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부엌에서 나오는 은후는 나오면서 하진과 마주쳤다.
하진은 부엌에서 들렸던 '깡-.' 소리때문에 깜짝놀라 부엌으로 들어가려 했던것이다.
마침 부엌에서 나오는 은후를 보며 하진이 물었다.
"부엌에서 무슨일 있었어?"
"...........아무것도. 시간 늦었다. 내일 학교 안가냐? 갈준비 해라."
왠지모를 차가움이 하진을 덮쳤다.
평소때와의 차가움과는 조금 다른듯한 느낌이 들어 하진은 괜시리 불안했다.
혹시 연희와 은후 사이에 안좋은 일이 생긴게 아닌가 해서 조금은 걱정이 된것이다.
자신을 지나쳐 가는 은후를 보며 하진은 불안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런것 따위 전혀 모르는
은후는 거실로 들어섰다.
그리고 거실로 들어서자마자 희민의 옆에 귀여운 자세로 누워 곤히 자고있는 희원을 볼 수 있었다.
희원은 안좋은 꿈이라도 꾸는듯 얼굴을 상당히 찌푸렸지만 왠지 은후의 눈엔 그게 귀여워 보였다.
... 내가 드디어 미쳤군. 저여자 짜증난다.
희원이 자신의 눈에 귀여워 보인다는걸 깨닫자 은후는 얼굴을 한번 쓸고 희민이에게
[간다] 라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연희의 집을 나와버렸다.
...희원은 그날밤 엄청나게 짜증나는 꿈을 꿨다.
자신의 사촌오빠 진이 희연과 함께 자신을 따라와 두토막 내는 꿈을 꿨기 때문이다.
평소 그렇게 싫어하던 인간들이 꿈에 나와서 그런지 희원은 꾀나 빠르게 눈을 떴고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것은....
"언니. 이제 일어나요?"
자신을 내려다 보며 이쁜 웃음을 보이고 있는 연희였다.
눈을 뜨자마자 낮선사람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단 사실에 놀란 희원은
깜짝놀라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너...너 누구............였더라?"
"금새 저 잊은거에요? 후후. 저에요, 연희."
"..........................아.. 아, 연희였군. 그래. 잘잤냐? 하하..."
희원은 멋쩍은듯 웃었다. 자신보다 3살이나 어린 연희에겐 조금 부끄러운(?)일이었다.
침대 위에서 조금 꼼지락 거리던 희원은 연희가 교복을 입고있다는걸 포착했다.
"교복? 너 학교가냐?"
"언니도 참. 저 19이에요. 고3이라구요. 이제 학교 갈참인데 언닌 여기 있을래요?"
연희의 말에 희원은 주위를 둘러보았고 여기가 어딘지 알수 없는곳이란걸 알았다.
이곳이 어딘지 또 자신이 여기에 왜 누워있는것인지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어리둥절 하는
희원을 보며 또다시 귀여운 웃음을 보이며 희원에게 말하는 연희.
"언니. 여기 저희집이에요. 후후."
".........에? 내가 왜 너희집에서 자고있어?"
"어제 희민이가 언니좀 여기에 맡아놓는다고 했거든요"
연희의 말에 희원은 이를 빠득 갈았다.
이 쌍늠쉐이가 감히 누님을 놔두고 혼자가? 아 씨발...
희민이 자신을 놔두고 그냥 가버렸단 사실이 왠지모르게 짜증이 난 희원.
희원은 곧장 침대에서 내려와 구두를 신으러 현관으로 갔다.
그리고 그런 희원을 막는 연희.
"언니! 언니 오늘부터 저한테 수업 받아야죠!"
".....씹!.....수업은 또 뭔데?"
"훗... 여.자.되.기.수.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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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은 희민과 연희. 그리고 은후와 하진이 다니는 휘령고등학교다.
그리고 바로 이 학교의 교문 앞엔... 아주 아리따운 여성이 한명 서있다.
