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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환 학력 기사, 지나친 꼬투리 잡기. 연예계 이야기 2007.08.30 10:51 | 승복이 |
하루 이틀 사이에 강지환의 학력 위조가 각종 포털 사이트에 도배되다시피 했다. 게다가 오늘은 '나이까지 속였다' 면서 "강지환, 학력에 나이까지 속여 충격" 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단 기사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기사는 한낱 '꼬투리 잡기' 에 지나지 않는다. 대체 '학력위조' 를 비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요즘 연예인 학력위조 기사를 보면 학력위조의 '이유' 는 사라지고 '결과' 만 있는 것 같다.
신정아나 이창하 같은 사람들의 학력위조가 문제가 됐던 것은 그들이 소위 그 분야의 '전문가' 들이었기 때문이다. 즉, 그들은 '학력' 이라는 것을 무기로 사회적인 프리미엄을 얻었고 그것을 통해 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들에게 '학력 위조' 는 다분히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사기' 에 가까운 행태였으므로 국민적인 비판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이는 윤석화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로 그녀는 '이대' 라는 명문대를 자신의 브랜드에 결합시킴으로써 문화 예술계에서 좀 더 좋은 대우를 받았다. 그녀 스스로는 실수라고 했지만, 어찌되었건 이대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윤석화라는 배우를 좀 더 윤이 나게 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연예인 학력위조 기사는 이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최수종이나 강지환 같은 경우에는 '학력' 때문에 대중의 사랑을 받은 케이스가 전혀 아니다. 그들의 학력 위조는 위에 거론한 신정아, 윤석화의 학력 위조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사건이므로 이를 '학력 위조' 라는 하나의 틀로 묶어 버리는 것은 그들에게 매우 가혹한 형벌이다. 특히 강지환 같은 경우에는 호서대 출신이라는 프리미엄을 전혀 얻지 않았고, 그것을 통해 사회적 지위를 상승시키려 한 것이 아니기에 더더욱 같은 경우라고 볼 수 없다.
게다가 최근의 기사를 보면 "학력에 이어 나이까지 속였다." 면서 "도덕성에 큰 결함을 남기게 됐다." 라며 '오버' 하고 있지만 강지환의 나이가 1977년생이라는 것은 그의 인터뷰를 한 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강지환은 스스로 자신이 1977년생이라고 누차 밝힌 적이 있으며, 데뷔 시절 소속사의 권유로 2살을 속였다는 우스갯소리 역시 자주 했었다.
우리는 '학력 위조' 라는 네글자의 주홍글씨를 성급하게 새기기 전에 그들이 의도적인 학력 위조를 통해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고자 하였는가, 학력 위조로 대중적 명망을 얻고 남들보다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이전의 '학력 위조' 와는 근본적으로 뿌리를 달리하는 것이기에 지금과는 달리 생각하고 비판할 필요가 있다.
강지환의 '학력 위조' 는 분명 비판 받아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연기자로서 그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힐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다. 그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TV에 데뷔를 했고, 연기자로서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온 평범한 '배우' 일 뿐이다. 나이 역시 현영이나 미나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웃어 넘길 수 있을 정도의 애교수준이다.
이는 최수종이나 김승현, 주영훈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학력 위조를 내 보내는 기사들은 거의 대부분 "최수종, 눈물의 고백" "김승현, 학력 위조 파문" "주영훈, 과거 학력 위조" 등의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그들이 왜 학력을 위조했고, 학력을 위조해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제외한 채 그저 가쉽으로만 다루고 있다. 연예인 학벌위조 기사는 마치 '누가 누구랑 사귄다더라' 식의 스캔들로 비춰질 정도다.
애초에 신정아부터 이창하, 윤석화 등으로 이어지던 학력 위조 파문에서 가장 대두됐던 것은 우리나라에 만연하는 '학벌주의' 와 그에 대한 비판, 그리고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의 반성과 고찰이었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서 학교가 우리에게 지니고 있는 의미를 깨닫고, 그것이 얼마나 억압적이고 폐쇄적인 것인지 다시 한 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학력 위조 사건이 연예인 쪽으로 불똥이 옮겨 붙으면서 그 진지한 고민과 기회의 장은 한낱 '스캔들' 로 전락해 버렸다. '스캔들' 이란 것은 단어 자체가 지니고 있는 일회성의 느낌처럼 가볍기 그지 없는 가쉽일 뿐이고 즐기고 버려버리는 소모성 논란일 뿐이다. 과연 지금의 '연예인 학력 위조' 기사가 대중문화를 아우르는 거대한 담론을 도출하며 발전적인 모습으로 양산되고 있는가.
지금의 기사들은 모조리 "왜 학력위조를 했는가?" 에 대한 질문은 배제하고 "학력위조를 했다더라." 라는 허무한 결과로만 도배되어 있다. 모든 일에는 반드시 이유와 근거가 뒤따르며, 그 이유와 근거를 파악할 수 있어야만 제대로 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이 진정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자 하는 연예 기사의 참된 가치이며, 이 가치가 사라진 지금의 학력 위조 기사들은 흔히들 말하는 '찌라시' 에 불과하다.
모든 사람은 '실수' 를 한다. 그리고 그 실수가 의도적이지 않았다면, 실수를 통해 무엇인가를 얻고자 했던 음험한 목적이 없었다면 그것은 하나의 '실수' 일 뿐이기에 가볍게 책망하고 웃으며 넘기는 여유도 필요하다. 지나친 꼬투리 잡기는 사건의 본질을 치밀하게 파고드는 진중함을 사라지게 하고, 사건의 '결과' 로 모든 것을 무분별하게 비난하는 마녀사냥으로 변질 될 뿐이다.
사건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조금 더 신중해지고, 진지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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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위조 논란이 너무 연예계에만 집중되고 가십성 위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어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학력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난 연예인들한테 잘못이 없는 건 아니죠.
결국 '학력 때문에 대중의 사랑을 받은 적이 없다=학력으로 이득 본 게 없다'는 주장인데,
그럼 이득 볼 게 없는데 왜 굳이 위조하거나 혹은 잘못된 프로필을 방치해 뒀을까요?
'학력 위조로 대중적 명망을 얻고 남들보다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는가' - 당연히 그렇죠.
지금 이걸 질문이라고 하나요?
예전부터 승복이 이 사람 글은 얼핏 보기엔 그럴듯해 보이면서도
늘 뭔가 핵심을 비껴간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렇네요.
아닌 척 하면서 은근슬쩍 물타기하는 이런 글이 대놓고 옹호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사에 달린 댓글들도 찬성 일색인 걸 보면 벌써 물타기는 성공한 것 같네요.
어쨋든 속인건 속인거..나이도 속였다면서요?.....ㅉㅉㅉ
아니..어쨋든 속인게 잘못아닌가요? 몇년동안 몰랐던 암묵했던 간에 그대로 뒀다가 이제와서 슬쩍 고치는건 정말 속보이죠.. 그리고 강지환에 대해선 왜이리 이유가 많고 감쌀려는 분위기는 뭔지..글고 이게 기사입니까? 한개인의 의견일텐데..