가까운 자니깐 말이야...
아직도 이 글을 마저 읽고 싶지 않다면 닫아.
읽지 말라구...
이쪽도 아쉬울 건 없잖아?
귀가 솔깃해가지고 계속 스크롤하면서 내려가기 전에 경고 한마디 좀 하지...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계속 읽어 내려가.
한번 선택한 길은 다시 되돌아 걸어갈 수는 없으니깐...
선택했다면 눌러.
http://HsFury.HL/ '
"한번 선택한 길은 다시 되돌아 걸어갈 수 없다라...맘에 들어. 나의 귀챠니스트 사상과도 아주 맞아떨어지는 걸?"
나는 링크를 클릭하려고 마우스를 또다시 클릭했다.
"어이, 채 모양. 남자 친구 메일이라도 받은거야? 너무 즐거워 보이네? 아니면 그 메일은 뭘까나?" 컴퓨터 선생이란 그 작자가 바로 내 뒤에 서있다.
친구라는 것들의 비웃음...귀 안에서 웅웅댄다...
"싫어..." 나는 갑자기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에 휩싸였다.
"뭐? 어이, 채 모양. 방금 뭐라고 했지? 남자친구 메일이니깐 프라이버시를 좀 달라고?" 그 작자가 웃고 있다. 웃지말라고.
"싫어...싫어..."
"응? 싫어? 선생한테 말하는 투가 그게 뭐야?" 그 작자가 내 머리를 둘째 손가락으로 민다.
"싫다고, 하지마!" 내가 오히려 더 놀랐다. 교실 저 끝에서 민혁이가 소리를 지른 것이다. 또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하는 아이들...너무 싫다...사라져버려...
"어? 쟤가 누구야?" 소라가 묻는다. 이 바보, 민혁이잖아.
"누가 소리를 지른거야?" 다른 어떤 작자가 묻는다. 이 한심한 것아, 민혁이가 그랬잖아. 같은 학급 친구들끼리 이름도 모르는 작자. 한심해.
하지만 뭔가 다르다. 뭔사 변한것 같다. 이 장소에서 무언가가 사라져가는 느낌. 웬지 껄끄러운 느낌.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알 수 없는 느낌. 왜 이런거지? 도대체 뭐가 사라진 거지?
"채영민! 선생님 말씀하시는데 딴 짓을 해? 너 있다가 교무실로 와!" 그 작자가 교실을 떠났다. 분노는 어느 새 가라앉아있었다. 웬지 오늘은 껄끄러운 일이 많이 일어나는군.
시간이 유수와 같이 흘러간다는 말이 지금 딱 맞는 말인것 같다. 학교라는 곳에서 있었던 시간 중에 이렇게 빨리 흘러간 적은 없었는데...그 때 그 느낌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평소처럼 컴퓨터 앞에 앉았다. 갑자기 의식 중에 떠오른 건 아침의 그 메일. 왜 하필이면 그게 떠올랐는지도 모르면서 나는 홀리듯이 마우스를 움직였다.
...한번 선택한 길은 되돌아 걸어갈 수 없다....한번 선택한 길은 되돌아 걸어갈 수 없다...
웬지 땡기는 어구. 나 정말 홀렸나봐. 지금 이 세계, 이런 곳만 아니라면 어디든지 걸어가고 싶다. 지금보다 뭔가 달라지기만 한다면 어떤 길이라도 걷겠어. 그래, 그냥 나가는거야.
나는 다시 한번 메일함을 열었다. 그때 삭제하진 않았을 텐데...없다?
한시간을 내가 가진 모든 메일 주소를 다 체크하며 돌아다녔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결국 착각이었나...그 메일도...
"그 메일이 뭐였든 도전해보고 싶었는데...도전해보고 시..."
갑자기 내가 무(無)로 돌아가는 듯했다. 내 존재가 점점 엷어져서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를 것 같았다. 난 내가 누군지 아는데...내 가슴 깊은 곳에서는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려 소리치고 있는데...머리는 받아들이려고 하지않는것 같은 이 느낌...껄끄러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한참 지났겠지...아마...나는 아무것도 없어야 되는 곳에 떨어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내 자신도 아무것도 아닌걸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인것일까...? 사라지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왜 사라지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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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평범한만큼 재밌어유~!)마녀와 마법사/ 선택받은 자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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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재미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