매우 하얀 피부가 햇빛에 반사되 더 하얗게 보였고 긴 머리를 반묶음하여 무척이나 차분해 보였다.
하얗고 레이스가 예쁘게 달린 블라우스와 그 밑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주름치마가
그녀에게 매우 잘 어울렸다.
그리고 그녀의 체리빛 입술에서 나오는 말 하나.
"씹.."
지금 이곳 희민이 다니는 휘령고등학교 앞에 서있는 이 아리따운 여성은 다름아닌 희원이다.
아까 연희가 [여자되기수업] 이라고 했던 말 기억하는가?
그렇다. 이것은 지금 수.업. 인것이다.
연희는 첫번째 단계로 일단 차분해 보이는 이미지로 도시락(!!) 을 들고 자신의 학교로 찾아오라고 말했다.
일단은 혼자 갈수 없는 희원이기에 연희가 학교로 데려오긴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씨발. 어떻게 학교 안으로 들어가냐고...
차분한건 둘째치고 학교 안으로 어떻게 들어가느냐가 문제다.
휘령고등학교는 꾀나 엄격한 구석이 있다고 연희에게 들어서 알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들어갔다가 봉변 당할건 뻔할 뻔자.
... 그래, 일단 부딪히고 보자!
하지만 그래도 역시 희원은 희원. 일단 부딪히고 보잔 생각으로 희원은 교문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리고 그걸 목격한 학교 경비원!
경비원은 무척이나 차분해보이는 여성 하나가 학교 안으로 들어오는걸 발견하고
곧장 그쪽으로 다가갔다.
"이봐요, 아가씨. 이 학교는 외부인 출입 금지입니다."
..씨발, 이걸 어쩐다. 어떻게 말해야 하려나... 미치겠군.
경비원이 자신 앞으로 다가오자 잠시 당황한 희원.
평소 차분하단걸 알았어야지 차분하게 대꾸를 하든 말든 할것 아닌가.
그렇지만 일단 어떻게든 해보자는 생각이 이미 희원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희원은 조그맣게 심호흡을 하고 경비원에게 웃음을 보이며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외부인 출입 금지라는걸 몰랐어요."
"아... 그,그래요? 흠흠"
희원이 차분하게 나오자 그 아름다움에 잠깐 넋이 나간 경비원.
희원은 이렇게 나가면 되는건가 싶어 계속 차분하게 경비원에게 말했다.
"제 동생이 오늘 도시락을 놓고가서 제가 전해주려고 왔습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아,아.. 네. 들어가세요. 허허.. "
희원의 예의를 지키며 나오자 경비원은 알겠다고 희원을 학교 안으로 들여보내주었고
희원은 속으로 '앗싸! 성공이닷!!' 이라며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학교에 들어오기 성공한 희원은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연희가 말하길 지금은 아마 수업시간 일테니 3학년 9반으로 최대한 조용히 오라고 말했다.
왠일인지 희원은 연희가 말한대로 정말 발소리 하나 제대로 내지 않고 3학년 9반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드디어 3학년 9반 앞에 도착한 희원.
...씨바, 그런데 어떻게 말해야되지?
일단 9반 앞에는 도착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는 희원이었다.
그냥 평소처럼 무작정 문을 부시고 들어갈까 하다 말았다.
아니면 그냥 문을 열어 제껴? 라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지금 하려는건 [최대한 차분하게 보이기] 라는 것.
희원은 조심스럽게 9반 앞문을 '똑똑' 두드렸다.
창 너머로 학생들이 앞문을 향해 시선을 고정하는게 보였고 선생이 앞문을 열자 희원의 모습이 보였다.
"우와아아아~"
문 너머로 희원의 모습이 보여지자 함성을 지르는 남학생과 여학생.
아마도 무척이나 차분해보이고 아름다워 보이는 여성이 예의바른 자세로 그곳에 서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곳엔 희민도, 연희도 없었다.
그렇다고 하진도 없고 은후역시 없었다.
