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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T&T의 전기차 e-ZONE. 비싼 가격과 충전 인프라가 보급의 걸림돌이다.
[경제투데이] 정부가 30일부터 일반도로(속도제한 60㎞)에서 저속 전기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자동차관리법 개정한 이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속 전기차는 최고시속 60km 이내, 차량 총중량 1361kg(배터리 포함)를 초과하지 않는 차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어 친환경적이지만 안전문제 등으로 지금까지 일반도로 주행이 허용되지 않아 공원이나 골프장 등 구내도로에서만 제한적으로 운행되어 왔다.
기자는 저속 전기차의 성능이 어떤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자리한 전기차 전문 업체 CT&T를 찾았다. CT&T는 비교적 최근에 많이 알려진 기업이지만 이미 2008년에 e-ZONE을 개발해 시판에 나선 바 있다. 골프장이나 레저 단지 등에서 특수 용도로 쓰는 차를 일반 도로에서도 달릴 수 있도록 개발한 것으로, 최고시속 60km, 1회 충전 거리는 약 60(납축 배터리)~110km(리튬 폴리머 배터리)다.
e-ZONE은 한눈에 보기에도 깜찍하고 앙증맞다. 차체 길이가 준중형차 휠베이스(앞뒤 바퀴간 거리)에 불과한 2570mm 밖에 안 되기 때문. 2인승이어서 1870mm의 짧은 휠베이스도 문제될 게 없다.
▲ 실내는 2인승이며, 히팅 시트는 기본이지만 에어컨은 선택 사양이다.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서는데 닫히는 느낌이 약간 둔탁하다. 알루미늄 프레임에 강화 플라스틱 차체를 입히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도어 잠금장치 부분을 부드럽게 개선할 필요가 있겠다.
대시보드는 ‘올 뉴 마티즈’를 닮았다. 시승차에는 일반 스티어링 휠이 달렸는데, 에어백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조수석 에어백이나 사이드 에어백, 커튼 에어백은 아예 장착할 수 없다. 아직 개발이 안 됐다는 게 CT&T 담당자의 설명이다. 대신 정면충돌 시험은 기존 차량(48.3km/h)보다 완화된 조건(40km/h)으로 통과한 상태다.
충전 장소에서 도로를 나서기 위해 차를 돌리자 아주 작은 공간에서도 방향 전환이 된다. 앞뒤 오버행(바퀴에서 차체 끝부분까지 거리)이 매우 짧기 때문에 주차하기도 쉽다.
운전은 일반 자동차보다 쉽다. 대시보드에 달린 D(드라이브) 스위치를 누르면 전진할 수 있는 상태가 되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앞으로 나간다. 성인 두 사람을 태우고 달리는 가속감은 ‘보통’ 수준이다. 그리 빠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느리지도 않다. 다만 가속 때 차체 하부와 뒤쪽에서 들리는 ‘윙~’ 하는 소음이 귀에 거슬린다.
차체가 짧은 만큼 도로 요철의 충격은 잘 걸러내지 못한다. 소음과 승차감은 경차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e-ZONE을 포함한 저속 전기차는 아직 발전할 가능성이 있지만 해결할 과제도 많은 게 사실이다. 우선 오는 30일부터 도로주행이 허용되지만, 서울시만 달리려고 해도 최소한 4월 14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저속전기차가 도로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법 시행 후 운행구역 고시를 위해 최소 14일의 공람기간이 소요되는데, 서울시는 운행구역 지정권을 가지고 있는 25개 자치구와 협의, 3월 30일에 운행구역지정 사전공람에 들어가고 4월 14일에 도로 운행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충전 시설 부족도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반주택이 아닌 아파트 같은 공공주택 거주자의 경우 마땅한 충전 장소가 거의 없다. 완충하려면 220V로 4시간 정도, 급속충전기로도 30분~1시간이 걸린다.
▲ 충전 인프라 구축이 전기차 보급의 과제다. 사진은 CT&T 회사 근방에 마련된 충전기.
서울시는 차량 운행의 불편이 없도록 공공청사와 공공주차장 등에 2010년까지 충전시설 100개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단 4월말까지 자치구 청사, 공공주차시설에 1~2개의 전기차 우선 주차구역과 비상충전이 가능하도록 충전콘센트를 설치할 예정이며, 시민들의 전기차 이용 수요에 따라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우선주차 블록의 픽토그램을 디자인해 자치구 관련부서에 배포했다. 또한, 대형 유통시설을 중심으로 주차장에 전기차 시범구역을 설치하고 무료 충전이 가능하도록 협의 중에 있으며, 시는 충전 시설 설치에 대한 기술지원을 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전기차 보급추이에 맞추어 단기적으로는 공공시설 및 대중교통의 차고지 위주로 충전시설을 설치하고, 2012년까지 200기, 2013년까지 400기, 2014년까지 600기로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공영주차장, 대형유통시설 등 민간부분으로 확대해 충전기 11만기 이상을 보급할 예정이다. 2020년에 민간 자체 충전시설 7만기, 공공용 표준충전시설 3만9천기, 주유소, 차고지 등에 급속충전시설 2400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결제 편의를 돕기 위해 서울시는 2009년 12월부터 신용카드, T-머니카드 등으로 전기요금을 정산 할 수 있는 충전기를 독자적으로 개발 중에 있으며, 5월초 시청사 주차장에서 시험 운전을 실시할 계획이다. 앞으로 전기 공급에 관한 관계법의 정비와 자동 요금 부과시스템이 개발될 경우 이를 발전 보완할 계획이다.
하지만 비싼 배터리 교체 비용와 차량 가격이 걸림돌이다. e-ZONE 납축 배터리 모델은 기본형이 1529만원이고, 리튬 폴리머 배터리 모델은 2464만원이어서 웬만한 중형차 가격과 맞먹는다. 가격이 부담스러울 경우 납축 배터리 모델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 경우 2년에 한 번 정도는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고 이때 한번에 150만원 정도의 교체 비용이 들어간다.
CT&T 관계자는 “전기차는 선진국 같은 경우 보조금이 지급돼 보급이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구입 보조금이 없는 게 문제”라면서 “정부에서 특별한 대책을 내놓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내에는 CT&T가 일반용 저속 전기차 생산을 가장 먼저 했으며 또 다른 중견업체 AD모터스가 곧 시판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