고로, 이곳은 그들의 반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을 까맣게 모르는 희원.
희원은 일단 차분하게 선생에게 말했다.
"수업중에 죄송합니다. 혹시 여기에 우희민이란 학생 있는지?"
희원의 질문에 양 볼에 홍조를 띄운 젊은 여선생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말했다.
"아,아뇨... 여긴 그애 반이 아닌데..."
"......"
씨발... 우희민 반이 아니라고?
"아... 그럼 주연희란 학생은..."
"그 애 반도 아닌데... 그애들 반은 10반이에요."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9반이 희민과 연희의 반이 아니라는 말에 잠깐 당황한 희원이었지만
어쨌건 10반이란 사실을 알아낸 희원은 조용히 선생에게 인사를 하고 이를갈며
10반을 향해 걸어갔다.
후후... 주연희. 감히 언니한테 개뻥을쳐~?
10반 문 앞에 도착한 희원은 또다시 문을 똑똑 두드렸다.
그리고 아까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시선이 앞문을 향해 꽂혔고 똑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이번엔 남선생이 문을 열어줬다.
남선생은 엄청난 미인이 문 앞에 서있는걸 보고 얼굴이 새빨개 졌다.
그러나 그것에 상관없이 희원은 똑부러지게 말했다.
"혹시 여기에 우희민이란 학생이 있나요?"
"........아아. 있습니다. 그런데 왜..."
"동생이거든요. 도시락좀 전해주려고 왔어요."
"아, 네..."
희원이 찾아온걸 안 연희는 입가에 웃음이 번졌고 그와 반대로 희민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하진은 조금 당황했지만 연희를 표정을 보고 평소때와 같이 느긋하게 웃었고
은후는 왠지 기분이 나빠졌다.
"흠흠, 우희민! 니 누나 왔다! 얼른 나가봐!"
선생의 말에 희민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채 매우 느린 걸음걸이로 뒷문을 향해 갔다.
그리고 드디어 뒷문을 통과. 희원과 마주치자 당황스레 희원에게 물었다.
"누,누나. 여기엔 왠일이야? 누가 누나한테 시비걸었어?!"
희원의 양 어깨를 잡으며 파랗게 질린얼굴로 희민에게 소리치는 희민.
그런 희민을 보며 희원은 아주 차.분.하.게. 말하더라.
"아니... 니가 오늘 아침에 도시락을 놓고갔길래 누나가 가지고왔어. 자. 받아."
덜컹!-.
희민은 순간 이사람이 자신의 누나가 맞는지 의심이 갔다.
아니면 혹시 약을 잘못먹었나 싶었다.
희민은 불안한 얼굴로 희원에게 다시한번 물었다.
"그,그래. 누나. 일단 여기에 누나가 찾는 그 몹쓸놈은 없는거고... 누나 뭐 잘못먹은거야? 어디가 아파?
아니면 나한테 부탁할게 있는거야?"
희민의 당황스런 질문에도 희원은 매우 차분하게 대꾸했다.
"얘가 자꾸 왜이럴까. 도시락 전해주려고 온거야. 얼른 안받으면 혼난다?"
또다시 덜컹!-.
이건 분명 내 누나가 아니다, 아니야.... 라는 생각이 희민의 머릿속에 맴돌았다.
설마하니 이렇게 차분하고 단정해보이는,
또 예의바른 이 여성이 설마하니 자신의 친누나. 우희원이겠는가?
희민은 희원의 양 어깨에서 손을 내려놓더니 양 손으로 도시락을 받았다.
희민이 도시락을 받아들자 희원은 가볍게 웃으며 희민에게 말했다.
"그럼 밥 잘먹구. 만약에 무슨일 있으면 누나 핸드폰으로 전화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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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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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옷! 넘 재밌어요.. 이 소설 점 찍어으~ㅡㅡ+
ㅋㅋㅋ의외네네요변한모습//ㅋㅋ 너무 재밋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